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J,‘혁명의 사진, 사진의 혁명: 로드첸코 사진’전…5월 30∼6월 30일

, 8월 1∼30일

인공지능과 첨단 디지털로 상징되는 21세기 또 다른 (4차)혁명의 시대에 걸맞은 예술 언어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예술과 삶의 일치’라는 아방가르드 미술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오늘날 현대미술이 대중의 구체적이고 생동하는 삶과 갈수록 유리되고, ‘고고하고 난해한’ 울타리에 갖혀 있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때문에 새로운 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이미지를 제작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알렉산더 로드첸코(Alexander Rodchenko, 1891∼1956)의 실험정신은 오늘날 더욱 주목받는다.

로드첸코는 현대 사진 예술의 거장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그 이전 구축주의 회화, 조각, 설치 작품 등 다양한 장르의 활동을 했고, 이러한 작업이 사진 곳곳에 담겨 있다.

그는 예술의 궁극적 가치를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인간 지각의 혁명을 통한 사회의 혁명에 두었다. 그리고 현대인의 구체적인 삶을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는 사진만이 우리 시대의 진정한 매체라고 판단했다.

그는 모든 사진의 진정한 종착지는 바로 대중의 시선과 대중의 의식에 있다고 봤다. 예술사진의 죽음과 매체사진(press photography)의 우월성을 선포한 그는 “혁명 이후 사진은 기술문명으로 가득 찬 산업사회의 ‘새로운 사회적 사실’을 기록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사진의 목적지는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아니라 신문, 잡지, 책, 포스터 등 인쇄 매체”라고 역설했다.

그는 사진사에서 가장 실험적이고 혁명적인 작품을 제작했다. 시점의 혁명(하이앵글, 로우앵글), 파격적인 프레임, 과감한 클로즈업, 역동적 구성 등 이미 사진사에서 고전으로 자리 잡은 ‘로드첸코 스타일’의 작품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이 같은 실험사진을 통해 익숙한 사물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간을 양성하고자 했다. “사진을 통해 시각적 사유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꿔야 한다.” 결국 그는 인간의 지각방식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사회에 걸맞은 ‘새로운 인간(new man)’을 창조하고자 했다.

그런 맥락에서 기존의 초상화를 전복하고자 하는 그의 시도는 중요한 미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는 오직 한 인물에 대해 다양한 순간에 다양한 상황에서 포착된 여러 장의 초상사진(마야코프스키의 시리즈 사진)만이 현대인의 진정한 초상이라고 확신했다.

이러한 로드첸코의 사진 예술을 총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트스페이스 J 갤러리에서 열리는 ‘혁명의 사진, 사진의 혁명: 로드첸코 사진’ 전이다.

이번 전시는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는 올해 러시아 아방가르드 미술의 가장 대표적 작가를 집중 조명한다는 의미와 더불어 ‘삶과 유리된 현대미술을 과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예술은 과연 이 세계를 더욱 더 풍부하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전인적 인간, 총체적 인간을 양성할 수 있을까’하는 진정한 예술 정신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박종진 기자

*사진 캡션

-Portrait of the Artist’s Mother, 1924

9 3/8 x 7 inches (Image), 17 x 14 inches (Mount), Gelatin Silver Print mounted on archival paper, printed 1994

-Stairs, 1929

6 1/4 x 8 3/4 inches (Image), 17 x 14 inches (Mount), Gelatin Silver Print mounted on archival paper, printed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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