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ㆍ한화ㆍ태광그룹 잇단 도굴사건 이후 경계 강화

1999년 벌어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선친묘 도굴사건의 범인들이 범죄행각을 재현하고 있는 모습. 주간한국 자료사진
재벌가 선영은 일반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1999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부친 묘를 시작으로 2004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부모 묘와 2010년 이임용 태광그룹 창업주의 묘지가 차례로 도굴되면서 보안을 강화한 결과다.

도굴 사건 이후 롯데그룹과 한화그룹은 철통 경계를 하고 있다. 충남 공주군 정안면의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 선영에 CCTV를 설치하고 외부의 진입을 허용치 않고 있으며, 울산 울주군 삼동면의 신 총괄회장 부친묘도 별도의 관리인을 두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묘도 철저한 통제와 경비로 일반인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인근에 호암미술관이 위치하고 있는 데다, 이 창업주 묘에 값비싼 고미술품이 함께 묻혀 있다는 낭설이 돈 바 있기 때문이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일가가 잠들어 있는 경기도 하남 창우동 검단산 자락의 현대가 가족묘도 경비가 강화됐다. 현대가는 별도의 용역회사를 선정해 선영에 관리사옥과 CCTV를 설치하고 24시간 묘를 관리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의 SK가 선영도 철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사설 경비보안업체의 경비 시스템과 CCTV도 갖추고 있다. 도로변과 인접해 있어 그냥 놔두면 일반인들의 왕래가 잦을 수밖에 없어 설비를 갖췄다는 전언이다.

경기도 고양시 벽제기념관 내에 위치한 효성그룹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의 묘도 외부인의 접근 자체가 사전에 통제되고 있고, LG가의 선영도 일반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도록 경비원이 출입 통제를 하며 관리하고 있다.

금호가는 박인천 창업주의 유택이 광주광역시 죽호학원 내에 있어 별도의 경비가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에 위치한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 묘소는 민가와 비교적 가까이 있어 입구를 철책문으로 잠가 놓고 있다.



송응철기자 se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