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오는 2021년 3월 14일까지
최신 극장 시스템 구조 없이는 결코 구현해낼 수 없는 매커니즘을 띤 이 작품을 선보이고자, 초연 당시 250여회 공연을 펼쳤던 베테랑들이 다시 모였다. ‘코로나 블루’로 지친 이들에 감동과 위로를 선사하겠다는 뮤지컬 ‘고스트’는 2021년 3월 14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매머드급 규모…7년 만의 귀환
그래도 행복에 젖은 이 커플. 하지만 이내 불행이 닥친다. 샘이 어둠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괴한의 습격을 받은 것. 결국 숨을 거둔 샘을 부둥킨 채 울부짖는 몰리. 그 모습을 샘이 바라본다. 자신이 죽어 영혼이 되었음을 깨달으면서다. 여기까지가 문제의 끝이 아니다. 샘은 자신을 죽인 괴한이 몰리에도 위협을 가할 것을 알아차리고, 필사적으로 몰리 지키기에 나선다.
샘과 몰리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1990년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 주연으로 큰 성공을 거둔 영화 ‘사랑과 영혼‘이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201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탄생한 뮤지컬 ’고스트‘인데, 2013년 한국에서도 초연이 이뤄진 바 있다. 당시 7개월간 국내에서만 23만명의 관객을 동원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때문에 곧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잇따랐으나, 재공연까지 7년이 걸렸다.
이처럼 재공연이 원활치 못했던 까닭은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주최측에 따르면 무대 준비 기간만 약 2개월, 최신 극장 시스템 없이는 설치 불가능한 대형 메커니즘, 1200석 이상의 극장에서 5개월 이상 공연되어야만 하는 구조가 문제였다. 그만큼 매머드급 규모의 공연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이 공연에는 마술과 같은 효과가 끊임없이 발현된다. 주최측도 영화상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표현 됐던 샘을 어떻게 아날로그적인 무대에서 표현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한다. 이에 영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마술 감독 등을 지낸 일루셔니스트 ‘폴 키이브’가 나섰다. 그가 무대 위 다채로운 마술 효과로 이 고민을 완벽히 해결했다.
샘이 문을 통과하는 장면, 지하철을 타는 장면, 친구 칼을 겁주는 장면 전부가 압권으로 꼽힌다. 그 중에서도 문 통과씬은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빗 카퍼필드’도 극찬한 마술로 알려졌다. 이런 토대 안에서 관객들 역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몰리가 영혼으로 존재하는 샘의 실체를 믿기를’ 응원하게 된다.
"영원한 가치 느끼게 해주는 작품"
역시 초연 때부터 뛰어난 노래 및 연기실력으로 주목받은 아이비(몰리 역할)도 비슷하게 말했다. 아이비는 “가진 것에 비해 너무나도 좋은 역할을 맡겨주셔서 매 순간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면서도 “뮤지컬 고스트는 ‘사랑의 가치’는 영원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뮤지컬 고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이 또 있다. 영혼 샘의 몰리를 향한 메시지를 대신 전해주는 점술가 ‘오다메’다. 이 역할을 맡은 최정원 배우는 특유의 유머러스함까지 더해 공연 전반에 활기를 더한다. 그는 “저뿐만 아니라 이 공연에 참여하는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최고의 공연을 위해서 달려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뮤지컬 고스트의 원작인 영화 ‘사랑과 영혼’은 1990년 국내 개봉 당시, 역대 최다 관객인 168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이 흥행 기록은 1997년 개봉된 ‘타이타닉’에 그 자리를 내줄 때까지 지속됐다. 그럼에도 영화의 시그니처 씬이라고 할 수 있는 ‘샘’과 ‘몰리’가 함께 물레를 돌리는 장면은 ‘Unchained Melody’ 음악과 함께 지금도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뮤지컬 고스트 주최측 관계자는 “여러 명곡이 뮤지컬 안에서 다양하게 편곡돼 샘과 몰리의 러브 테마곡으로 사용되면서 극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며 “화려한 무대와 조명으로 관객의 눈을, 다양한 장르의 아름다운 음악으로 귀를, 죽음도 초월한 진실하고도 영원한 사랑 이야기는 정서를 어루만지며 가슴 벅찬 사랑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