■ 성찰하는 진보
조국 지음/ 지성사 / 13,000원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가 2000년 이후 발표한 칼럼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작가는 책머리에 “나의 책이 애꿎은 나무의 목숨만 죽이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염려되어 내키지 않았다”고 썼다. 겸손한 시작과 대조적으로 작가는 거친 숨소리로 현재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인권, 법률, 교육의 현주소를 말한다. 개혁을 위한 근본적 해결안은 무엇인지, 우리시대 지식인의 통렬한 자기 반성과 발전적 대안에 귀 기울여 보자.

■ 사라진 정치의 장소들
문화연구 시월/ 천권의 책/ 13,000원

이 책은 87년 민주화 체제와 엘리트 중심의 노조운동이 현시기 노동운동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운동의 위기는 지난 시기 성과들을 고립시켰다. 이 고립은 노동운동 내부로도 이어져 노동자의 일상과 엘리트 활동가의 사고 방식은 더욱더 괴리되었다. 새로운 정치를 위하여 저자는 노동자 스스로가 노동자와 정치 자체에 대한 이해와 심층 탐구와 실천 방법에 대해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 여론조사의 비밀
유우종 지음/ 궁리/ 12,000원

정치인들이 자주 쓰는 단어 중 하나가 ‘국민의 뜻’이다. ‘국민의 뜻’을 증명하는 것은 여론조사다. 저자는 현대리서치, 한국갤럽, 메트릭스 등 국내 주요 여론조사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독자들이 여론조사 진행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했다. 조사의 시작부터 설문, 실사, 전산 보고 등 전과정의 설명 뿐 아니라 현실 여론조사의 흥미 있는 주제들을 함께 다룬다.

■ 친구
쟈핑와 지음/ 김윤진 옮김/ 이레/ 13,800원

중국문단의 거목 쟈핑와가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삶에서 만났던 사람에 대해 풀어 쓴 수필집이다. 친구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언제나 따뜻하다. 사람에 관한 애정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담담한 문체를 통해 인간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희로애락이 결국 그들이 곁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친구이야기, 작품을 쓰면서 만난 사람이야기, 가족이야기 등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 남편이라는 것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구계원 옮김

<실락원>의 저자 와타나베 준이치가 쓴 ‘남편학 개론’이다. 그는 칠십 평생 인생의 경험과 의사로서의 시각을 겸해 남자의 행동과 심리를 설명한다. 왜 점점 부부간 대화는 어려워 지는가? 왜 남편의 귀가는 늦어지는가? 왜 남편은 바람을 피우는가? 결혼하자 마자 방황하는 남편들의 실태를 쫓아가져 아내가 모르는 남편의 진심을 들여다 본다.

■ 봉섭이 가라사대
손홍규/ 창비/ 9,800원

2001년 등단한 작가 손홍규가 두 번째 소설집을 펴냈다. 2005년부터 발표한 단편 중 10 편을 실은 이번 소설집은 차세대 입담꾼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표제작 <봉섭이 가라사대>는 대를 물려 소 싸움꾼이자 소장수의 삶을 사는 응삼이와 틈만 나면 집 떠날 궁리를 하는 봉섭의 이야기다. 평생 소와 함께 한 응삼의 아들 봉섭은 아버지의 소를 훔쳐 달아났다 밑천이 떨어지면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 식탁 위의 명상
대안스님/ 오래된 미래/ 9,000원

“오늘은 뭘 먹지?” 매일 하는 고민이다. 화학첨가제로 포장한 가공식품, 농약 범벅인 농산물, 광우병이 의심되는 쇠고기는 현대인의 고민거리를 하나쯤 늘려놓았다. 이 책은 흔히 ‘절밥’이라고 불리는 사찰음식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되돌아 본다. 사찰음식의 원리와 레시피를 소개해 담백하고 소박한 음식의 맛과 향을 음미하는 법을 알려준다. ‘내 안의 1%를 바꾼다’는 부제에서 말해주듯, 먹는 일의 근본부터 점검해보고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책이다.

■ 유령의 속삭임
보니스 시륄닉 지음/ 권기돈 옮김/ 새물결/ 14,900원

사람들은 둘 중 하나 꼴로 트라우마를 경험하며 그 중 열명에 하나는 그 상처에 갇혀 평생을 보낸다고 한다. 왜 어떤 사람은 지옥을 경험하고도 살아 돌아오고, 어떤 사람은 끝내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저자 시륄닉은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선다. 수많은 사례를 통해 저자는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두 가지 요소는 ‘관계 맺기’와 ‘의미’라고 말한다.

■ 80만원으로 세계여행
정상근 지음/ 두리미디어/ 12,000원

저자 정상근은 96년 열 네살의 어린 나이로 '나 홀로 전국여행'을 감행해 언론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꼭 10년 만인 2006년 7월, 다시 배낭 하나 메고 나홀로 세계여행길에 오른다. 짧은 영어실력을 딛고 현지에서 직접 돈 벌어 떠난 당찬 세계여행. 그는 이 책을 통해 여행을 이끄는 건 돈이 아니라 열정이라고 말한다. 호주에서 하루 4시간 자며 버틴 눈물의 아르바이트 시장부터 인도 공항에서 납치될 뻔한 사연, 비엔나 오페라에 취하고 카프리 해변에 반한 사연 등 다채로운 사연들이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흥미 진진하게 펼쳐진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