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죽은 사내' JH아트홀, 새해 1월 3일까지 엄혹한 시대의 무거운 주제를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해학으로 유쾌하게 풀어간 연극

'실수로 죽은 사내'가 서울 대학로 JH아트홀에서 지난 15일부터 새해 1월 3일까지 관객을 맞는다.

연극은 테러리스트로 기소된 한 이탈리아 무정부주의자가 밀라노 경찰서 4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사건을 무대화 한 이탈리아 작가 다리오 포의 원작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를 1980년대 한국 경찰서를 배경으로 각색해 선보인다.

작품은 '미친놈'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사칭혐의로 경찰서에 취조를 받으러 들어온 뒤 우연히 '무정부주의자의 창문 자살 사건'을 알게 되고, 그 사건을 감사하기 위해 방문하는 판사로 변신해 경찰관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경찰서를 난장판으로 만든다는 내용을 줄거리로 한다.

시종일관 조롱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 작품에서 극의 중심인물인 '미친놈'은 판사로 위장하고 국가의 정보통제와 음모, 속임수를 폭로하며 익살스럽고 경쾌하게 사건을 파헤치고 재구성해나간다. 작품에는 권력층에 대항하고 늘 힘없는 자들의 편에 서서 타락한 기득권층을 신랄하게 풍자하는 연극을 선보여 온 다리오 포 특유의 정신이 살아 있다.

'망원동 부라더스', '라이어' 등에서 재치 있는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신정만이 미친놈 역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며 윤계열, 조현철, 조호준, 배천수, 이희성 등 젊은 연극배우들이 함께한다. 여기에 2009년 미스코리아 미 출신 박예주와 신예 제니퍼가 나성숙 기자역에 더블캐스팅 돼 무대를 채운다. 02-3142-2461



박종진 기자 jjpar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