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서예 명가전…6월20일~8월16일,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오른쪽)시암 배길기=반야심경,140×34㎝×10,1971<개인소장> (오른쪽 벽 끝)영운 김용진=묵죽도,128×50㎝<개인소장> (전면)석전 황욱=서화담시,124×121㎝(88세작)<전주박물관 소장>

‘한국근대서예명가전(韓國近代書藝名家展)-붓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서예가 23인’전시가 서울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6월20일 오픈, 8월16일까지 성황리에 전시 중이다. 2~3층 전시실엔 총120여 점의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코로나19’상황 속에서도 서예애호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시에 출품된 작고 서예가들은 왕조말기에서부터 새정부 초반에 걸쳐 문화 활동에 참여한 대한민국 서예1세대에 해당한다. ‘붓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라는 부제가 시사하듯, 한국의 대표적인 서예가 작품을 통해 동양미술의 정수(精髓)라고 여겨지는 서예전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개인 및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성균관대학교박물관, 일중문화재단, 전주박물관, 강암서예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로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도 이번전시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특히 전시장에서 내적 성장을 위한 영감을 그리고 작품에 담긴 진의(眞義)를 새겨보는 화락(和樂)의 시간을 가져볼 기회다.

23명 서예가는 다음과 같다. 한국전각(篆刻)을 개척한 충남예산출신 석봉 고봉주, ‘뭉툭 글씨’ 원곡체(原谷體)의 충남부여출신 원곡 김기승, 조선문인화를 이어받은 선비서예가 서울출신 영운 김용진, 정통서법의 서울출신 여초 김응현, 한글서예의 근대화 일중체(一中體)의 서울출신 일중 김충현 그리고 서예와 음악에 심취한 경북달성출신 효남 박병규의 작품이 있다. 또 행초서 완성을 지향한 경기강화출신 동정 박세림, 전서서풍(篆書書風)의 경남김해출신 시암 배길기, 고결한 예술인의 정신 대구출신 죽농 서동균, 시서화 삼절(三絶)의 대구출신 석재 서병오, 서예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전남함평출신 평보 서희환 작품도 있다. 소전체(素筌體)의 전남진도출신 소전 손재형, 일민미술관 ‘강암은 역사다’ 회고전으로 유명한 전북김제출신 강암 송성용, 불굴의 예술혼 인천출신의 검여 유희강, 전각과 서예에 정진한 서울출신 철농 이기우, 한글궁체를 꽃피운 황해도개성출신 갈물 이철경, 한글과 행초(行草) 조화의 필치 경남함양출신 월정 정주상 작품도 전시 중이다.

(왼쪽)효남 박병규=두보 시,134×49㎝연대미상<성균관대학교박물관 소장> (오른쪽)평보 서희환=고산 윤선도 오우가,178×70㎝,1987<예술의전당 소장>

이와 함께 조형예술로서의 서예를 추구한 충남홍성출신 학남 정환섭, 첩학(帖學)과 비학(碑學)에 능통했던 경북 선산출신 동강 조수호, 1988년 원광대학교 서예과 창설에 기여한 전북임실출신 남정 최정균, 초서(草書)로 일가(一家)를 이룬 황해도신천출신 어천 최중길, 고전에 대한 쉼 없는 천착을 한 제주도서귀포출신 소암 현중화, 악필법(握筆法)의 집념을 보여준 전북고창출신 석전 황욱 이다. 한편 초정 권창륜(艸丁 權昌倫) (사)한국서예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여러 여건상 스물세분만 모시게 되어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운을 뗐다. “이번 전시를 개최하게 된 의의는 한국서예의 전범(典範)을 바로 찾고 나아가 새 시대의 한국서예위상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데 있다. 한국인의 순박하고 고아한 품성으로서 상형(常形)보다는 상리(常理)를 지향하는 서예의 이상향이 건립되기를 기송하는 마음 간절하다”고 밝혔다.

권동철 미술전문기자



권동철 미술전문기자 dckewon5131@hankooki.com dckewon5131@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