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모마을 해변 풍경.
남해 두모마을은 청정바다를 간직한 소박한 체험마을이다. 남해읍을 가로질러 비탈진 샛길을 내려서면 다랭이논 너머 아담한 바닷가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두모마을 주변으로 펼쳐진 풍광은 남해의 고장에 들어선 것을 실감케 한다. 마을 뒤편으로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에 속한 금산 봉우리가 드리워져 있고, 포구 건너편은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가 가깝게 자리했다.

두모마을의 옛 이름은 드므개 마을이다. ‘드므’는 예전 궁궐에서 쓰던 물항아리로 마을앞 바닷가는 큰 항아리처럼 움푹 들어간 모양새를 지녔다. 파도를 막아낸 해변은 더욱 고요하고 아늑하다.

두모마을 벽화.
카약, 스노클링 등 흥미진진

마을의 인기 높은 체험은 초보자들도 도전 가능한 바다카약이다. 파도가 여린 두모마을 앞바다에서 노를 저어도 좋고 노도 인근까지 다가설 수도 있다. 포구에서 카약에 몸을 실어 해변 가까이 들어서면 마을 뒤로 금산과 부소대의 풍경이 펼쳐진다. 서포 김만중이 글을 쓰며 유배생활의 마지막을 보냈던 노도 역시 두모마을 포구 앞에 자리했다.

바다카약을 타고 나서면 포구 옆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곧바로 즐길 수 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에 속한 앵강만의 두모마을 일대는 바닷속 풍경이 매력적이다. 바다에서는 감성돔, 복어, 열대어 등이 서식한다.

마을 앞 모래사장은 꼬마들의 놀이터다. 아담한 해변은 두모마을의 안락한 휴식과 체험을 완성시키는 곳이다. 금산자락에서 흘러내린 냇물과 모래사장이 만나는 포인트 역시 물고기들이 많다. 해변에서는 간조때 물이 빠지면 호미를 들고 조개 캐기도 가능하다. 마을앞 바다에서는 바나나보트, 바다래프팅 등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다.

두모마을 전경.
반농반어촌에서 오붓한 하룻밤

흥미진진한 해변을 벗어나 마을길로 접어들면 반농반어촌의 한적한 마을길이 이어진다. 냇물은 동네를 가로질러 흐르며 빛바랜 폐교와 마을회관, 붉은 고추밭 등이 펼쳐진다. 골목길 곳곳에는 두모마을을 알리는 익살스런 벽화와도 만나게 된다. 마을벽화중 일부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남기고 간 것도 있다.

남해에 다리가 놓이기 전 두모마을 주민에게는 경상도가 아닌 전남 여수가 뭍으로 연결되는 주요 길목이었다. 남해 미조항에서 출발한 완행 여객선은 마을 포구를 거쳐 여수까지 운항됐다. 마을에 잔치가 열리는 날이면 여수까지 장을 보러 나서는 일이 다반사였다.

두모마을 해변 주변으로는 캠핑장이 자리해 있다. 낯선 해변 마을에서의 하룻밤은 색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별이 내리면 바다는 한낮의 분주함과는 또 다른 템포로 파도소리를 들려준다. 캠핑장 옆으로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깔끔한 민박집들도 운영중이다.

남해에는 여름 체험바다가 곳곳에 자리했다. 삼동면 물건리 포구에서는 남해군 요트학교가 이색체험을 선사한다. 요트 체험때는 물건리의 천연기념물인 방조어부림이 배경이 된다.

물건리에서 남해의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인 물미해안도로를 따라 내려서면 미조면의 설리 해변이 숨은 경치를 드러낸다. 설리해변은 마을과 모래해변이 아담하게 언덕아래 숨은 곳으로 해녀체험, 카약 등 바다체험이 곁들여진다.

글 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설리해변.
여행메모

교통=남해고속도로 남해IC에서 빠져나온다. 남해대교, 남해읍을 지나 상주은모래비치 가는 길목 오른편에 두모마을이 자리잡았다. 서울에서 약 4시간 30분 소요 음식=미조항 일대에서 멸치조림을 맛본다. 미조항은 멸치의 집어항으로 포구 골목길에 멸치조림을 파는 식당들이 도열해 있다. 남해 주민들은 멸치조림을 상추쌈에 싸 먹기도 한다.

숙소=두모마을에서는 캠핑 및 민박이 가능하다. 설리해변과 물건리, 미조항 일대에도 민박집들이 다수 있다. 깔끔한 모텔들은 창선교 주변에 마련돼 있다.

글 사진=서진(여행칼럼니스트)



서진 칼럼니스트 tou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