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 출신 최다…전체의 15% 경기고 출신 2위와 3위 학교 합친 것보다 많아평준화 세대 이후부터는 경복고 출신 오너도 다수

국내 오너 기업인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고등학교는 경기고인 것으로 조사됐다. 고교 평준화 세대인 1958년생 이후 오너 경영자 중에서는 경복고 출신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고 졸업생 214명 중 31명

최근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국내 193개 그룹 오너와 그 일가 기업인 214명의 출신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고 졸업생이 31명으로 가장 많았다. 2위인 경복고(19명)와 3위인 서울고(10명) 출신을 합한 것보다 많은 숫자다.

경기고 출신 오너 기업가의 좌장격은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1933년생)이다. 조 회장은 1949년 경기고에 입학해 1952년 졸업했다. 이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1935년생)과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1937년생),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1938년생)이 1930년대생 대표적인 경기고 출신 오너 기업가들이다.

1940년대생 중에서는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1941년생), 이수영 OCI그룹 회장(1942년생),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1944년생),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1946년생) 등이 있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1950년생),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952년생),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1952년생),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1953년생),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1955년생), 김호연 빙그레 회장(1955년생) 등이 1950년대생 경기고 동문 기업가들이다.

경복고 2위…3위는 서울고

경복고 출신 오너 기업가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 홍영철 고려제강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등이 있다. 서울고 출신으로는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등이 활약하고 있다.

서울 중앙고와 신일고 출신 오너 기업가도 각각 8명과 5명이었다. 서울 동성고·용산고·중동고는 4명씩을 배출했다.

지방고 중에서는 경남고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병헌 금비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홍하종 DSR 사장 등 경남고 출신 오너 기업가들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은 광주제일고 동문이다.

1958년 이후 경복고 증가

고교 평준화 첫 세대인 1958년생 이후 오너 기업인의 출신 고교를 따로 떼어내 살펴보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경기고 출신은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반면 경복고 출신은 5명이나 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범삼성가 출신이 다수 포함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경복고를 나왔다.

서울 경성고·신일고·용산고도 3명씩의 오너 기업가를 배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이 경성고 동문이다. 신일고 출신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포함됐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용산고 출신이다.

경기여고는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2명의 여성 오너 기업가를 배출했다. 1명 이상 오너 기업가를 배출한 고교는 36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CXO연구소 관계자는 “경기고를 나온 31명의 오너 기업가 중 서울대를 졸업한 이른바 ‘KS’ 출신은 15명이었다”며 “과거에는 오너의 출신고에 따라 동문 전문경영인을 등용하는 사례가 빈번했지만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우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