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8명… 1억원 이상은 121명

100억원이 넘는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어린이 주식부자'가 8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을 기록한 만 12세 이하(2002년 4월 30일 이후 출생자) '억대 어린이 주식부자'는 121명이었다.

'억대 어린이 주식부자'는 지난 2012년 4월 말 102명으로 처음 100명을 넘어선 이후 2013년 118명, 지난해 126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올해는 작년보다 5명이 줄어들었다. 이 중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어린이는 8명이었다.

이 가운데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손주 7명이 각자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이 200억원을 넘어서면서 10위권 내 순위를 휩쓸었다. 임 회장의 12세 친손자가 이 날 종가 기준으로 264억4,000만원을 기록해 1위에 올랐으며, 나머지 7∼11세 친·외손주 6명이 똑같이 258억3,000만원을 보유해 공동 2위에 올랐다. 임 회장의 손자, 손녀들은 지난 2012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을 증여받거나 무상 신주(新 株)를 취득하면서 어린이 주식부자가 됐다.

한미약품가 어린이들에 이어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차남(11세)이 166억2,000만원으로 100억원대 주식부자에 들었다. 허 부사장의 차남은 5살 때였던 지난 2009년 (주)GS 주식 27만3,000여주를 처음 증여받은 이후 추가로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해 현재 32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100억원대 8명을 포함해 10억원 이상의 주식부자도 38명에 달했다. 황우성 서울제약 회장의 동갑내기 두 아들(11세)은 할아버지인 황준수 서울제약 창업자로부터 회사 주식을 대량 증여받아 이 날 50억9,000만원씩을 기록하면서 주식부자 명단에 올랐다.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의 아들(12세)이 41억4,000만원, 박종호 대봉엘에스 회장의 손녀(12세)가 40억2,000만원, 이화일 조선내화 회장 손자(11세)가 35억6,000만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뒤따랐다.

재벌가 어린이 중에는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의 조카(12세)가 26억3,000만원, 최창영 고려제강 명예회장의 손자(10세)가 24억7천만원, 김상헌 동서 고문의 손녀(5세)가 23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손자, 손녀 4명도 이 날 7억6,000만원∼12억3,000만원씩 주식을 보유한 주식부자였고,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손자, 손녀 2명도 7억6,000만원씩을 보유한 주식부자였다.

이밖에도 두산, 세아, 영풍, LS, LIG 등 재벌가 손자, 손녀들도 다수 어린이 주식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어린이 억대 주식부자 중에는 태어난 지 한 살된 '젖먹이 주식부자'도 있었다. 정호 화신 회장의 친족인 한 살된 어린이는 작년 8월 태어난 직후 화신정공 주식 22만여주를 증여받아 이 날 3억4,000만원를 기록하면서 억대 주식부자에 들었다.

김홍준 경인양행 회장의 친인척인 두 살된 어린이는 태어나자마자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증여받아 이 날 10억6,000만원에 달했고, 김정돈 미원상사 회장 친인척인 두 살된 어린이도 8억7,000만원의 주식부자였다.



이홍우 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