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聲榮譽’준말… <묵자> 수신(修身) 편에서 名과 譽 구별

‘譽’는 ‘與-칭찬하다’강조 위해 ‘言’ 덧붙여

얼마 전 품위 손상 등의 원인으로 전역한 신현돈(申鉉惇) 전 1군사령관 문제가 두 달 여 만에 도마 위에 올랐다. 申장군은 지난 달 30일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전 1군 사령관 음주추태 사건 관련 정정보도 요청’이라는 제하의 메일을 보내 자신의 잘못으로 거론된 음주 추태를 전면 부인했다. 실추된 명예 회복을 위해 나선 것이다.

사관생도 신조 중 하나는 “우리는 언제나 명예와 신의 속에 산다”이다. 이처럼 장교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명예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名譽(명예)는 ‘名聲榮譽(명성영예)’의 준말로, 이름은 이름이되 수많은 이름들 중에서도 악명이 아닌 세인들에게 칭송을 받는 영예로운 이름을 말한다. 잘 살펴보면, ‘예’라는 음 속에 ‘여’라는 음이 들어있듯, 譽(예)자에는 與(줄 여)자가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與는 ‘주다’에서 나아가 ‘주다→상을 주다→칭찬하다’의 뜻을 나타내며, 譽는 與자의 여러 의미들 중, ‘칭찬하다(큰 공을 세운 사람 따위를 추켜올려 말하다)’를 강조하기 위해 言(말할 언)을 덧붙인 글자다.

名譽라는 말을 최초로 쓴 이는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위대한 사상가였던 墨子(묵자)이다. 그는 <묵자(墨子)> 수신(修身) 편에서 名(이름 명)과 譽(칭찬 예)를 구별하여 설파했다. “名은 헛되이 생겨나지 않고 譽는 저절로 자라나지 않으니 공을 이루면 이름은 자연히 뒤따르는 법이다. 名과 譽는 거짓으로썬 얻을 수 없으니, 명예를 얻으려는 자는 먼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名不徒生, 而譽不自長, 功成名遂, 名譽不可虛假, 反之身者也)”, “名(명성)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譽(영예)는 교묘하게 세울 수 없는 것이며, 군자란 몸으로써 실행하는 사람이다. 오로지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거나, 名譽를 잊어버리고 소홀히 하는 것은 천하에 선비 되는 자로서는 일찍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영어 honor(명예)는 ‘존경, 명예, 높은 관직(office)’ 등을 뜻하는 라틴어 honor에서 비롯되었는데 관직 자체가 일반인에 비해 높은 위치의 것이므로 존경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장성뿐 아니라 장관이나 총리, 판사를 비롯한 관료라는 직급 자체가 명예를 상징한다. 명예 중에서도 최고의 명예는 이순신 장군처럼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는 불멸의 명예이다. 대종언어연구소장 www.hanj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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