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음악회 어울린 '한대수 변주'
지난 11월 1일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예맥아트홀에서는 한국 모던포크의 선구자 한대수를 기리는 '히피의 밤' 피날레 공연이 열렸다. 최근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회장 조진원)에 의해 한대수는 제 1대 '명예의 전당' 뮤지션으로 선정되었다. 1968년 귀국한 한대수는 번안곡이 지배했던 한국 포크음악계에 창작곡의 시대를 개막시키며 파격적인 공연과 행보를 이어온 싱어송라이터다. 이번 공연은 3번째다. 첫 공연은 지난 8월 청풍호반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 10회 제천국제영화제 헌정 무대였고, 두 번째 공연은 9월5일 예술의 전당에서 김목경밴드, 김광진, 강인봉, 호란, 알리, 신촌블루스, 이정열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주말 헤이리는 많은 내방객들로 북적거렸다. 공연 전에 11월 11일까지 진행되는 '꿈꾸는 삼총사2' 전시회를 감상했다. 이 전시회는 한대수의 사진과 시인이자 소설가인 마광수 교수의 현대 문인화, 1세대 비보이이자 전업화가인 변우식의 개성 넘치는 팝아트를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작가의 작품들은 공연장에 자유로운 기운을 수혈했다. 3차 공연은 각기 다른 장르의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창작곡과 한대수 곡을 커버하는 오마쥬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오프닝 무대는 일본 혼성 기타 듀엣 쿠미와 슈지가 열었다. 한대수의 대표곡 '바람과 나'를 드라마틱한 자신들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훌륭한 기타 연주곡으로 재탄생시킨 이들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조명받고 있는 최고은이 한대수의 '그대'를 자신의 색채를 담은 유려한 가창력으로 들려주었다. 이어 '이등병의 편지'를 창작한 김현성은 3인조 밴드 '레'로 무대에 나와 '바람과 나'를 전통적인 포크 질감으로 선보여 추억을 자극했다. 50-60년대 모타운 스타일로 홍대 인디씬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3인조 걸그룹 '바버렛츠'는 영화 '타짜'에서 한대수가 커버한 경남고 선배인 고 김상국의 노래 '불나무'를 맛깔난 하모니로 열창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한대수와는 2000년대 초반부터 백두산 기타리스트 김도균과 더불어 프로젝트 밴드 '3총사'로 오랜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이우창은 5인조 퀸텟으로 신명나는 재즈 선율을 들려주었다. 이날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이우창 재즈 퀸텟, 바버렛츠와 함께 어우러진 한대수의 콜라보레이션 무대였다. 80년대 한국 록의 명곡으로 각인된 'one day'와 '오면오고' 2곡을 부른 한대수는 열정적인 무대로 자신의 건재함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유일한 옥에 티 하나. 한대수 무대가 끝난 뒤 이어진 기념패 증정과 관객들과의 단체사진 세션 타임의 순서는 공연 후가 어땠을까 싶다. 바비큐 파티 준비 때문이라 양해를 구했지만 그 포토타임 세션으로 인해 다음 순서인 차여울밴드와 타카피 무대는 맥이 빠져버린 아쉬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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