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리퍼블릭 롯데면세점 입주 비리 연루 수사 중

면세점 재허가 불똥 튈 수도…계열사 사내이사직 ‘눈총’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회장의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면세점에 입점하는 대가로 약 10~20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겨우 안정을 찾아가던 롯데그룹 입장에선 때 아닌 악재를 만난 꼴이 됐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약속한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의 최우선 과제였던 호텔롯데 상장 일자도 미뤄졌다. 더 큰 문제는 롯데 월드타워 면세점 재허가에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신영자 이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첫째 부인 고 노순화 여사 소생의 장녀다. 신 총괄회장이 롯데 그룹의 기반을 닦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 후 태어난 신 이사장은 지근거리에서 총괄회장을 보좌해 왔다.

어머니가 다른 두 명의 남동생 신동주 일본롯데홀딩스 전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비해 신 이사장이 갖고 있는 계열사 지분이나 경영 참여 비율이 크지는 않다.

신 이사장은 1973년 호텔롯데 부사장으로 롯데그룹 경영에 참가한 후 롯데백화점 총괄부사장, 롯데면세점 사장, 롯데쇼핑 사장 등을 거쳤다. 신 이사장은 2012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롯데쇼핑, 호텔롯데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 이사장의 비리 연루는 연말 면세점 재허가를 따내야 하는 롯데에 상당한 ‘악재’가되고 있다. 그룹 일각에선 면세점 재허가가 물건너가는 게 아니냐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신영자 이사장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신 이사장의 비리가 그룹과 큰 영향이 없는 개인의 부도덕함이라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비리에 연루된 신 이사장이 롯데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계열사 이사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신 이사장의 자녀들 중 롯데 그룹 경영에 참가하고 있는 차녀 장선윤씨의 거취도 주목된다. 장씨는 현재 호텔롯데 해외사업부 상무로 재직 중이다. 이번 신 이사장의 비리 연루가 장 상무에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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