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부실 확대 가능성 사전에 차단하며, 시장안전판 역할 적극 수행

KDB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 맏형으로서 경제ㆍ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수주 잔고 세계 1위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 살리기에 적극 나선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 초 ▲창조경제 지원 ▲시장안전판 기능 강화 ▲금융 선진화 선도 ▲통일시대 준비 ▲지속가능한 정책융기반 확충 등을 5대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하고 “마켓리더(Market Leader)로서 시장안전판 역할을 적극 수행, 선제적 기업구조조정을 통한 건강한 기업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부실 확대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5일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영업 손실 발생 가능성이 알려진 이후, 대우조선해양 경영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은과 최다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물론 여타 금융기관들도 회사와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유지하고 있어, 회사의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산은 등 채권은행은 회사가 선박 건조와 관련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선수금환급보증(RG) 등 영업활동과 관련한 금융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경우 조기에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산은은 머스크(Maersk)사의 컨테이너선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 취급을 승인했고, 수은 등 여타 채권은행도 향후 신규 수주 선박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산은은 대규모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회사의 경영상 애로를 조기에 차단하고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21일 실사법인(삼정회계법인)을 투입해 실사에 착수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에 충분한 대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나아가 대우조선해양은 물론 계열사 및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상적인 영업활동 영위에 문제가 없도록 자금 지원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며, 필요할 경우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 및 중장기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본확충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한국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서왔다. 지난 2000년 현대 계열을 비롯해 2003년 LG카드와 SK네트웍스, 2009년 금호아시아나 계열 등 기업 정상화 및 구조조정에 앞장서 기업들의 위기 극복을 선도해 왔다.

특히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구조조정 모델을 적용하기도 했다. 2013년 11월 부채비율이 2400%에 달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던 팬오션이 지난달 하림그룹에 1조80억 원에 매각돼 법정관리 졸업 및 정상화가 가시화됐다.



이홍우 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