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전문가’ 여승주 대표 ‘적극지원’에 대형사 M&A 가능성 제기돼

‘M&A전문가’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의 발언으로 삼성증권 인수 가능성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 잠재적 매물 후보로까지 평가 받던 한화투자증권으로서 여 대표의 발언은 매각설 일축과 대형 증권사 인수를 통한 내실 키우기 전략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여승주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화투자증권의 매각설을 거듭 부인하며 “그 반대의 경우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한화투자증권은 사내 실적부진과 재무 건전성 악화라는 악재가 겹치며 지난 5월에는 서울 여의도 한화금융센터빌딩 토지와 건물을 한화손해보험에 판 뒤 재임차를 해서 사용하기까지 했다. 때문에 한 때 매각 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여 대표의 이어진 발언은 새로운 전략을 통한 위기극복의 의지를 암시했다.

이날 여 대표는 “제가 인수합병(M&A)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PMI(기업 인수 합병 후 통합관리)가 무엇이고, 인수 후 경영에서 어떤 것이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100인 회사가 100인 회사를 인수해서 200 이상의 효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100짜리 회사가 400, 500인 회사를 인수하면 450되면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룹과 지주사에서는 하이투자증권 정도의 인수보다 대형사 매물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가 또 다른 작은 회사를 인수한다면 결국 작은 회사에 머물 수밖에 없지만, 대형사를 인수한다면 그 대형사만큼은 아니더라도 전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여 대표가 언급한 대형사가 삼성증권 인수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한화투자증권 측은 “인수합병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라며 여 대표의 발언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과거 여의도 증권가 내에서도 삼성증권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 후보로 한화투자증권이 거론되기도 했고, 여 대표가 최근 한화투자증권 임원 회의에서 대형사 M&A를 언급하며 이것이 삼성증권 인수 가능성을 의미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일 수 있지만, 일부에서는 여승주 대표의 이런 의지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매각한 한화금융센터 빌딩을 재임차를 통해 사용하게 한 것도 그동안 증권업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던 그룹차원에서 한화투자증권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증거로 해석됐다. 또 여승주 대표 역시 취임 후 6개월 동안 내부 조직과 인사 개편 등을 통한 다양한 변화를 시키고 있다.

특히 여 대표가 한화그룹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할 당시 사내 손꼽히는 M&A전문가로 활약했고, 한화그룹이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안 발표 등을 계기로 그를 중심으로 증권업 키우기에 재도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증권 측에서는 매각설을 적극 부인하고 있는데, 이곳은 최근 서초동 본관으로 입주했고 삼성생명이 삼성증권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오히려 매각 가능성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삼성증권은 매년 매각설이 떠돌았던 회사이기도 하고 여승주 대표가 과거 삼성의 방산ㆍ화학 계열사 인수 때 주도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한화증권의 삼성증권 인수가) 실현 불가능한 사실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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