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작설' 허구로 밝혀져… 미술계인사 악연·음모론 복합적으로 작용위작범·판매책 소문 당사자 모두 '위작' 부인일부 언론 보도 '사실(Fact)'과 여러 면에서 달라이 화백 위작 소문과 호도된 여론 통탄… '중대결심' 비춰

이우환 화백의 위작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2013년 8월 인사동에서 위작설이 불거진 이래 3년째 논란이 이어지면서 미술시장은 파탄지경에 이르고 음모론이 더해지면서 '위작 사건'은 미술계(문화계) 전체를 뒤흔들고 이우환으로 상징되는 문화국격마저 추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여기에 위작 사건을 담당한 수사당국의 부당한 수사와 경찰발(發) 언론 보도 문제까지 겹쳐지면서 이우환 위작 논란은 카오스 상태를 방불케 한다. '위작' 혐의가 드러나지 않자 국가기관에 작품 감정을 의뢰해 사건을 미궁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가 하면, 사실과 다른 보도로 인해 여론이 호도되고 미술계 불순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위작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의 행적과 음모론의 실체가 서서히 밝혀지면서 이번 사건의 전말도 '몸통'을 드러내고 있다. 당사자인 이우환 화백이 '중대결심'을 예고하고 위작 사건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가 '양심선언'적 행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3년간 미술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파장을 불러온 '이우환 위작' 사건의 실체를 추적했다.

'위작 사건'의 단초와 허구

이른바 '이우환 위작' 사건은 위작범 현모(65)씨가 판매책 이모(66)씨와 공모해 100억대에 이르는 이우환 위작을 유통시켰다는 것이다. 또는 현씨가 위조 기술자 이모(40대)씨를 고용해 이우환 위작을 판매책 이씨를 통해 일본을 거쳐 한국에 유통시켰다는 설도 있다.

이같은 내용은 중앙일보 6월 22일자 '위조된 이우환 그림 100억대 거래 의혹' 기사에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중앙일보는 '경찰은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위조해 국내외에 유통한 혐의로 A씨(65) 등 7명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중략) 경찰은 A씨 등이 이 화백 위작을 판매해 100억원대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7월 13일자 '이우환 화백의 위작, 150점 이상 국내외에서 유통' 기사에서 '서울경찰청은 이 화백의 작품을 위조해 국내외에 유통한 혐의로 위조 전문가, 화랑 관계자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중략) 경찰은 이들이 위작을 판매해 100억원대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파악했으나 핵심 피의자가 해외로 도피,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신문은 더 나아가 11월 11일자 '이우환 가짜 그림 80여점 최소 수십억대 시중 유통' 제하의 기사에서 '경찰은 위조 기술자 현모씨(65)와 이모씨, 판매책 이모씨(66) 등을 피의자로 보고 이들의 뒤를 쫓고 있다.(중략) 경찰 관계자는 "미술 감정기관은 물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도움을 받아 위작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위조범으로 현모씨(중앙일보 A씨) 외에 이모씨를 언급했고 추가 보도에서 현씨와 이씨가 경기도 일산 오피스텔에서 위작을 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그리고 국과수에 감정을 맡긴다는 방침을 처음 보도했다.

신동아 12월호(11월 18일 발행)는 '이우환 화백 위작 의혹 문서' 제목의 기사에서 현씨와 판매책 이씨가 주고받았다는 내용증명을 근거로 '일산→남양주→일본' 루트로 위작이 제작, 유통됐다고 했다. 또한 경찰은 인사동 K화랑에서 압수한 그림의 진위 감정을 국과수에 맡겼다고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위작범은 현씨와 이모씨이고 위작은 이씨를 통해 유통됐으며, 경찰이 위작 감정을 국과수에 맡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씨가 이우환 화백 작품을 위작했다거나 이씨가 이우환 위작을 판매했다는 내용은 '사실(Fact)'과 다르다.

이우환 위작 사건의 파문이 커짐에 따라 미술계와 사정기관에서 진상파악에 나서자 위작범으로 알려진 현씨와 판매책이라는 이씨는 2013년 11월 미술계 유력인사에게 '이우환 위작설'의 실체를 털어놨다. 현씨는 이우환 작품을 위작한 적이 없고, 이씨 역시 위작품을 보지도 못했고, 판매하지도 않았다고 고백했다.

또한 신동아 12월호에서 '경찰이 위작 감정을 국과수에 맡겼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인사동 K 화랑을 압수수색하고 다른 화랑과 소장가들을 압박해 위작 혐의를 찾으려했으나 실패하자 패닉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환 위작설' 실체 드러나

'이우환 위작' 사건은 위작범으로 알려진 현씨와 판매책 이씨가 공모한 사건이라는 게 요체다. 그러나 현씨는 고미술 중 민화 전문가이고, 이씨 또한 골동 전문가로 모두 이우환 작품 같은 현대화와는 거리가 멀다.

현씨는 1980년대부터 서울 동대문구 장안평을 활동 근거지로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고서화(주로 민화류)를 취급하거나 위작해 판매해 생활했다. 이씨 역시 1980년대 장안평에서 골동품 등 고미술을 취급하다 1990년대 말 일본으로 건너가 ㈜00고미술연구소를 차리고 고미술을 거래하면서 일본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

당시 두 사람은 교분 없이 지내다가 2011년 초 고미술상 김모씨 소개로 인사를 나눴다. 이후 현씨가 그린 (위조)민화를 이씨가 일본에 판매하며 수익을 나눠 가졌다. 처음에는 소량 거래를 하다 점차 수량이 늘면서 2012년 초 현씨가 부산 해운대에 있는 이씨 집으로 자신이 그린 민화와 타인의 의뢰를 받은 고서화, 골동 등 1톤가량의 고미술품을 배달했다. 이때 이씨는 민화 등 대금 중 선수금 명목으로 5000만원과 1억원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억5000만원을 현씨 통장으로 입금하고 나머지 대금은 민화 등을 판매한 후 정산하기로 했다.

신동아 12월호 기사에서 '이씨 아들이 그림을 일본으로 배달하고 2012년 2월 초순 5000만원을 받고 말일경 이씨 아들로부토 송금(1억원)이 왔음'이란 문서 내용은 이우환 위작과는 무관한 현씨와 이씨 사이의 고미술 판매와 관련된 것이다.

이우환 화백은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작설' 논란에 대해 "일고의 가치 없는 국가적으로도 수치스런일" 이라며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중대결심'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신동아 12월호는 이에 앞서 '2011년 초순 답십리 소재 모 호텔에서 이씨를 소개받았다. 이우환 그림을 일본에서 꼭 팔 데가 있으니 애걸복걸하며 살려달라고 했다. (중략) 일단 일을 착수하면 분배 과정에서 50대 50으로 정확하게…'라는 내용의 문서를 소개했다.

그러나 현씨와 이씨는 고미술상 김모씨의 소개로 2011년 초(2∼3월경) 처음 만났는데 바로 이우환 위작 판매를 얘기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구나 현씨와 이씨 모두 고미술 전문가인데다 연장자이자 고미술 분야에 나름 이름이 있는 이씨가 현씨에게 생소한 이우환 위작을 일본에 팔겠다며 애걸복걸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신동아 12월호는 '소문에 의하면 (이씨가)80억 원어치를 팔았으나 나(현씨)는 약속한 40억원을 요구하는 바임'이라는 문서 내용을 소개했다.

사실 이 문서는 이씨로부터 민화 판매 대금이 입금되지 않고 이씨가 민화를 팔아 80억원을 벌었다는 소문을 들은 현씨가 2013년 5월 21일 수입액의 절반인 40억을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이씨에게 보낸 것이다.

당시 내용증명의 주요 내용은 '1. 2012년 5월부터 이우환 위작을 하였으나 그해는 실패하고…. 2. 2013년 1월부터 10월까지 상당량 하였는데… 40억원을 받겠다. 3.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극심한 고충과 우울증에 걸려 있음… ' 등으로 돼 있다.

현씨는 40억원을 받아내기 위해 국내 조폭의 중심세력인 칠성파 간부를 2∼3차례 이씨에게 보내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씨의 내용증명은 허구로 밝혀졌다. 다시말해 내용증명상의 '이우환 위작' 과 이씨가 40억원을 벌었다는 것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현씨가 내용증명에서 이우환 위작 운운한 것은 이씨로부터 민화값을 받기 위해 거론할 것일 뿐이고 실제 위작은 시기상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씨는 2014년 서울 북부지검에 이씨를 판매대금 횡령에 따른 사기죄로 고소했지만 고소장에 이우환 위작 얘기는 없다.

또한 내용증명 작성일이 2013년 5월 21일인데 '그해 10월말까지 위작을 하였다'는 내용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현씨가 2013년 1월경부터 위작을 시작했다면 한국미술품감정협회의 감정(2012년 3월-2013년 2월) 중단 이후의 일이고, 그 이전(2013년 2월) 이우환 화백이 이미 감정협회와 현대화랑의 의뢰로 작품 감정을 해 진품으로 확인해 주었기 때문에 이후 현씨가 보낸 내용증명상 날짜(2013년 1월 이후)는 시간상 명백하게 불일치한다. (이우환 작품의 피그먼트가 마르는데만 수년 걸림). 때문에 이우환 화백이 확인해 준 작품에 이른바 현씨의 위작품이 섞여 있을 가능성은 없다.

신동아 12월호.

내용증명 위작, 증거조작 의혹

신동아 12월호 기사에 따르면 현씨는 9장의 내용증명을 작성해 이씨에게 보낸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씨는 단 2장의 내용증명만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이씨는 "2장을 보낸 것은 기억되나 말도 되지 않아 파기해버렸다. 2장밖에 보내지 않았는데 9장은 무슨 소리냐"며 신동아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또한 현씨가 이씨에게 보낸 내용증명은 지금까지 2장만이 알려졌는데 9장으로 늘어난 것도 의문이다. 게다가 2장은 타이핑한 것으로 돼있는데 7장이 수기로 된 것도 의아하다.

더 의문스러운 것은 내용증명 내용이다. 즉 '모텔비 180만원, 오피스텔 관리비 매달 15만∼30만원, 약품ㆍ재료비 500만원…' '한 달 작품 보낸 수 5∼7점, 100호 1점, 80호 1점, 60호 4점..' '일산과 남양주를 오가며 남양주에서 연탄가스를 쐬는 방식으로 '노후화' 시도' 등등이다.

이씨는 이러한 문서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 문서가 현씨가 자신(이씨)에게 보낸 내용증명이 아니라 현씨와 언론에 보도된 또 다른 이씨 간에 오간 문서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또 다른 이씨는 이우환을 비롯해 국내 대가들의 위작을 해온 인물로 주로 장안평에서 100만∼400만원에 팔리는, 누가 봐도 위작으로 알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의 내용을 보면 앞서 7장의 문서는 또 다른 이씨가 현씨에게 보낸 내용증명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씨와 또다른 이씨는 2014년 판매대금 문제 등으로 소송을 벌였다. 다시말해 또 다른 이씨와 현씨 사이의 내용증명을 현씨와 이씨 간의 내용증명으로 둔갑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들 내용증명은 '이우환 위작설'과 경찰 수사의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했지만 대부분허구이거나 이번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우환 위작' 소문 확산 배경

'이우환 위작' 소문이 확산된 데는 한국고미술계 실력자와 판매책으로 알려진 이씨 간의 의 개인적 원한에다 감정협회 음모설 및 증거조작설 등이 어우러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2년 이씨는 고가 골동품을 H상사 김모씨에게 소개했고 이후 김씨는 다시 고미술계 실력자에게 소개했는데 이런 과정에서 일이 잘못돼 30억 원가량의 큰 손실을 입었다. 이에 고미술계 실력자는 "이씨를 살려둘 수 없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이씨는 서울 시경에서 몇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풀려났다.

이씨에 대해 원한이 있던 고미술계 실력자는 올해 초 현씨와 이씨 사이에 오간 내용증명을입수하고 인연이 있는 경찰 정보계 K씨에게 건넸고 이것이 현재의 경찰 수사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고미술계 실력자는 고미술업에 종사하는 김모씨(현씨와 이씨 소개한 인물)를 불러 이씨에 불리한 취지의 증언을 종용했으나 김씨는 현씨와 이씨의 거래 내역 자체를 모르고 현씨에게서 이우환 위작에 대한 얘기는 들은 바도 없어 4차례 조사에도 불구하고 '이우환 위작'에 대해선 일관되게 "모른다"고 답했다.

이렇게 불거진 '이우환 위작설'수사에 감정협회 인사들의 개입으로 파문이 커진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감정협회가 이우환 화백이 감정한 진품에 대해서까지 "가짜"운운하면서 문제를 삼고 경찰이 이에 경도되면서 실체없는 사건이 확산됐다는 게 미술계의 중론이다.

감정협회 한 고위관계자는 장안평 등 도깨비 시장에서 거래되는 300만 원짜리 위작을 이번 위작 사건에 연계시켜 수사를 호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정협회 이우환 작품 인정하고도 외면

판매책으로 알려진 이씨가 이우환 작품에 간접적으로 관여한 적이 있다. 2012년 초(3월경) 부산 화랑업자들 모임에서 김모(48)씨를 소개받고서다. 당시 모임을 주선한 인사들은 김씨가 화랑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으니 일본에서 자리 잡은 이씨가 도와 줄 일이 있으면 도와주라고 당부했다.

일본으로 돌아간 이씨는 5월경 김씨에게 전화를 해 일본 소장가 작품이 있는 것 같으니 직접 와 확인해보라고 했다. 김씨는 일본으로 건너가 저명한 재일교포 소장가를 만나 이우환 작품을 확인하고 한국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재일교포 소장가는 한국으로 건너와 작품 2점을 건네주었고 김씨는 감정협회에 감정신청을 했고 이때 재일교포 소장가를 밝혔다. 감정협회는 재일교포 소장가 등과 통화해 경위서 등을 받은 후 진품감정서를 발급해줬다. 이렇게 진품감정서를 발급받은 다음 작품을 판매한 후 소장가를 다시 한국으로 건너오게 해 판매대금을 지급했다.

이후 신용을 얻은 김씨는 이씨 도움 없이 재일교포 소장가와 직접 거래하게 됐고 그해 7〜8월경 김씨가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재일교포를 만나 작품 2점을 확인하고 같은 방법으로 감정협회의 진품감정서를 발급받은 후 판매해 판매대금을 소장가 측에 전달했다.

이렇게 총 2〜3차례 직접 거래를 했으나 재일교포 소장가가 2013년 가을경 사망하는 바람에 이후에는 거래 할 수가 없었다.

김씨는 감정협회 측이 재일교포 소장가에게 직접 확인을 하고 작가까지 감정한 작품들에 대해 시비를 하면서 화랑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것에 개탄했다. 김씨는 수사당국이 부르면 언제든 출두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동경화랑 이우환 작품 분실 사건

앞서 김씨가 구입한 이우환 작품과 경찰이 압수한 인사동 K화랑 작품과 관련해 감정협회와 경찰은 위작 혐의를 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오랜 화랑계에서는 이우환 진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는 이우환 화백이 화랑계에 나온 자신의 작품을 진품으로 인정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와 관련, 이 화백은 지난 10월 24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1980∼1981년 일본 동경화랑에서 100점 가까운 작품을 분실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화백은 일본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1973년 동경화랑에서 첫 전시를 한 이래 주로 이 화랑과 전시 및 거래를 했다. 1970년대 말 동경화랑 야마모토 사장이 병환으로 입원해 있은 뒤 종업원이 100여 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했다. 동경화랑이 부채가 많아 경영이 어렵게 되자 종업원이 화랑에 있던 이우환 작품을 비롯해 일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몰래 내다팔았다.

나중에 이를 안 이 화백은 동경화랑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고 했으나 그의 세계성을 보고 적극적인 홍보를 한 일본 최고 평론가인 나카하라유스케(中原佑价)가 "고소를 해도 돈을 받을 수 없고, 그간 동경화랑 야마모토 사장이 작품을 팔아주어 생활하는데 도움이 됐으니 그만 잊어 버려라"고 강력하게 고소를 말리는 바람에 소송을 포기했다.

이 화백 관계자는 "동경화랑에서 작품을 빼돌린 주모자는 현재 일본 모처에서 생존중이며 이미 이런 사실을 고백한 상황이고, 뿐만 아니라 나고야의 유명 화랑 창고문을 칼질해 수 십 점을 훔쳐간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수사당국이 진품을 가짜로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일본으로 출장을 가 상세히 조사하면 40년 전의 아픈 비화들을 밝혀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당국이 장안평 시장 등에서 거래되는,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위조작과 이우환 진품을 혼동하거나 미술계 불순세력의 말만 믿고 오도된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종합하면 현재 '이우환 위작' 사건의 위작은 장안평 등 도깨비시장에서 거래되는 100만∼400만 원가량의 위작일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미술계 암투가 작용하면서 이우환 진품이 '가짜몰이'에 희생되는 양상이다.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