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주축 이룬 뉴리더…한국 경제 미래 짊어진 주역들

40대 다수, 국내외 명문대 출신…오너 경영 앞당겨져

美 유학파 SKY 출신보다 많아…특정 학교 집중 현상도

재계 간 혼인 여전하나 연애 결혼 늘면서 다양하게 변화

지난 연말 국내 대기업 인사에서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재계 3ㆍ4세들이 대거 약진한 것이다. 지난 4월 두산그룹은 박정원 총수 체제로 4세대 경영을 알렸고, 3월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3세대 경영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 9월 12일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에 선임해 책임경영의 닻을 올렸다.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30대그룹의 3ㆍ4세대 뉴리더들은 이미 경영권을 물려받았거나 경영승계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미래 오너가 되기 위한 수업에 한창이다. <주간한국>은 창간 52주년을 맞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짊어진 재계 30대 그룹 3ㆍ4세들을 분석했다.

40대가 절반 이상…30대ㆍ50대ㆍ20대 순

2016년 1분기 매출 기준 상위 30대 그룹 중 경영에 참가하고 있는 3.4세들은 44명에 이른다. 이들 중엔 40대가 26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30대(11명), 50대(5명), 20대(2명) 순이다.

40대에는 재계 1위인 삼성가의 3남매인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46)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43)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을 비롯해 범삼성가인 신세계 정용진(48) 부회장, 정유경(44) 부사장 등이 속해 있다.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46) 부회장과 범현대가인 현대백화점 정지선(44) 회장, 정교선(42) 부회장, 정윤이(45)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 등도 40대이다.

두산가의 박태원(47) 두산건설 부회장, 박형원(46)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 박인원(43) 두산중공업 전무와 대림가인 이해욱(48) 대림산업 부회장과 이해창(45)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 효성가의 조현준(48) 효성 사장과 조현상(45) 부사장, GS그룹의 허세홍(47) GS칼텍스 부사장, 허준홍(41) GS칼텍스 전무 등도 40대 기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외 박세창(41)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 조원태(41) 대한항공 부사장, 이성훈(49) 부영 부사장, 이우현(48) OCI 사장, 장세준(42) 영풍전자 부사장, 최윤범(41) 고려아연 부사장 등도 40대에 포함된다.

재계 3ㆍ4세 맏형격인 50대에는 박정원(54) 두산그룹 회장과 여동생인 박혜원(53) 두산매거진 전무, 남동생인 박지원(51)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여성 중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의 정성이(54) 고문과 정 고문의 여동생인 정명이(52) 현대커머셜 고문이 50대이다.

30대에는 한화그룹 김동관(34) 한화큐셀 전무ㆍ김동원(32) 한화생명 상무 형제와 현대그룹 정지이(40) 현대유엔아이 전무ㆍ정영이(33) 현대상선 대리 자매, 구광모(38) LG 상무, 허윤홍(37) GS건설 전무, 박서원(37) 오리콤 부사장, 정기선(34) 현대중공업 상무, 조현민(33) 대한항공 전무, 이경후(32) CJ오쇼핑 부장, 박재원(31) 두산인프라코어 부장, 장세환(36) 서린상사 대표 등이 경영 일선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대로는 한화 김승연 회장 삼남인 김동선(28) 한화건설 팀장과 CJ 이재현 회장 장남인 이선호(27) CJ제일제당 과장이 있다.

SKY 출신보다 美 유학파 많아

재계 3ㆍ4세대 다수는 SKY(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출신이거나 미국 유학파들이다. 미국 유학파가 19명으로 가장 많고, SKY 출신은 15명으로 파악됐다.

서울대 출신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인원 두산중공업 전무,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가 있다. 고려대 출신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허준홍 GS칼텍스 전무, 이성훈 부영 부사장이 포함된다.

연세대 출신은 8명에 이른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 박세창 금호아시아나 사장, 이해욱 대림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이 연세대 동문이다.

재계 3ㆍ4세대 여성 오너가 중엔 이화여대 출신이 두드러진다. 자매인 현대차그룹 정성이ㆍ정명이 고문과 정윤이 전무 모두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박혜원 두산매거진 전무와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도 이화여대 동문이다.

이밖에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인하대를, 박형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은 한양대를,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은 한국외대를, 이우현 OCI 사장은 서강대를 졸업했다.

미국 유학파 출신 3ㆍ4세 19명 중 10명이 미국 동부에 위치한 8개 명문대인 아이비리그 출신으로 조사됐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은 각각 하버드대, 예일대, 다트머스대를 졸업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브라운대, 사촌인 이경후 CJ오쇼핑 부장과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 남매는 컬럼비아대 출신이다. 컬럼비아대 동문으로는 최윤범 고려아연 부사장이 있다. 정영이 현대유엔아이 대리는 펜실버니아대를,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남과 삼남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은 각각 예일대와 브라운대를 졸업했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상무는 세계 3대 패션디자인 대학 중 하나인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했고,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은 뉴욕의 디자인 명문교인 스쿨오브비주얼아트 출신이다.

이외에도 미국 소재 대학을 졸업한 3·4세에는 구광모 LG 상무(로체스터인스티튜트오브테크놀로지), 허윤홍 GS건설 전무(세인트루이스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남가주대),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장(뉴욕대),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오하이오대), 장세준 영풍전자 부사장(서든캘리포니아대),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페퍼다인대)가 있다.

재계 간 혼인에서 벗어나는 추세

지난 4월 1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은 재계 인사들로 북적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 선동욱씨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 부회장의 차녀 채수연씨의 결혼식 때문이다.

현대가에서는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애경그룹에서는 장영신 회장을 비롯해 채동석 애경그룹 유통·부동산 부문 부회장,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 부문 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그밖에 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결혼식장을 찾았다.

과거 재벌가 혼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재계 3ㆍ4세의 결혼은 과거 1.2세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1ㆍ2세들이 주로 재계 간, 또는 정계 집안과 혼맥을 형성했다면 3ㆍ4세들은 그런 경향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물론 3ㆍ4세들 가운데 재계와 혼맥을 이룬 경우가 아직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가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장녀인 임세령 대상 상무와 결혼한 바 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장녀 정지선씨와 결혼했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의 처제인 정지윤씨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성빈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와 결혼해 정계와도 혼맥이 연결되기도 한다.

구광모 LG 상무는 정기련 보락 대표 장녀인 정효정씨와 결혼했고,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은 이동건 부방그룹 회장 차녀인 이희정씨와, 허준홍 GS칼텍스 전무는 유승지 홈텍스타일코리아 회장 딸인 유재상씨와 혼인했다.

두산가의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은 LS가인 구자철 예스코 회장의 장녀 구원희씨와 결혼했었고, 차남인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장은 코오롱가 자녀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손녀인 김선혜씨와 결혼했고, 동생인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은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장녀인 최영윤씨와 인연을 맺었다.

현대가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은 허재철 대원강업 부회장 딸인 허승원씨와, 효성가 조현준 사장은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 장녀인 이미경씨와 결혼했다.

재계가 아닌 정치, 언론, 법조 가문과 인연을 맺은 3ㆍ4세도 있다. 정계와 혼맥을 이룬 경우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김인건 전 국회의원 장녀 김소영씨와 이우현 OCI 사장은 김범영 전 국회의원 딸인 김수연씨와 각각 결혼했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 차남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과 결혼해 2000년 당시 국내 최대 재벌과 언론 재벌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조현상 효성 부사장도 광주일보 김여송 사장의 딸인 김유영씨와 결혼해 언론과 인연을 이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인 황서림씨와 결혼했고, 정몽구 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의 동생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은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의 아들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과 결혼했다. 이성훈 부영 부사장은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 딸인 이수진씨와 혼인했다.

재계 3ㆍ4세들 중엔 비오너가 자녀, 평범한 가문과 혼인한 경우도 많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평범한 사원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결혼해 화제가 됐으며, 두산가의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이 서울대 미학과 출신의 서지원씨와 결혼한 것을 비롯해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 박인원 두산중공업 전무, 박석원 두산엔진 부사장 등 모두 비오너가 집안과 혼인했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 제일제당 과장은 예일대 출신인 일반 가문의 이래나씨와 지난 4월 결혼했으며, 누나인 이경후 CJ오쇼핑 부장도 일반인과 결혼했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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