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신제품 들고 ‘차별화 전쟁’…선두 애플에 삼성ㆍLG 맹추격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지난 10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갤럭시S7엣지와 갤럭시S7의 국내 출시를 알리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달 삼성전자ㆍLG전자ㆍ애플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삼성전자 갤럭시S7 시리즈, 갤럭시 클럽 눈여겨볼 만해
'모듈화' LG전자 G5, 배터리 착탈부 내구성이 완성도 관건
애플, 보급형 아이폰5SE 출시…"무리한 전략에 이유 있을 것"

지난 11일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7 시리즈 공식 출시를 시작으로 '3월 스마트폰 대전'의 막이 올랐다. 이달 중으로 LG전자와 애플 또한 각각 G5, 아이폰5SE를 선보이며 스마트폰 사업 맞대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펼쳐진 스마트폰 제조사 3사의 맞대결은 아이폰6S를 선보인 애플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후 심기일전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별화된 성능을 앞세워 이번 전쟁에 뛰어든 만큼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종합세트' 갤럭시S7

삼성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갤럭시S7 시리즈는 전작인 갤럭시S6 시리즈에 비해 성능은 높이고 가격은 낮췄다는 평이다. 가격 면에서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의 출고가(32GB 기준)는 각각 83만 6000원, 92만 4000원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이 지난달 2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6’에서 G5의 하단부에 위치한 기본 모듈을 분리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이는 갤럭시S6(85만 8000원), 갤럭시S6엣지(97만 9000원)보다 각각 2만 2000원, 5만 5000원 인하된 가격이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의식한 가격 정책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말했다.

갤럭시S7 시리즈는 카메라 기능과 배터리 사용량, 그립감을 향상시켰다. 더불어 전작 갤럭시S5에서 시도했던 방수ㆍ방진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방수ㆍ방진 최상위 등급을 적용했다. 삼성전자 측에 따르면 갤럭시S7 시리즈는 1.5m 물속에서 30분 동안 견딜 수 있으며 이물질이 완벽히 차단된다.

갤럭시S7 시리즈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제품 앞면에서 사라진 삼성전자 로고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스마트폰 제품의 전면에는 삼성 로고를, 후면에는 삼성로고와 이동통신사 로고를 새겨왔으나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이번 시리즈에는 후면에만 삼성전자 로고를 박았다.

이번에 새로 도입한 갤럭시 클럽 제도도 눈여겨볼 만하다. 갤럭시 클럽에 가입한 소비자는 갤럭시S7 시리즈를 24개월 할부로 구매하고 1년 후 제품을 반납하면 남은 할부금을 내지 않고 신형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애플이 시행한 업그레이드 판매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이외에도 갤럭시 클럽에 가입하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방문 시 우선 접수할 수 있고, 액정 수리비를 총 2회에 걸쳐 50% 할인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7은 주요 외신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이 갤럭시S6 때 사라졌던 갤럭시S4(외장 메모리카드)와 갤럭시S5(방수)의 유용한 기능을 다시 부활시켰다"고 평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갤럭시S5에서 실용성을 위해 디자인을 희생했고 갤럭시S6는 디자인을 위해 실용성을 희생했다"며 "갤럭시S7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 같다. 당신이 스마트폰 판매업을 한다면 삼성은 아이폰 대신 갤럭시S7을 판매할 이유를 줬다"고 보도했다.

반면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제품에 비해 일부 개선된 기능만으로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IT업계 관계자 A씨는 방수ㆍ방진 기능과 관련해 "기획자 측면과 소비자 측면에서 느끼는 차이가 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초 모듈화' G5

LG전자는 오는 31일 이동통신사를 통해 G5와 주변기기인 G5프렌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오는 4월 15일까지 G5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카메라 그립 모듈인 캠 플러스를 증정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난 바 있다. 이에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 G5를 선공개하며 "G5는 스마트폰의 축을 완전히 달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G4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교훈이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양강구도(삼성전자·애플)가 굳어진 상황에서 기존보다 나은 수준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며 "그래서 판을 완전히 새로 짰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시하는 G5는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모듈방식으로 'MWC 2016'에서 많은 화제를 낳았다. 모듈방식이란 스마트폰의 하단의 배터리를 분리해 카메라, 오디오 등 외부 기기를 결합시키면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다.

G5는 미국 IT 전문매체 폰아레나가 'MWC 2016' 기간 동안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최고의 제품(38.29%)'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은 바 있다. 갤럭시S7 시리즈 경우 2위(31.01%)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들도 G5를 두고 뜨거운 반응을 쏟아냈다. 포브스는 "모듈 방식은 소비자가 원하는 착탈식 배터리뿐만 아니라 향후 스마트폰의 확장성까지 내다본 아이디어"라며 "LG전자는 이 스마트폰으로 성공을 거둘 만하다"고 호평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독특한 접근"이라며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고 평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비지알(BGR)은 "2016년에 만날 그 어떤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도 찾을 수 없는 기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계에 대한 지적도 동반되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G5는 시장에서 긍정적 초기 반응을 얻고 있다"며 "하지만 듀얼카메라와 모듈 디자인 등 차별화 요소의 흥행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IT업계 관계자 B씨는 "G5는 저가형도 아니고 프리미엄 제품에선 안드로이드 탑급으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밀리는 이미지가 있어서 포지셔닝이 애매한 게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평했다.

또한 "배터리 모듈식으로 착탈이 가능한 건 디자인 면에서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착탈하는 부분의 내구성이 염려된다"며 "착탈부의 유격에도 의외로 단단히 결합된다는 얘기는 있는데 사용한 지 1년 뒤에도 동일한 내구성을 지닐지는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저렴이' 아이폰5SE

애플은 4인치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5SE를 오는 22일 출시할 것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매해 3분기에 신제품을 출시했던 행보에 비췄을 때 이례적인 경우로 이번 상반기에 중국 및 신흥시장을 목표로 판매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를 두고 포브스는 "애플의 이런 라인업 다변화 전략이 신의 한 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며 "이처럼 무리한 전략을 추진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이폰5SE는 애플이 2013년 선보인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5C의 후속 모델이다. 1200만 화소의 카메라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16GB, 64GB 제품이 나올 것으로 IT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아이폰5SE의 국내 출시가 갤럭시 S7 시리즈와 G5의 판매 초기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상 애플의 신제품이 국내에 출시되기까지는 몇 개월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외로 아이폰 마니아층이 탄탄한 점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악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보급형 스마트폰 간 성능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보급형일지라도 아이폰5SE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선 관계자 B씨는 "기존의 아이폰6S, 아이폰6S플러스는 크기가 커서 작은 스마트폰을 원하는 유저들 경우 신제품으로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들의 수요를 이번에 출시되는 아이폰5SE가 맞출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보급형이다 보니 기존의 높은 아이폰 가격 때문에 구매를 부담스러워했던 사람들도 아이폰5SE에 반응을 보일 듯싶다"며 "그러나 딱 여기까지다. 그 이상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윤소영 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