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우리은행 ‘싱크탱크’ 구설수 오르는 내막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낙하산 인사ㆍ성과모호 논란

김주현 대표 낙하산 문제 & 민영화 실현 역할에 침묵

우리은행 7개 계열사 중 유일한 외부 인사 대표

연속분기 동안 당기순이익 변화 없어

“연구소는 민영화와 큰 연관없다”며 민영화 실현 위한 역할론 의문제기
  • 우리은행이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며 민영화 추진에 한발짝 더 나아갔지만, 민영화 전략수립에 큰 도움이 돼야 할 자회사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여전히 낙하산 인사와 모호한 연구실적 및 성과에 민영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한민철 기자)
우리은행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외부 잡음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하고, 민영화를 위한 역할과 성과도 여전히 모호한 채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초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연구소 대표로 임명되며 업계 내에서는 ‘외부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있었다. 모회사 민영화 실현의 핵심인 정부기관 출신을 대표로 앉혔다는 목소리였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에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2%나 오른 2334억원을 기록,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전 계열사의 염원인 민영화를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이 시기,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아직도 대표의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자신들이 민영화와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위한 더욱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1월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 사장이 우리금융연구소 대표로 임명됐다. 김 대표는 과거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주요 직책을 역임했고, 지난 2012년부터 약 3년간 예보 사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김 대표가 예보 사장 시절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이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일컫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NH투자증권에 매각하는 데 기여한 경력을 들어 그를 모회사 민영화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적격의 인물로 평가했다.

우리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민영화는 우리은행의 노력만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공적자금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 금융위원회가 이를 위한 사실상의 열쇠를 쥐고 있다. 특히 현재 예보 측이 우리은행으로부터 회수해야 할 공적자금은 4조원 이상의 거액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우리은행의 입장에서는 예보 출신이자 자사 민영화에 도움을 준 김 대표를 발탁할 명분이 분명히 있었다.

물론 일부에서는 금융경영연구소가 외부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무리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금융경영연구소의 주요 역할은 전략수립과 전문연구자료 도출 등을 통해 회사 계열사의 실적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다. 때문에 내부 사정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아야 하는 연구소 대표직이 외부 인사로 꾸려지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것이어서 김 대표의 낙하산 논란은 업계 내 큰 이슈가 됐다.

실제로 금융권 경영연구소 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경우처럼 독립법인 형태로 유지하고 있는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배현기 대표는 하나금융지주의 전략기획팀장과 현재 하나은행과 통합한 외환은행의 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하나금융그룹 인사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때문에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연구성과에도 큰 기여를 하며 2연임에 성공했다. 또 현재는 폐지된 농협경제연구소의 김유태 전 대표 역시 줄곧 농협에서만 근무해온 인물이었다.

특히 현재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우리신용정보 등 우리은행의 7개 계열사 대표 중 외부 출신 인사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유일하다. 유구현 우리카드 대표도 우리은행 지역영업본부장과 마케팅지원단에서 활동했고, 정기화 우리종합금융 대표는 우리은행 전 부행장 출신이다. 또 권기형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와 김종원 우리신용정보 대표, 유점승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김옥정 우리프라이빗에퀴티 대표 모두 우리은행 인사 출신이다.

때문에 계열사 매각 등 민영화 추친에 일부 기여한 것 외에 우리은행과의 인연이 딱히 없었던 김 대표의 등장은 우리은행 내외에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다양한 잡음을 일으켰다.

흔히 공기업과 금융권 내 낙하산 임명은 ‘굴러온 큰 덩치의 바위가 박힌 돌을 밀어낸다’는 표현처럼 계열사 내 위화감을 조성해왔다. 때문에 김 대표의 임명은 연구소 본연의 역할인 연구성과와 실적창출 그리고 이 본연의 임무를 통한 모회사 민영화에 대한 기여보다 단순히 모회사 민영화 실현을 위해 예보 출신 ‘얼굴’을 고집했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당시 우리은행은 김주현 대표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다. 이미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 2014년 취임 때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일원으로 그의 행장 선임에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때문에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대표들의 낙하산 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었다.

실제로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연구소 관계자는 김 대표의 낙하산 논란과 연구소 대표로서 외부 인사출신인 그가 적격이라 판단했던 근거에 해명해줄 것을 요구하자 “우리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현재까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지난 2014년 우리금융 내에 있던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그리고 우리자산운용과 우리F&I 등 증권계열이 매각되고, 우리금융지주 역시 우리은행에 흡수합병 되면서 과거부터 실적이 미미했던 우리금융연구소는 존폐의 기로에 섰었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민영화를 앞두고 계열사 별 실적도모를 위한 연구사례 제시와 전략수립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우리금융연구소는 우리은행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우리금융연구소는 그 역할과 실적에 대해 경쟁사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비교돼왔다. 두 연구소 모두 독립법인 형태로 은행 내 별도조직을 운영하며 연구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지만, 연구분석실 내 5개 부서에서 60명에 달하는 연구인력이 배치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비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경우 전략연구실과 금융연구실, 경제연구실 등에 2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구원을 보유 중이다.

규모의 차이는 연구소 내 자본과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영공시 결과에 따르면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올해 상반기 재무상황은 총 자본 37억원에 총자산이익률(ROA) 11.11%로 약 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부채비율을 줄이고, 공공 금융정책 중심의 외부 자문계약 실적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우리은행이 발표한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올해 상반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총 자본 30억원에 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결산에서도 같은 수치였다. 우리은행 7개 자회사 중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당기순이익의 변화가 없는 계열사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유일했다.

자본상승과 영업실적 창출이 연구소 본연의 임무와 큰 관련이 없다고 할지라도 연속 분기 당기순이익이 1억원 이하에서 변동이 없었고, 업계 내에서는 이 역시 우리은행으로부터 받은 연구용역이 주된 수익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실적 향상이 없다면 원구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상승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 때문에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우리은행의 민영화라는 대업을 이루기 위한 싱크탱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니면 민영화를 위한 예보 출신 인사의 낙하산을 위한 자리인지 의심을 받기 충분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김주현 대표의 낙하산 문제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하면서 자신들은 연구 보고서나 연구활동 외에 언론에 대응하고 있는 것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또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한 연구소의 역할에 대해서는 “연구소는 민영화와 큰 연관이 없어 특별한 의견을 제시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 (사진=우리금융경영연구소 홈페이지)
우리은행의 민영화 추진은 우리은행만이 아닌 전 계열사가 우선적 목표로 두고 있는 과제다. 특히 우리은행은 김 대표 임명 때, 그의 낙하산 논란에도 불구하고 계열사의 민영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제시 등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어 모회사 민영화를 위한 연구소의 역할은 반드시 관련이 있었다.

심지어 어닝서프라이즈 달성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우리은행 역시 이 부분에 대해 답변을 할 수 없어 양해를 구할 정도였다. 사측에서 김주현 대표의 낙하산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역할 문제를 논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비은행권 연구소 한 관계자는 “연구소가 계열사나 관계사에서 요청하는 컨설팅이나 전략제시를 통해 연구실적을 내는 곳일지라도 수익사업이 없는 것이 아니고 이 부분 역시 무시할 수 없다”라며 “외부 자문계약을 통해 여러 가지 실적을 낼 수 있고, 그 규모가 커질수록 연구소의 평판도 높아지는 동시에 계열사 주가와 실적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민영화 실현을 위한 필수 과제인 주가와 실적 상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 측은 최근 윤창현 공적자금위원회 민간 위원장의 우리은행 유상증자 필요성 발언에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반발하며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민감히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는 우리은행의 민영화 실현을 위해서는 일부 계열사만이 집중하거나 주가하락 예방에만 노력할 것이 아닌,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낙하산 인사 보존용이라는 의심을 해소하며 연구소 측의 연구성과 창출과 수익사업 창출 그리고 계열사의 주가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 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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