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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주가 하락에도 증권사 전망은 '장밋빛'

현대·기아차 1분기 판매실적 세계 주요 업체 중 '꼴찌' 해도
주가와 증권사 목표주가 괴리율은 60% 이상으로 벌어져
투자자 혼란 방치는 금융투자업계 신뢰 저하로 이어질 뿐
[이민형 기자] 현대차 주가가 5년 만에 13만 원대까지 주저앉자 관련 업계와 금융투자업계가 향후 시장 반응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현대차 목표주가는 장밋빛 일색이라 시장 상황을 제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러한 현대차 주가 흐름은 현대·기아차의 1분기 판매 실적이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가운데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데 따른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고전은 환율 부담 등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작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판매 감소율은 세계 주요 11개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1,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1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한 118만2,834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7% 줄어든 75만1,08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주요 해외 자동차업계의 실적은 현대·기아차와 대조를 보였다. 다임러의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해 가장 크게 뛰었다. BMW(8.2%), 포드(3.3%), 폴크스바겐(1.9%), 혼다(0.8%) 등도 판매가 늘었다. 다만 GM은 판매량이 0.7% 감소했고,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1.6% 줄었다. 닛산(-2.1%)과 도요타(-2.4%)도 판매량이 줄었지만 현대·기아차보다는 덜했다.

수익성 지표 악화도 눈에 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9.0%였으나 올 1분기에는 7.6%로 하락했다. 기아차도 6.2%에서 4.6%로 떨어졌다. 반면에 BMW는 같은 기간 11.5%에서 12.1%로, 도요타는 6.6%에서 8.9%로 이익률이 오히려 상승했다. 비교 대상 11개사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곳은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하면 닛산(6.2%→5.2%과, 혼다(5.3%→3.3%) 두 곳뿐이다.

향후 전망도 현대·기아차에 우호적이지 않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실적 전망치도 하향되는 추세다. 2개월 전과 비교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9.96%, 7.53% 하향조정됐다.

이러한 상황에도 증권업계의 현대차 주가 전망치는 장밋빛이 주를 이뤄 투자자들을 혼란케 하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현대차 주가와 목표주가 간 차이를 나타내는 주가 괴리율은 63.35%로 나타났다. 현대차 주가는 전날 13만5,500원으로 2010년 8월 이후 최저치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26개 증권사가 제시한 현대차 목표주가는 평균 22만1,346원으로 집계됐다. 26곳 중 한 곳도 20만 원 미만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없었다.

증권사별로 보면 HMC투자증권이 내세운 현대차 목표주가는 현 주가의 두 배 수준인 26만5,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KB투자증권·한양증권 25만 원, 하이투자증권 24만 원도 현 주가보다 10만 원 넘게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주가 괴리율 확대가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순 없다고 보고 있다. 주가 부진 탓에 국내 자동차업체의 평가가치는 세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수준이라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6배, 0.7배 수준에 불과하다. 포드(2.1배), 도요타(1.5배), 혼다(1.1배), 닛산(1.1배) 등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관행적으로 목표주가 낮추기를 꺼리고, 지나친 낙관적 평가로 일관한다는 측면에선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목표주가가 빗나가면 결과적으로 금융투자업계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현대·기아차 약세 원인으로 지목된 엔화 약세와 판매 부진은 급작스러운 돌발 변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증권사들의 분석 능력이 눈총을 받을 만하다는 지적이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도한 하락에도 자동차 업종은 여전히 우려되는 사안이 많다"며 "미국에서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고 중국에서의 판매도 예전만 못하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엔화와 신흥국 통화 약세도 부담인데다 노조와의 임금협상 등이 남아 있어 주가 상승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임단협이 마무리되고 신차 출시 후 판매 증가가 가시화되는 3분기 이후에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3,500원(2.58%) 오른 13만8,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기아차는 전날보다 550원(-1.221%) 내린 4만4,450원을 기록, 약세를 이어갔다. 현대차그룹 3인방 가운데 하나인 현대모비스도 20만3,500원으로 전날보다 1,000원(0.49%) 내린 약세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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