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지주사 합병 통해 최태원 영향력 확대

CJ, 이재현 회장 지주사 대주주

순환출자 고리 줄여야 한다는 숙제는 같아

국내 대기업들의 계열사를 살펴보면 계열사명에 ‘홀딩스(Holdings)’가 들어간 회사들을 몇곳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의 역할은 ‘지주회사’다. 지주회사들은 각 계열사의 지분을 갖고 회사들을 다스리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도 지주회사를 두고 지배구조 개편을 끝마친 기업들이 있다. SK, CJ 등이 대표적이다.

SK는 지주회사 ㈜SK를 통해 일찌감치 최태원 회장이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로 지배구조 개편을 끝마쳤다. 사실 SK는 SK C&C라는 실질적 지주회사를 갖고 있었다. 최태원 회장은 SK C&C의 지분을 32.9% 보유하고 있었으나 주식회사 SK의 지분은 많지 않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SK와 SK C&C가 합병하며 최 회장은 안정된 지배구조를 가질 수 있게 됐다. 현재 최 회장은 SK의 주식 23.4%를 가진 최대 주주이다.

사촌경영을 해 온 SK는 1세대에서 2세대로 경영권 승계를 하던 시기 잡음을 막기 위해 최태원 회장에게 지분을 몰아준 전력이 있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 형제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계열분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사촌형제들이 계열분리를 꾀할 경우, 각각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맞바꾸는 형식으로 독립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현 회장의 복역으로 ‘오너 리스크’에 시달렸던 CJ그룹은 완성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CJ의 지주회사는 ㈜CJ이다. 이재현 회장이 CJ의 지분을 42.10% 보유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딸인 이경후 CJ미주법인 부장이 0.13%를 갖고 있다. 지주회사 CJ는 CJ제일제당의 지분 33.4%, CJ오쇼핑의 지분 40.0% 외에도 CJ올리브네트웍스(76.1%), CJ CGV(39.0%), CJ 프레시웨이(47.1%), CJ E&M(39.1%)의 지분을 갖고 CJ의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이재현 회장의 자녀들로 이어지는 승계 구도는 매끄럽지 못하다. 이재현 회장이 광복절 특별 사면으로 나오게 됐지만 건강 이상으로 직무에 복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연스레 이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씨와 이선호씨에게 시선이 쏠린다. 하지만 아직까지 두 자녀가 계열사에서 갖고 있는 지분은 그리 많지 않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오너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사례를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많은 순환출자 고리를 가진 대기업은 지난 7월 기준으로 롯데가 67개로 파악됐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기존 416개였던 순환출자 고리를 67개로 줄였다.

이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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