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결과에 테마주 희비 갈려

안철수ㆍ문재인ㆍ반기문株↑…김무성ㆍ오세훈株↓

대선국면 따라 들썩일 듯… 직접‘관련성’적어 수혜 난망

4ㆍ13 총선 결과 새누리당의 참패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선전으로 ‘여소야대’ 국면이 되면서 주식시장에서도 정치인 테마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새누리당의 간판인 김무성 대표와 낙선한 대선주자 관련 주가는 급락한 반면, ‘대안’으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관련주는 급등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승리자인 국민의당과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더민주와 연계된 ‘안철수 테마주’와 ‘문재인 테마주’ 등은 장중 급등세를 보였다.

총선 결과, 차기 대선 관련해 등락 커

총선 다음날인 14일 주식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상승 곡선을 나타낸 것은 안철수 테마주였다.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가 이끈 국민의당은 호남을 석권하고 수도권에서도 안철수 공동대표 외에 추가 당선인을 배출하는가 하면 비례대표에서도 약진하는 등 이번 총선의 최대 정치적 승자로 평가받았다. 또한 안 대표는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키며 야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로 입지를 굳혔다.

이런 호재로 안철수 테마주는 14일 투기성 매입과 차익실현 매물이 충돌했다. 대표 종목인 안랩은 전 거래일보다 1200원(1.17%) 오른 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랩은 장 초반 21%대로 치솟기도 했으나 차익실현 매물에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거래량도 늘어 전 거래일(165만주)의 2배에 달하는 325만주가 거래됐다. 안랩 주식 186만주(지분 18.6%)를 보유 중인 안 대표의 보유 주식 가치는 작년 12월13일 탈당하기 전 895억원에서 이날 기준 1330억원으로 50% 가까이 늘어났다.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써니전자(-0.74%)와 다믈멀티미디어(-6.18%)도 장 초반 각각 17%대와 15%대로 치솟았으나 차익실현 매물로 장 막판에 약세로 돌아섰다. 써니전자 사장은 안철수 연구소에서 이사로 재직했고, 다믈멀티미디어 대표는 안 대표가 안철수융합연구소 재직시절 부교수를 지낸 인연이 있다.

이밖에 안 대표와 MBA 동기인 에스넷, 부산고 동창 세진전자, 오픈베이스 등도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당초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총선에서 약진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바람(文風)도 주식시장을 들썩였다. 원내 제1당을 차지한데다 친노(친노무현)ㆍ친문(친문재인) 진영 후보들이 대거 당선된 점 등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문재인 테마주로는 문 전 대표가 대표변호사로 있던 부산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법률 고문으로 있는 우리들제약(5.59%), 문 전 대표와 함께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변호사가 이사로 있는 에이엔피(4.33%), 문 전 대표와 학연으로 엮인 서희건설(2.21%), 그밖에 우리들휴브레인(15.57%) 등은 한동안 내림세를 보이다 이날 동반 강세를 보였다.

총선과 연계해 정치권의 관심이 차기 대선으로 옮아가면서 ‘반기문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도 급등했다.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군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이번 총선에서 패배하거나 상처를 입게 되자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반 사무총장이 여권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한 탓이다.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씨가 부회장을 맡고 있는 보성파워텍이 3.49% 오름세로 출발한 뒤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가 결국 상한가(7070원)로 마감했다.

또 반 총장의 대학후배가 사외이사로 있는 일야(2.35%), 회사 대표가 유엔환경기구 상임위원으로 있는 한창(9.95%), 반 총장과 서울대 동문이 회장으로 있는 휘닉스소재(3.04%), 그밖에 씨씨에스(17.10%), 신성이엔지(3.44%) 등 반 총장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낙선된 잠룡주 하락…“직접 관련 없어”

그러나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관련주들은 줄줄이 급락했다. 새누리당이 총선과 차기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전체 의석(122석)의 3분의 1도 확보하지 못하고 ‘텃밭’지역에서도 고전하는 등 참패를 당하자 ‘김무성 테마주’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차가워진 까닭이다.

이 영향으로 김 대표의 선친이 설립한 전방은 전 거래일보다 9700원(18.65%) 내린 4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 대표와 사돈관계인 엔케이(-20.40%), 유유제약(-7.14%), 김 대표와 중동고-한양대 학연으로 연결된 조일알미늄(-17.09), 수산중공업(-13.18%) 등 김무성 테마주로 거론돼 온 다른 종목의 주가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에게 패해 차기 대선 주자의 입지마저 흔들린 오세훈 전 서울시장 관련주도 하락세였다.

오 전 시장과 학연(대일고ㆍ고려대), 또는 서울시장 재직시 시정 사업과 관련된 진양산업(-29.80%), 한국선재(-26.68%), 누리플랜(-28.08%), 우성아이비(-28.24%), 금양(-25.00%), 진흥기업(-13.96%) 등 오세훈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동반 급락했다.

대구 수성갑에서 더민주 김부겸 후보에 패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테마주인 대주전자재료(-2.71%), 대영포장(-1.95%) 등도 실망감이 반영돼 하락했다.

이밖에 회사 대표가 무소속 유승민 의원과 같은 위스콘신대 출신으로 ‘유승민 테마주’로 분류된 대신정보통신(-5.73%)과 삼일기업공사(-3.55%)는 유 의원의 압승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총선은 끝났지만, 앞으로 대선국면이 전개되면서 판세 변화에 따라 정치 테마주의 급등락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치 테마주는 대부분 해당 정치인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고 학연이나 지연 등 막연한 관계로 묶여 있다. 때문에 선거 결과에 따라 직접적 수혜를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윤지환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