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정 ‘Kiss me Quick’전… 송은 아트스페이스, 6월 2일∼7월 15일

삶 속에서 포착한 시간의 개념과 감정의 경험을 주목해온 전소정 작가의 개인전 ‘Kiss me Quick’전이 서울 강남구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7월 15일까지 열린다.

제14회 송은미술대상의 대상 수상작가이기도 한 전 작가는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매체적 시도를 통해 미시적 관점에서 현재에 질문을 던지고, 이를 파편화 하여 새롭게 구축하면서 예술적 의미를 발견해 내는 작업을 한다.

이번 ‘Kiss me Quick’전은 지난 1∼2년간 작가가 발전시켜 온 관심사를 세 편의 신작을 통해 선보이며, 주변에서 마주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관통해 시간과 공간의 전치, 떠남과 머묾, 언어와 번역, 불안정성과 비시각성 등의 현대적 삶에 대한 작가의 경험과 사유를 다층적인 시공간 안에 펼쳐낸다

전시 제목인 ‘Kiss me Quick’은 변화하는 도시를 개별적 요소들로 채집하고 있는 프랑스 초현실주의 소설가 루이 아라공의 ‘파리의 농부’(1926)에 등장하는 카페 세르타의 메뉴를 차용한 것으로, 작가는 현실 비판적 사유를 바탕으로 시공을 초월해 다채로운 감각과 유희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설치ㆍ영상ㆍ사운드 작품 1편과 영상 2편 등 총 3편의 신작으로 구성됐다.

첫 작품은 2층과 3층을 연결하는 공간을 아우르는 ‘형이상학적 해부’라는 설치, 영상, 사운드 작업이다. 이는 작가가 바르셀로나에 체류했을 때 시각장애를 가진 안무가 후안 카사올리바의 제안으로 눈을 가린 채1일 시각장애인 체험을 한 것에 기반한다. 작가는 그 경험을 드로잉과 텍스트로 기록하고, 이를 공간디자인룹 힐긋, 작곡가 신수정. 장대훈, 카메라감독 추경엽이 각각 건축적 구조물, 사운드, 영상으로 풀었다.

관람객들은 이 공간에서 감각의 교차 가운데 발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불협화음을 접하는 동시에 이를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또 다른 주체가 된다.

3층 안쪽의 공간에서 보여지는 영상 ‘Interval. Recess. Pause’(2017)는 프랑스 빌라 바실리프-페르노리카 펠로우쉽 레지던시 기간 중 작가가 만난 세 명의 한국계 입양인들의 얘기와 기억을 담고 있다. 이들은 한국을 분명한 이미지보다는 색, 소리, 맛, 냄새, 꿈 등으로 기억하는데 작가는 그들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이미지를 영상으로 만들고, 예술가 차학경의 책 ‘딕테’(1982)의 일부분을 안무가 올리비아 리오레가 해석한 춤과 번갈아 전개된다.

4층의 영상 ‘광인들의 배’는 동명의 그림과 소설, 즉 15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시의 그림과 우루과이 출신 크리스티나 페리 로시의 소설에서 출발한다. 그림에서 광인들은 도시 밖으로 쫓겨나고 페리 로시는 망명 문학가로 전 작가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주와 난민 문제를 떠올리며 바르셀로나에서 이방인으로서 도시를 바라보는 시점과 경계와 이동에 관한 경험담을 영상으로 엮어냈다.

이번 전시에서 각 작품들은 상호 반응하면서 공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동시에 기존의 가치와 질서에 저항하고 새로운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해 관객과 공유하려는 작가의 예술가로서의 삶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02-3448-0100

박종진 기자

*작품 설명

- 형이상학적 해부, 2017, 설치 전경ⓒ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 ‘인터널. 리세스. 포스(Internal. Recess. Pause)’. 싱글 채널 비디오, 사운드, 23분 47초. 2017. ⓒSongEun Art and Cultural Foundation and the Artist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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