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천변카바레’… 11월 4∼27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한국 대중가요사에서 가수 배호는 한 정점에 있다. 19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반 독특한 창법과 명곡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을 뿐 아니라 요절 신드롬을 일으켜 모창 가수와 음반들이 판을 치기도 했다.

그런 배호가 살던 시대를, 배호 모창 가수를 통해 인간의 다면적인 모습을 담은 색다른 뮤지컬‘천변카바레’가 11월 무대에 오른다. 월북작가 박태원의 모더니즘 소설 ‘천변풍경’에서 이름을 따온 천변 시리즈 뮤지컬‘천변카바레’는 2010년 초연시 전석 매진의 인기를 끌었던 ‘천변살롱’(2010년)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올해 11월 7일로 타계 45주기를 맞는 불멸의 가객 배호가 상징적 주인공인다. 29세 젊은 나이로 요절한 배호는 6년간 투병하면서도 ‘안개낀 장충단공원’ ‘돌아가는 삼각지’ ‘마지막 잎새’ 등 300여곡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인기가수이기 이전에 자신의 밴드를 이끌던 훌륭한 드러머이기도 했다.

‘천변카바레’는 1960~70년대 급격한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해가는 서울의 이면을, 시골에서 상경해 노동자, 웨이터, 배호 모창 가수로 변신하는 주인공 춘식을 통해 생생하게 그렸다. 1970년 청계천변에 있는 ‘천변카바레’에서 이들이 엮어가는 사랑과 배신, 웃음과 눈물의 드라마, 지금 들어도 세련된 클럽 음악과 현란한 춤이 파노라마처럼 한편의 쇼로 펼쳐진다.

이번 뮤지컬에는 춘식 역에 새로운 주인공 고영빈과 최형석이 더블 캐스팅돼 숨은 끼와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고영빈은 일본 극단 사계 출신으로 ‘바람의 나라’ ‘프리실라’ ‘마마 돈 크라이’ 등의 뮤지컬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였으며, 가수 출신의 최형석은 JTBC의 ‘히든싱어’ 윤종신 편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멀티맨 정운은 MC, 웨이터, 음반사 사장 등의 역할을 넘나들며 천역덕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뻘시스터즈를 맡은 하미미, 최정은은 화려한 노래와 안무로 6070 카바레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며, 춘식의 첫사랑 순심과 섹시한 카바레 여가수 미미 역을 맡아 극의 재미를 더해준다.

소울이 있는 록음악을 지향하는 8인조 빅밴드 소울트레인은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로 60~70년대 클럽음악을 세련되게 재구성해낼 예정이다.

‘천변카바레’는 대중음악평론가 강헌과 방송작가 박현향이 대본을 썼고, 자라섬뮤지컬페스티벌, 조용필ㆍ비ㆍ박진영 등의 콘서트를 감독한 김서룡(청운대 교수)이 연출을 맡았다.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11월 4일에서 27일까지 공연한다. 02)546-7842

박종진 기자

-소울트레인과 고영빈/ 고영빈ㆍ정운ㆍ최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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