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노션’, LG그룹 ‘HS애드’ 활약

현대차 정성이ㆍ두산 박서원 광고 계열사 통해 경영참여

경영난 시 매각 1순위… 일감 몰아주기 해소는 ‘공통 과제’

삼성그룹 외에도 국내 대기업들은 광고회사를 운영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이노션 월드와이드’, 두산그룹의 ‘오리콤’ LG그룹의 ‘HS애드’, 롯데그룹의 ‘대홍기획’이 대표적인 대기업 광고 계열사이다. 이들은 안정적인 대기업 광고 물량을 토대로 국내 광고회사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기업 광고 계열사들은 오너가의 일원이 몸을 담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현대차그룹의 이노션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고문이 559만9000주(27.99%)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다. 뒤를 이어 정의선 부회장이 40만주(2%)로 오너가가 2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두산그룹의 오리콤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전무가 부사장직을 맡고 있다. 박 전무는 오리콤 입사 전부터 개인 광고회사 운영을 통해 광고 관련 커리어를 쌓아 왔다.

제일기획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이서현 사장이 겸직하던 제일기획 사장직을 내려놨다. 대신 남편 김재열 사장이 제일기획의 스포츠 부문을 전두지휘하고 있다.

과거 대기업 광고 계열사들은 경영난이 생기면 매각 1순위가 됐다. SK는 태광멀티애드를 TBWA에 지난 1998년 매각했다. 현대 역시 1999년 금강기획을 영국의 코디언트그룹에 넘겼다. 모두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전후해 일어난 일이었다. 반면 LG는 지난 2002년 매각한 HS애드(구 LG애드)를 2008년에 다시 인수했다.

몸집을 늘린 광고 계열사도 있다. 두산의 오리콤이 대표적이다. 오리콤은 지난해 7월 한화그룹 광고 계열사인 한컴을 인수해 업계 5위로 뛰어 올랐다. 오리콤은 한화S&C 등이 보유한 한컴 지분 100%를 240억 원에 인수했다. 오리콤이 한컴을 인수했지만 양사는 아직까지 각자 독립된 사명을 유지하고 있다.

계열사의 광고를 안정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대기업 광고 계열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다. 광고 물량이 확보가 되지만 동시에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자생력이 부족하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노션은 정성이 고문과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을 합치면 29.99%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너가의 지분이 30%가 넘을 시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노션은 이 기준을 간신히 맞췄다. 일단은 공정위의 제재를 피하긴 했으나 현대차 그룹 광고 물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노션이 맡은 현대차 광고 물량은 지난 2013년보다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은 롯데의 타 계열사들과 함께 연이은 뭇매를 맞고 있다. 대홍기획 역시 롯데그룹 계열사의 광고 물량 대부분을 수주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대홍기획이 광고가를 부풀려 비자금을 형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비판을 받는 만큼 제일기획을 비롯한 대기업 광고 계열사들 또한 외부 일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오너가가 직접적으로 지배하는 광고 계열사들은 이러한 문제를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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