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엔 48%에서 '쏠림' 심화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국내 30대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4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1,162개 계열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41조5,6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계열사 118곳의 당기순이익은 33조6,760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의 81%에 달했다. 2010년 47.5%의 두 배 수준이다.

두 그룹의 당기순이익이 30대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까지만 해도 49.2%로 50%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2012년 69.1%로 급상승한 뒤 지난해까지 매년 6%포인트씩 높아졌다.

이는 30대 그룹 전체의 당기순이익이 같은 기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두 그룹의 순익이 나머지 그룹들에 비해 덜 줄었기 때문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영 환경에서 두 그룹이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이다.

실제 30대 그룹의 당기순이익은 2010년 80조1,510억원에서 지난해 41조5,690억원으로 4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현대차 그룹은 38조380억원에서 33조6,760억원으로 11.5%(4조3,620억원) 줄어든 데 비해 나머지 28개 그룹은 42조1,130억원에서 7조8,930억원으로 81.3%(34조2,200억원)나 감소했다.

두 그룹과 나머지 28개 그룹의 매출액 증가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30대 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1,350조8,910억원으로 2010년보다 19.1%(21조6,915억원) 늘었다. 이 중 삼성·현대차 그룹은 같은 기간 384조2,050억원에서 468조5,280억원으로 21.8% 증가했고, 28개 그룹은 749조7,710억원에서 882조3,630억원으로 17.7% 늘어났다.

이처럼 삼성·현대차 그룹과 나머지 28개 그룹의 매출 증가율은 큰 차이가 없는데도 수익성은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만 따로 보면 삼성그룹의 당기순이익은 2010년 24조4,980억원에서 지난해 20조9,990억원으로 14.3%(3조4,990억원) 감소했고, 현대차그룹은 13조5,400억원에서 12조6,770억원으로 6.4%(8,63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이 30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30.6%에서 50.5%로, 현대차그룹은 16.9%에서 30.5%로 각각 높아졌다.



이홍우 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