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 조현문 형과 동생 검찰에 고발특수부 배당…전방위 수사설 나와효성 “사실 왜곡돼…조현문도 경영진 한 사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효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의 수백억원대 횡령과 배임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전 효성 부사장)가 형인 조현준 효성 사장과 동생인 조현상 효성 부사장을 겨냥해 검찰에 고발에 따른 것이다.

당시 조현문 변호사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가 조현준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자금을 대여하고 신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100억원대의 손실을 입혔다며 최모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장엔 효성그룹 부동산 관리 회사인 신동진이 부실 계열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수십억원대의 손실을 입혔다는 내용도 담겼다. 조 변호사는 고발장을 통해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의 지시나 묵인 아래 이뤄진 일로 결국 이들이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명목상 피고발인은 최 대표였지만 실질적인 표적은 형과 동생이라는 견해가 많다.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는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각각 지분 80%와 10%를, 신동진은 조현상 부사장이 80%, 조현준 사장이 10%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개인회사인 때문이다.

3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2차 고발 때는 아예 조현준 사장도 고발 대상에 포함시켰다. 노틸러스 효성과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효성 인포메이션 등 계열사 3곳의 전·현직 경영진과 함께 조현준 사장도 165억원 횡령과 300억원대 배임 혐의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사건은 당초 서울중앙지검은 조사1부에 배당된 이후 계류돼 있었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로 재배당됐다. 검찰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업무 분담 차원에서 특수4부로 사건을 넘겼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특수부가 사건을 배당받았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단순히 가족간의 불화를 넘어 그룹 비리와 관련된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조 변호사는 “검찰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죄 사실을 낱낱이 밝혀 줄 것으로 믿는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지난해 이미 고발인 조사를 마친 상태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은 조 변호사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효성 측은 “그동안 자신이 몸담았던 회사는 물론 임직원, 형제까지 고소ㆍ고발을 남발하는 것에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고발된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으며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었고 당시 조 변호사도 경영진의 한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왜곡된 주장임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응철 기자 se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