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자금이상무! 변수는편법논란호반건설 업계서 신흥강자로 부상회장 장남 개인회사 호반비오토에 그룹서 지원사격해 승계자금 확보합병 통해 호반건설 지분 취득키도… 세 자녀 후계구도 비교적 명확해

호반건설 본사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 유니온센터빌딩 전경. 주간한국 자료사진
호반건설이 건설업계 신흥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불황에도 흔들림 없이 사세를 확장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어서다. 순이익으로만 따지면 재벌그룹을 등에 업은 대형건설사들과 이미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호반건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호반비오토가 함께 주목받고 있다.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지목받고 있어서다. 대물림작업은 안정적으로 진행되리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후계구도가 명확하고 승계자금 확보에 문제가 없어서다. 그렇다고 변수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비오토 후계 핵심 부상

호반건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업계 전체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분양 대박을 터뜨리며 해마다 외형을 늘렸다. 잘 나가던 건설사들 상당수가 한계기업으로 내몰리며 숨이 끊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호반건설의 성공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2008년 2,4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지난해 1조원에 근접했다. 금융위기 이후 5년간 총매출 3조5,317억원과 5,42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대형건설사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순익을 내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금호산업 지분을 매입함에 따라 인수설이 불거지면서 호반건설은 업계를 넘어 재계 전체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이처럼 호반건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함께 주목받는 회사가 있다. 호반비오토가 그 주인공이다.

이는 호반비오토가 호반건설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어서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장남 대현씨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이 회사는 지주사격인 호반건설의 지분 12.6%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김 회장(29.1%)에 이은 2대 주주다.

호반비오토가 호반건설의 지분을 직접 매입한 건 아니다. 2004년 지주사격이던 호반건설산업(전 호반)의 김 회장 보유 지분 가운데 9만9,300주(33.1%)를 취득한 뒤 2012년 말 호반건설이 호반건설산업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합병신주를 교부받았다.

그룹 지원으로 자금 확보

건설업계에선 향후 대현씨가 호반비오토를 통해 호반건설 지분을 매입해 '대권'을 승계하리란 분석이 많다. 이를 위한 자금 마련엔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그룹차원의 지원사격을 통해 상당한 자금을 축적해 놓은 때문이다.

실제 호반비오토의 내부거래율은 2007년 ▦45%(총매출 170억원-내부거래액 77억원) ▦2008년 39%(166억원-64억원) ▦2009년 72%(308억원-221억원) ▦2010년 99%(179억원-178억원) ▦2011년 88%(298억원-263억원) ▦2012년 96%(484억원-466억원) 등이었다.

호반비오토는 '집안'에서 나온 매출을 기반으로 금고를 채웠다. 영업손실 9억원을 낸 201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지난해에도 84억원의 영업이익과 37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호반비오토 김 회장의 부인 우현희 KBC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분 50%씩을 보유한 단독ㆍ연립주택건설업체 호반씨엠도 그룹에서 일감을 받아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이 회사의 경우 내부거래율이 100%에 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호반씨엠의 내부거래율은 ▦2006년 100%(136억원-136억원) ▦2007년 100%(320억원-320억원) ▦2008년 100%(515억원-515억원) ▦2009년 67%(3억원-2억원) ▦2010년 99%(201억원-199억원) ▦2011년 99%(366억원-365억원) ▦2012년 53%(483억원-255억원) 등이었다.

대물림 과정에서 변수는?

물론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으로 인해 자금 확보에 차질이 생기거나 편법 승계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특히 편법 승계 논란의 경우 향후 대현씨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두고두고 회자되는 '아킬레스'가 될 수도 있다.

아직까진 호반비오토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다. 일감몰아주기방지법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중 대주주 일가의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를 규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타깃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자산5조원 미만 그룹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공정위가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규제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를 의식한 듯 호반비오토는 지난해 7월 호반씨엠과 호반비오토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임대업체 에이치비자산을 흡수합병했다. 이를 통해 대현씨의 호반비오토 지분율은 기존 100%에서 85%로 감소했고, 우 이사장이 14%를 보유하게 됐다.

업계에선 호반비오토의 합병이 내부거래율 희석용이라는 견해가 많다. 그리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호반비오토의 지난해 총매출은 980억원으로 전년의 두배에 달하는 반면, 내부거래액은 453억원에 그치면서 내부거래율은 46%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감 몰아주기 외에 또다른 변수도 있다. 김 회장의 차남 민성씨와 장녀 윤혜씨가 호반건설의 지휘봉을 물려받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확률은 비교적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호반건설의 후계구도는 비교적 명확한 편이기 때문이다.

먼저 차남인 민성씨는 주택건설업체인 호반티에스(전 베르디움건설) 주식 90%를 보유한 사실상 오너다. 호반티에스는 티에서건설과 티에스주택, 티에스개발, 티에스자산개발, 티에스리빙 등을 100%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장녀 윤혜씨는 또다른 주택건설업체인 호반베르디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베르디움이 지난 4월 100% 자회사인 호반베르디움, 에이치비건설, 베르디움개발 등을 흡수합병해 탄생했다. 민성씨도 이 회사 주식 40%를 가지고 있다.

본 기사는 <주간한국>(www.hankooki.com) 제35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송응철기자 se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