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이 우리를 길거리로 내몬다"이해욱 부회장 개인회사 통해 적극적으로 호텔사업에 나서세울스타즈호텔 입주상인들과 첨예한 대립… 고발장, 탄원도종국엔 점거 농성까지 돌입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림산업 본사 전경과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작은 사진). 주간한국 자료사진
최근 대림산업 계열사 대림I&S가 법원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호텔이 떠들썩하다. 지난해 연말 법원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은 이후부터 기존 입주상인·종업원들과 마찰을 빚어오고 있어서다. 이들은 대림I&S가 자신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반면 대림I&S는 오히려 자신들의 재산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들 간 입장차는 좀처럼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발장과 탄원서가 난무하는가 하면, 최근엔 법원의 명도집행이 진행되면서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극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소유권 이전받은 이후 갈등

문제가 된 호텔은 대림I&S가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에서 429억2,000만원에 낙찰받은 강남 논현동 소재의 세울스타즈호텔이다. 이 호텔의 감정가는 대지와 건물을 포함해 670억원 수준이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은 약 64%다.

해당 호텔이 처음 경매에 나온 건 지난해 2월25일. 이후 유찰을 거듭하면서 경매가는 429억1,958만원까지 떨어졌다. 대림I&S의 세울스타즈호텔 낙찰은 경매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해당 물건이 서울·수도권 호텔 경매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때문이다.

대림I&S와 입주상인·종업원 간 갈등은 지난해 연말 법원으로부터 소유권을 이전 받으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장 영업장과 일터를 잃게 된 입주상인과 종업원들은 대림I&S가 자신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림은 고소인들과 협의를 통해 경락부동산 승계를 받아야 함에도, 별다른 협상 없이 편법으로 호텔 건물을 인도받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대림은 상호 협상 약속을 일방적으로 어기며 접촉을 계속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호텔은 대림I&S에 소유권 등기가 이전됐지만 경락대금에 대한 배당절차가 종결되지 않은 상태다. 또 임차인들과의 유치권 분쟁 등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고, 관광사업법상의 관광사업 및 부대사업자의 지위 등에 대한 승계절차가 종료되지 않은 상태다.

반면 대림I&S 관계자는 "입주상인들이 계약을 맺은 건 호텔의 전주인이기 때문에 보상 등의 문제는 계약당사자들끼리 해결해야 한다"며 "협상 약속을 맺은 적이 없는데 이를 어기고 접촉을 회피했다는 건 입주상인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고소전에서 호텔 점거까지

참다 못한 입주상인들은 지난 2일 고소고발로 맞섰다. 이들은 이병찬 대림I&S 대표를 영업방해 및 개인정보유출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감사원에도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부터는 대림I&S 본사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고소장을 통해 "대림은 사회적 책임을 다 해야하는 대기업임에도, 약자를 핍박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대기업의 힘을 이용해 정부기관인 서울강남수도사업소에 영향력을 행사해 약자를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법원의 명도집행이 진행되자 입주상인들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대림그룹은 토지와 건물만 인수했을 뿐 호텔 측과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하던 부대시설 사업자들의 시설물과 영업권을 인수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림I&S는 협상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쪽에 입주상인들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전혀 없다"며 "다만 입주상인들이 이사를 나갈 경우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이사비 정도는 부담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림I&S는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의 장남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지분 89.69%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이 부회장은 부동산개발회사로 체질을 개선하는데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대림I&S를 통해 호텔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본 기사는 <주간한국>(www.hankooki.com) 제256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송응철기자 se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