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대관령음악제 7월 12일~8월 9일 개최… ‘B’자 작곡가 작품이 축제 중심

세계 수준의 음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음악의 진수를 선보이고 음악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며 어린 연주자들에게 꿈을 심어온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올해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로 이름을 바꿔 7월 12일~8월 9일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와 강원도 일대에서 개최된다.

정명화ㆍ정경화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피아니스트 손열음, 김성환 강원문화재단 이사장 등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음악제의 내용과 추진 계획을 밝혔다.

김성환 평창대관령음악제 조직위원장은 명칭 변경에 대해 "2018년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과 시너지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BBB자로…’ 로 그동안 북유럽, 이탈리아ㆍ스페인, 프랑스 등 지역을 조명하던 데서 작곡가 탐구로 방향을 바꿨다. 정명화ㆍ정경화 두 예술감독은 음악사에서 ‘B’로 시작되는 작곡가들의 성이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바로크, 고전,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바흐, 베토벤, 브람스 3인의 거장을 음악제의 중심으로 삼았다고 했다.

여기에 ‘B로 시작되는’ 작곡가들, 20세기 대표 작곡가 버르토크, 브리튼, 바버, 번스타인, 베리오, 불레즈를 비롯해 현존하는 볼컴, 베르크카, 한국의 백승완까지 총 26명의 작품들이 선보인다. 위촉작인 크리스토퍼 베르크의 ‘페르난두 페소아의 세 개의 시’는 소프라노 엘리자벳 드 트레요, 첼리스트 에드워드 아론,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세계 초연한다.

음악과 춤의 협업을 선보여 온 전통은 올해 세계적인 마임이스트 게라심 디쉬레브와 함께이어 간다. 보테시니 ‘카프리치오 디 브라부라’,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바버 ‘아다지오’ 등에 맞추어 3편의 마임을 선보이며 정명화 예술감독도 함께한다.

올해 축제는 바로크 음악 프로그램이 두드러지는데 핀란드의 하프시코드 연주자 아포 하키넨이 이끄는 원전연주 앙상블, 소프라노 임선혜의 바흐 칸타타가 주목된다. 뮤직텐트를 수놓을 베토벤 C장조 미사, 지안왕과 알렉세이 오그린척의 연주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경화 예술감독은 주목할 만한 무대로 브루크너의 현악 5중주와 자신이 춘천시향과 협연하는 브람스 협주곡을 꼽았다. 정명화 예술감독은 브루크너와 크리스토퍼 베르크의 음악을 추천했다.

이날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평창대관령음악제의 부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사실도 공개됐다. 정명화ㆍ정경화 예술감독은 “평창대관령음악제가 젊은 층에게 좀더 다가가기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네트워크를 갖춘 젊은 음악인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10년 이상 지켜봤는데 연주력, 인성, 글쓰는 능력 등 두루두루 탁월해 부예술감독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음악제부터 손열음은 연주 뿐 아니라 축제의 모든 행사에 부예술감독 자격으로 참여한다. 그녀가 기획한 프로그램은 내년 평창겨울음악제부터 보고 들을 수 있다.

손열음은 “아직 기획자는 아니지만 남의 연주를 보고 듣는 걸 좋아해 객관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강원도(원주) 출신이라 임명된 점도 있는데 내 마을 잔치에 일조한다는 생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음악제에서 브루흐 피아노 5중주, 베르크 실내 협주곡, 버르토크 ‘두 대의 피아노와 퍼커션을 위한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이번 음악제는 저명연주가 시리즈, 마스터 클래스, 아티스트와의 대화, 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 학생 음악회 등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으로 축제의 깊이와 즐거움을 더했다.

02-788-7328.

박종진 기자

*사진 캡션

제13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기자 간담회_정경화ㆍ정명화 예술감독과 손열음 부예술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 평창대관령음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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