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회장, 글로벌 전략 시총 37조원 거대 그룹 성장SPC 허영인 회장, 법정관리 삼립식품 인수 경영 정상화로 매출 급증

'장자상속'이라는 재계의 전통에 따라 후계 구도에서 불리한 차남들이 형인 장남을 제치고 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우도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차남으로서 그룹 내 계열사를 일부만 물려받았지만 사세를 키워 대규모 그룹을 이끌어가고 있다.

서경배 회장은 1997년 부친 서성환 태평양그룹 회장으로부터 화장품 회사인 태평양만을 상속받았다. 형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금융ㆍ건설ㆍ금속 등 당시 주요 계열사를 맡긴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태평양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건설업 회사인 태평양개발만 남았다.

이와 달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00년대부터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2003년 그룹 내 글로벌 브랜드인 AMOREPACIFIC 론칭을 시작으로 미국·일본·중국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2006년 1억6,000만 달러의 해외 매출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 코스메틱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서 회장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시가총액 37조원대의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서 회장은 지난달 2일 보유주식 가치가 12조800억원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제치고 국내 주식부자 1위에 등극한 바 있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은 1986년 부친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로부터 계열사인 샤니를 물려받았다. 형 영선씨는 부친의 뒤를 이어 삼립식품을 이끌었으나 리조트 등 무리한 사업 확대로 1997년 어음 3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 처리되는 비극을 맞았다.

허 회장은 2002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립식품을 901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품질 개발을 위한 설비 투자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섰고 그 결과 2012년부터 매출액이 반등하기 시작했으며 매년 향상된 영업실적을 내고 있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허 회장은 2004년 삼립식품(Samlip)·샤니(Shany)의 'S', 허 회장이 1986년에 첫 점포를 낸 파리크라상(Paris-Croissant)의 'P', 동반자(Company)를 의미하는 'C'를 합쳐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SPC그룹을 출범시켰다.

현재 SPC그룹은 시가총액 3조원대로 국내 대표 제빵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베트남, 프랑스 등 해외에 진출해 그룹 성장을 도모하고 있으며 대표 계열사인 파리바게트는 180여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소영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