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 총수 평균 소유 지분 0.25%… 절반이 1% 미만 보유가족 지분 합쳐도 평균 0.49%에 불과… 롯데 신격호 0.05% 지분 재벌 총수들 순환출자, 내부지분율로 기업 장악

박용곤 두산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대기업의 지배구조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10대 재벌 총수가 보유한 전체 계열사 지분율이 평균 0.2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재벌닷컴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GS,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두산 등 국내 10대 그룹 총수 일가의 소유 지분을 집계한 결과, 10명의 총수가 보유한 전체 계열사 지분율은 평균 0.25%에 불과했다.

총수가 보유한 지분에 배우자와 자녀가 보유한 지분을 더한 ‘총수가족 지분’도 0.49%에 그쳤다. 4촌 이내 친족이 소유한 지분 규모도 평균 0.73%였다.

대기업 총수들이 1%도 안되는 지분율로 거미줄 같은 순환출자 고리를 이용해 핵심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총수들은 1% 안팎의 지분에 불과하지만 내부지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지키고 있다.

총수별로 보면 박용곤 두산그룹 회장 개인의 지분율이 0.00%f라고 해야 될 정도로 1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낮다. 보유 주식이 워낙 적다 보니 비율로는 0%가 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0.05%로, 지분율이 두 번째로 낮다. 올 4월 기준으로 총수 일가를 전부 합쳐도 2.41% 수준으로 그룹 내부지분율은 62.4%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롯데 총수 일가는 국내 핵심 계열사 지분을 일본 계열사를 통해서도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여기에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구축해 지배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구본무 LG그룹 회장(0.07%)과 최태원 SK그룹 회장(0.51%) 역시 보유 지분이 1%에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10대 그룹 총수 중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계열사 보유 지분율이 2.24%로 가장 높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보유 지분율은 1.89%로, 둘째로 높다.

조영호 한진그룹 회장(1.78%), 허창수 GS그룹 회장(1.25%),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12%)도 1%대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총수 개인과 배우자, 자녀 등 직계가족이 보유한 지분을 합쳐 봐도 박용곤 회장 가족의 보유 지분은 0.03%에 그쳐 가장 낮다.

정몽준 회장 가족(0.76%)과 구본무 회장 가족(0.13%), 최태원 회장 가족(0.51%) 도 지분율이 1%를 밑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롯데 직계 가족도 보유 지분이 1.94%에 불과하다.

김승연 회장 가족(1.90%)과 허창수 회장 가족(1.36%)의 보유 지분도 1%대다.

총수 가족이 보유한 지분율도 이건희 회장 가족이 5.16%로 가장 높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정 회장 가족의 보유 지분은 3.60%로, 둘째로 많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가족이 보유한 지분은 2.57%이다.



윤소영 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