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 계곡 Newar 왕국 ‘Nepa’유래설… ‘날아 내려간 거처’뜻

4월 25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근 지역인 포카라에서 리히터 규모 7.9의 大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희생자의 수가 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여진을 피해 29일 현재 23만5천여 명의 주민들이 카트만두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1975년 5월 15일에 네팔과 수교한 우리나라는 이번 재난에 총 54명 규모의 대한민국긴급구호대(KDRT)를 네팔로 파견했다.

네팔은 석가모니가 태어난 불교의 성지 룸비니 동산이 있는 동방의 예루살렘이자, 노자(老子)가 죽기 전 홀로 푸른 소를 타고 향한 만년설 히말라야의 나라이다. 비교적 복잡한 네팔의 인종은 북방으로부터 온 몽골계와 남방으로부터 온 인도아리안계로 대별되는데, 기원전 7~8세기경 네팔로 이주한 북방족은 그 강인한 특성으로 인해 네팔의 왕족, 무사계급을 형성한다. 그리고 무슬림의 침략에 쫓겨 12~15세기에 걸쳐 인도로부터 이주해온 라지푸트족은 기존의 네와르족과 섞여 현재의 지배민족인 구르카족을 이룬다. 티벳에서 온 셀파족은 히말라야 등반대 사이에서 매우 유명한 종족이다.

이처럼 다양한 종족 구성원으로 인해 Nepal의 어원 또한 종족별로 각기 내세우는 여러 설이 있다. Newari어 ‘Ne(중심)+pa(나라)’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림부족(Limbu) 방언에서 Ne는 평원지대를 뜻하는데 카트만두 계곡은 평원이라서 네팔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 히말라야 산지에 사는 렙차인들의 방언 ‘Ne(성스러운)+pal(동굴)’ 설, 그리고 카트만두 계곡은 소를 키울 수 있는 좋은 초원이어서 그 땅은 동물들을 사육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티벳-버마인들의 언어에서 비롯된 ‘Ne(가축)+pa(사람들)’ 설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 Nepal에 관한 여러 어원 중, 카트만두 분지에 살았던 고대 부족들의 하나인 Newar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에 따르면, Nepal은 오늘날 카트만두 계곡인 Newar 왕국과 관련된 Nepa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오늘날 네팔의 네와르인들은 초기에 이주한 몽골계 민족이자 카트만두 계곡의 선대 거주민들로써 그 주변은 Shah 왕조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네파(Nepa)라고 불렸다. 초기 산스크리트어 문헌들에서는 이 나라를 Nepala라고 언급하였는데 Nep은 ‘날아 내려가다(to fly down)’를, ala는 ‘거처’를 뜻하는 alaya의 준말이니, 네팔은 ‘날아 내려간 거처 → 거주하기 좋은 계곡 → 국명 Nepal’의 과정을 거쳤다. 새처럼 사뿐히 내려앉아 오래 머물렀던 그곳 카트만두가 이젠 탈출해야 하는 곳이 되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박대종 대종언어연구소장 www.hanj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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