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신뢰 높여 中 소비자 사로잡아

중국내 290여 매장, 6년간 연평균 22% 매출 신장

‘현지화’위해 합리적 가격ㆍ실용성 높은 제품 출시

중국 내 온라인 채널 확장에 주력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과 한중 외교문제로 중국 내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휘청거리는 가운데 여전히 밝은 전망을 기대하는 업체가 있다. 바로 국내 유아동용품 전문기업 제로투세븐이다.

제로투세븐은 지난 2007년부터 중국 내 현지법인을 세워 ‘알로앤루’와 ‘섀르반’ 등 자사 브랜드를 출시했다. 중국 유아동용품 시장은 현재 약 1500억 위안(한화 약 26조원) 그리고 향후 1700억 위안(약 30조원)이상 이라는 거대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제로투세븐은 중국 진출 초기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현재는 백화점 위주로 현지에 약 29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지난 6년간 연평균 22%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유아동용품 시장에서의 이런 성공적 진출과는 반대로 최근 일각에서는 제로투세븐의 중국 시장 전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초 중국 내 경기 둔화와 지난 6월 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증시대란으로 중국 내수경제는 혼란에 빠졌다. 특히 최근 한중 외교관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 내 한국기업에 대한 보복성 조치와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기 때문에 제로투세븐 역시 이로 인한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제로투세븐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듯 자사의 브랜드 파워와 중국 현지 업계성향에 맞춘 전략을 앞세워 여전히 중국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제로투세븐이 이전보다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부분은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 입점이다.

이들은 중국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와 경동상성 등에 자사 제품 판매를 시작한 이후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운영하는 바이두몰에 국내 유아동 기업 최초로 자사 브랜드 알로앤루를 입점시켰다. 특히 올해 중국 3대 전자상거래 업체 중 하나인 웨인핀후이와 계약해 독립형 쇼핑몰 입점에 성공했다. 때문에 북경과 상해, 심천 등 중국 내 주요도시에서 성도, 심양 등 기타 도시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우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중국 내수 시장 부진과 한중 외교 문제가 중국 유아동용품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을 이길 수 없었다”며 “유아동용품 주요 구매층은 비교적 정치적 문제에 민감하지 않은 젊은층이 많고, 어린 자녀들의 먹거리나 입을거리가 모조품이나 저가용 제품이 아닌지에 대해 철저한 경향이 있어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품질 면에서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우리 제품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인구수의 약 30%는 80년대 출생자를 뜻하는 ‘바링허우’와 90년대 출생자인 ‘지우링허우’ 층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 세대가 신흥 부유층으로 급부상하며 중국 내 소비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어 과거 ‘짝뚱천국’과는 다르게 ‘비싸더라도 양질의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두 자녀 정책’을 시작하며 신생아들이 늘어났고, 바링-지우링허우 세대가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갖기 시작하면서 유아동용품 산업은 더욱 활기를 얻고 있다.

또 제로투세븐은 단순히 중국 내 긍정적인 한국제품의 이미지에 편승해 무리한 규모 확장만을 노리려고 하는 타업종·업체들과는 달리 브랜드와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좋아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위해 ‘세트’구성 상품을 기획하고, 중국을 상징하는 레드컬러와 전통의상을 주테마로 한 제품을 출시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철저히 세웠다”며 “또 ‘미아방지 배낭’ 등 합리적 가격과 실용성을 보다 따지는 중국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춰 상품을 기획·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로투세븐 측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중국 내 자사 제품의 모조품 방지를 위한 노력이다. 지난해와 올해 중국 내에서 ‘짝퉁분유’로 인해 분유 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졌다. 이에 모조품의 대상이 된 미국 분유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시장 철수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자사 제품과 소비자들에 피해를 끼치는 모조품의 제작과 확산 방지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중국 내 모조품 적발을 담당하는 전문업체와 협약해 해당 부서를 운영 중이고, 중국 당국의 협조도 요청한 상태다.

이에 제로투세븐의 주가 역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중국 내 거점 확대와 함께 중국의 ‘두 자녀 정책’ 그리고 최근 우리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 보완대책’ 이후 자사 주가가 상승하며 주식 투자자들로부터 테마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 중에 다양한 이유로 타격을 입은 곳들이 있을 수 있지만, 제로투세븐은 업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 이미지와 중국 현지화 단독상품을 통해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며 “향후 중저가 제품 공략에서 탈피해 제품의 고급화와 중국 내 한국 제품들의 이미지를 보다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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