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의 현재와 미래 한눈에…‘대한민국발레축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제9회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열린다. 사진은 2017년 유니버설발레단 <디스이즈모던> 공연 모습.
대한민국 발레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와 예술의전당은 오는 1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제9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에는 총 13개의 단체가 참여해 14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발레의 교과서 같은 클래식 발레부터 독창적인 모던 발레까지 다채로운 형태의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 개막작은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스페셜 갈라’다. 국제공연예술프로젝트(IPAP)와 공동주최로 해외 유수 발레단에서 활약 중인 한서혜, 채지영, 조안나 등이 내한한다. 와이즈발레단, 보스톤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 ‘라 실피드 하이라이트’가 기획공연으로 진행된다.

축제의 대미는 재독 안무가 허용순과 유니버설발레단의 화려한 콜라보레이션과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 ‘마이너스 7’이 장식한다. 이 작품은 관객 참여형 안무에 탁월한 이스라엘 출신의 거장 오하드 나하린의 작품이다. 유니버설발레단과 한국 관객을 위해서 기존 ‘아나파자’, ‘마불’, ‘자차차’를 하나의 작품처럼 재구성한 게 특징이다.

오하드 나하린 작품은 신체의 폭발성과 역동성에 풍부한 유머와 재치 있는 공간활용 및 강렬한 시각연출 접목시켜 무용수와 관객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자차차에서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빠른 템포로 편곡했다. 무용수와 관객이 함께하는 유쾌한 피날레로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국립발레단도 초청공연 ‘마타 하리’, ‘지젤’ 두 작품을 오페라극장에서 올린다. 창작 발레의 가능성과 정통 로맨틱 발레의 정수를 연이어 선사한다.

마타 하리(1876~1917)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 사이를 오간 여성 스파이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용수로서 꿈을 간직하고 있던 그녀의 삶에 주목, 발레리나가 되고 싶었던 마타 하리 삶을 전막발레로 탄생시켰다. 20세기 초 유럽 사교계를 휘어잡았지만 기구한 운명을 벗어 날 수 없었던 팜므파탈 마타 하리가 자유를 갈망한 댄서로 부활한다.

지젤은 1841년 파리 오페라극장에서의 초연 이후 현재까지 낭만 발레의 대표작으로 사랑받는 작품이다. 이번에는 파리 오페라극장 발레단 부예술감독이었던 파트리스 바르가 재창작한 버전으로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분위기를 무대 위에 재현한다. 순박한 시골 처녀 지젤이 연인 알브레히트의 진실을 알고 광란으로 치닫는 극적인 모습과 로맨틱 튀튀를 입은 윌리들의 아름다운 군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2011년 국립발레단이 초연한 <지젤>은 관객들에게 낭만 발레의 정수를 선사할 것이다.

자유소극장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발된 공연이 열린다. 올해는 여섯 공연 모두 남성 안무가들의 작품으로서, 남성 안무가의 약진을 증명한다.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와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 ‘더 플랫폼 7’, 신현지 B Project ‘콘체르토’ 및 유회웅 리버티홀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가 각각 1·2부로 나뉘어 공연된다.

더 플랫폼 7은 인적이 드문 시골 기차역, 그 옆에 위치한 작은 선술집 ‘플랫폼’에서 벌어진 일을 공연으로 보여준다. 세상과 독립된 듯한 그 공간을 오가는 7명의 사연이 펼쳐진다. 독립을 주제로, 극중 인물들이 어딘가에 예속되지 않고 오롯이 홀로서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한편, 기존 발레 동작을 변형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하며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무용 영화 같은 무대를 선사한다.

콘체르토는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하다는 ‘첼로의 음색’과 인간이 출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몸의 언어 ‘발레’가 만나는 무대다. 무용수들에게 클래식 음악은 떼놓을 수 없는 동반자이자 넘어서야하는 경쟁자 같은 존재다. 음악과 춤이 서로 투쟁을 벌이는 건지, 조화로운 대화를 나누는 건지, 절정으로 치닫는 그들의 관계를 보여주며 관객의 눈과 귀에 즐거움을 선사한다.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는 발레를 위해 태어난 4명의 남자, 이영철, 김현웅, 유회웅, 윤전일의 이야기다. 남자로 태어나 타이즈를 입고, 매일 같이 연습실에서 땀 흘리며 무대에서의 멋진 모습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발레리노들이 발레리노로 살면서 느끼는 희로애락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이번 축제에서는 2016년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야외공연도 펼쳐진다. ‘발레메이트’의 오프닝 공연과 본공연 ‘청소년 스페셜 갈라’가 22일 관객과 만난다. 김지영, 황혜민, 신현지가 진행하는 ‘발레 클래스’와 이영도의 ‘스페셜 클래스-마스터 스트레치’, 안무가 및 주요 출연진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준비돼 있다.

주최측 관계자는 “발레가 어려우며 여성스럽다는 선입견을 깨고, 보는 이들이 발레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할 발레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현웅 기자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