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많은 옐로모바일 '거품' 논란신개념 벤처 연합 등장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자회사 간 끊임없는 잡음에 '오합지졸' 평가 이어자신했던 상장 차일피일 미뤄… "구체적 계획 없어"

지난해 3월 31일 서울 신사동 옐로모바일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가 상장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옐로모바일 제공
‘공룡 벤처’ ‘벤처연합군’ 등의 별명을 지닌 거대 벤처그룹 옐로모바일에 대한 업계의 시선이 차가워지고 있다. 인수합병(M&A)한 자회사에게 한 가족으로 받아들이되 자유방임하겠다던 이 ‘쿨내’나는 회사를 두고 제 자식 하나 간수 못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나아가 1조 5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근거로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며 투자를 적극 유치해 왔으나 최근 실적을 고려했을 때 성사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처럼 거품 논란에 휩싸이며 실적도, 신뢰도 잃고 있는 옐로모바일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해 봤다.

‘전대미문’ 연합 옐로모바일

옐로모바일은 2012년 설립 당시 벤처회사 5곳의 연합형태로 출범해 현재 국내 70곳, 해외 7곳 총 77개의 계열사들이 뭉친 벤처연합이다. 모회사로서 자회사의 마케팅, 운영 등을 대행하는 형태로 이러한 전례가 전 세계적으로 없었기 때문에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옐로모바일은 SMATO 전략에 따라 쇼핑(Shopping), 미디어(Media), 광고(Advertisement), 여행(Travel), O2O 분야에서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하는 벤처기업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추구한다. 쿠차, 피키캐스트 등 2030세대에게 이름이 제법 알려진 기업들이 자회사로 속해 있다.

옐로모바일은 인수합병과 공격적인 투자로 몸집을 불려 왔다. 인수사(옐로모바일)와 피인수사는 지분 맞교환을 하거나 피인수사의 지분에 대해 옐로모바일이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다. 단 매출, 영업이익 등의 성과는 서로 공유하되 각자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옐로모바일은 설립된지 3년째인 지난해 1조 5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옐로디지털마케팅(YDM)이 1600억 원, 옐로트래블이 1000억 원, 옐로O2O가 3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등 상생 성장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 한 관계자 A씨는 “자회사들의 모바일 벤처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곳이 옐로모바일”이라며 “작년엔 국내외로 규모를 확대하다보니 바빴다. 올해는 내부적으로 안정화 작업을 하려 한다.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면 다시 규모를 확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가 현금이 오가는 형식이고 대부분은 지분을 교환하고 있어 서로 피를 나누는 형태”라며 “M&A를 하면 걱정하는 부분이 (인수자가) (되)팔아 버리는 경우인데 우리는 지분을 같이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도 잘되고 상대 회사도 잘 돼야 한다. 나태해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자회사 관계자 B씨는 “막상 벤처에 성공한 회사들도 네트워크가 한정적이면 외로움을 느끼는데 옐로모바일에 오면 내부 시스템의 협업을 통해 동질감을 느낀다”며 “특히 옐로모바일은 자율 경영권을 인정하기 때문에 (자회사가) 누릴 수 있는 게 많아지고 리스크가 감소된다”고 주장했다.

77개 자회사 간 갈등과 반목

이처럼 옐로모바일은 77개의 자회사들과 상생을 통해 동반성장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크고 작은 잡음들은 모회사와 자회사들 간 균열 논란을 불거지게 했다.

지난해 옐로모바일의 주력사인 쿠차와 피키캐스트를 두고 다른 자회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얘기가 담장 밖까지 흘러나왔다. 주된 내용은 옐로모바일이 쿠차, 피키캐스트의 마케팅에만 과도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으며 이를 나머지 자회사들이 메워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관계자 A씨는 “(그룹 내) 수익을 잘 내는 회사들도 많지만 일반인들은 아직 모르는 경우가 많다보니 쿠차나 피키캐스트 같이 얼굴이 돼줄 수 있는 회사가 필요해서 옐로모바일이 필요한 부분에 지원을 했고 브랜딩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 B씨는 “쿠차와 피키캐스트에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갔는데 왜 우리 회사는 아니었는지 하는 부러움의 표현들이 있었다”며 “지난해 대표 브랜드를 만들자는 입장에서 두 회사가 매출이 안 나오는데도 투자를 많이 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1분기 쿠차와 피키캐스트의 마케팅에 223억 원을 투자했다. 이어 2분기에는 두 회사에 여행박사까지 더해 165억 원의 마케팅비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쿠차와 피키캐스트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두 회사가 엘로모바일로부터 가져다 쓰는 자금을 나머지 75개 자회사가 채워주는 구조였다. ‘피를 나눈’ 회사라는 명목으로 나머지 자회사들이 마케팅 비용을 보완해준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77개 자회사 간 소통 부재에 대한 소문 경우 상당히 구체적인 증거로 인해 덜미를 잡혔다. 지난해 말 옐로모바일의 자회사 스프링웍스는 연초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두고 이를 게재한 언론사에 기사를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스프링웍스 측은 그룹 내 광고ㆍ마케팅을 담당하는 옐로디지털마케팅그룹(YDM)이 작성한 보도자료가 사실과 다르며 관련 기사를 삭제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선포했다. 결국 해당 사건은 옐로모바일이 나서 진화됐으나 옐로모바일이 처한 위기를 동네방네 떠드는 꼴이 되고 말았다.

코스닥 상장 기약없이 미뤄져

옐로모바일이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그 중 최고봉은 코스닥 상장 문제다. 지난해 2월 옐로모바일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공동 선정하며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지난해 3월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옐로모바일이 국내기업이라고 가치가 깎여서 되겠느냐. 미국의 경우 아이디어로 사업도 하고 투자도 받는다”며 “의미 있는 분야에서 1등을 하면 투자금을 내주고 적자를 내도 상장시켜 준다”고 밝혔다.

또한 “IPO는 적절한 시기에 최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택하기 위해 코스닥과 나스닥 모두 고민 중”이라며 “올해가 지나고 좀 더 지켜봐준다면 옐로모바일에 대한 의문은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년이 지난 현재 상장은 기약 없이 미뤄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옐로모바일이 지나치게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옐로모바일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427억 원이며 5분기 연속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옐로모바일은 전환사채(CB)를 공모 대신 사모 발행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행보를 두고 전문가들은 옐로모바일이 현재의 기업 안정성과 발전 가능성 등을 공개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곧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평판관리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옐로모바일 측은 상장을 위해 올해 매출 6000억 원, 영업이익 700억 원을 올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까지의 누적매출(2330억 원)과 영업손실을 고려했을 때 올해도 상장하지 못하고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관계자 A씨는 옐로모바일의 상장 계획을 묻는 기자에게 망설이다가 결국 “올해 상장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관계자 B씨는 “시장의 변화에 따라서 변수가 있다보니 유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상황이 돼서 (상장)되면 좋은 거고 상황이 안 좋으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소영 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