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대상 계열사 최다… '승산 허씨' 일가 내부 거래GS그룹 승산과 GS아이티엠, GS네오텍 등 규제 대상 포함

일감몰아주기법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본격 시행됐다.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의 총수일가가 지분 30%(비상장사 20%)를 넘게 보유한 기업이 200억원, 또는 매출의 12% 이상 내부거래를 할 경우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법안이 시행된 건 지난해 2월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신규 내부거래에만 제동을 걸고 기존 내부거래에 대해서는 1년간 적용을 미뤄왔다. 대기업들에게 ‘시정’할 시간을 준 셈이다. 이후 1년 사이 대기업들은 저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탈출을 위한 노력을 했다.

여기엔 계열사 간 사업구조를 재편이나 회사 청산,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됐다. 그러나 모든 기업들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불씨를 털어낸 건 아니다. 공정위 ‘살생부’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어디가 있을까. <주간한국>이 연속기획으로 진단한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규제 대상 계열사가 가장 많은 건 GS그룹이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임대업체인 승산은 그동안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관련해 주목을 받아왔다. 이 회사의 사명은 ‘허씨’ 창업주들의 본관에서 비롯됐다. GS일가는 모두 ‘승산 허씨’다.

승산의 최대주주는 지분 49.26%를 소유한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이다. 이어 여동생 허인영씨(17.74%)와 부친 허완구 승산 회장(19.06%), 모친 김영자 여사(3.87%), 아들인 석홍·정홍군(각 5.68%·3.87%) 등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승산 매출의 상당부분은 ‘집안’에서 나왔다. 이 회사 내부거래율은 ▦2010년 47%(총매출 73억원-내부거래액 34억원) ▦2011년 45%(75억원-34억원) ▦2012년 34%(104억원-36억원) ▦2013년 33%(195억원-65억원) ▦2014년 44%(302억원-132억원) 등이었다.

SI업체인 GS아이티엠도 규제 대상이다. 이 회사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외아들 허윤홍 GS건설 상무(8.35%)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서홍씨(22.74%)를 비롯한 18명의 GS그룹 3·4세들이 지분 93.34%를 소유한 사실상 허씨일가 회사다.

GS아이티엠은 매출의 상당부분을 계열사들이 책임지고 있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율은 ▦2011년 82%(1,201억원-988억원) ▦2012년 72%(1,822억원-1,314억원) ▦2013년 62%(2,117억원-1,319억원) ▦2014년 48%(2,518억원-1,204억원) 등이었다.

전기공사 업체인 GS네오텍도 현재 일감몰아주기 ‘블랙리스트’에 사명을 올리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동생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이 회사는 매출의 상당부분을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리고 있다.

GS네오텍의 내부 거래율은 2010년 51%(4,325억원-2,224억원)에서 2011년 57%(5,241억원-3,016억원), 2012년 65%(6,047억원-3,922억원)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2013년 46%(6,614억원-3,025억원), 지난해 20%(6,669억원-1,363억원)로 각각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GS네오텍 매출의 상당부분을 책임지던 GS건설이 내부거래 규모를 지난해 1,400억원에서 올해 500억원으로 64%가량 줄이기로 했다.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GS네오텍이 과세를 피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과세 대상 계열사는 또 있다.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켐텍인터내셔날과 시설관리용역업체인 엔씨타스가 바로 그곳이다. 켐텍인터내셔날은 서홍씨(50%)를 비롯한 오너일가가 지분 77%를, 엔씨타스는 허윤홍 상무(29.3%) 등 GS가 4세들이 10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켐텍인터네셔날은 지난해 전체 매출 165억원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33억원을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엔씨타스도의 내부거래율도 같다. 이 회사는 같은 기간 매출 212억원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42억원을 그룹 차원의 지원사격을 통해 올렸다.



송응철 기자 se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