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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 점검 <1탄> ‘물류비 폭리’

가맹점주 주머니 털기, 재료비 뻥튀기부터 인테리어 비 부풀리기까지

미스터피자ㆍ바르다김선생ㆍ더풋샵 등 도마 위에

프랜차이즈 업계 수익 올리는 1순위 ‘물류비’

피자업계 치즈값, 김밥업계 고깃값 ‘골머리’

인테리어 비용 통해 부당이득 취하기도

필수 물품 지정ㆍ로열티 지급 통해 바꿔나가야

광역자치단체 이관 통해 공정위 부담 덜어줘야

‘자영업’은 소시민들에게 희망일까 절망일까? 평생직장이 사라진 요즘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자영업에 뛰어드는 가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프랜차이즈는 매장 입점부터 홍보 및 마케팅 방법까지 한 번에 설계해 주는 가장 편한 선택지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에 뛰어든 ‘사장님’들은 계악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난관들을 겪게 된다. <주간한국>은 앞으로 3주에 걸쳐 ‘프랜차이즈 가맹점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자 한다.

일회용 팬손잡이도 본사 통해 구입해야… ‘부담 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매장 간 통일성과 업무 비밀 유지를 위해 영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을 본사에서 구입해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식품 프랜차이즈들은 음식을 만드는 재료를 본사로부터 공급받는다. 치킨 업체의 경우, 시중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물품을 닭에 대해 ‘업체만의 비법’이 담겨 있는 밑간이 돼 있다는 이유로 본사로부터 구매를 요구받는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컵, 휴지부터 심지어 설거지를 하는데 필요한 세제까지 본사가 공급하는 프랜차이즈도 있다.

이러한 물류 비용이 본사들이 가맹점을 상대로 이익을 거두는 데 악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도매로 물건을 대량 구매하면 시세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가맹점들은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함에도 불구하고 도매는 커녕 시세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있다.

물류비 폭리로 고통받고 있는 대표적인 업계는 피자 업계다. 지난해 본사 회장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소비자의 불매 운동 대상이 되기도 했던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시중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에 치즈를 판매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가맹점주들은 MPK그룹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 이후 본사 측과 상생 협약을 맺었지만 그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시중 유통 가격이 7만원대에 형성돼 있는 피자 치즈를 9만6000원에 구입해 왔다. 가맹점주들의 강력한 항의로 치즈 가격을 8만7400원까지 내렸으나 향후 추가 약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가맹점주들은 치즈를 공급하는 업체가 정우현 회장의 친인척이 사장으로 있는 곳이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물류비 폭리를 포함해 상생 협약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 국회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이 만나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향후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정치권과의 연대를 통해 가맹점주들이 원하는 바를 관철시킬 예정이다. 이 밖에도 피자에땅, 뽕뜨락피자 점주들 역시 물류비를 둘러싸고 본사와 갈등을 겪었다.

물류비 폭리와 관련해 여전히 본사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바르다김선생 가맹점주들은 지난 3월에 이어 10월 본사의 불공정행위를 추가 신고했다. 바르다김선생 가맹점주들은 “본사는 가맹본부 필수품목에 일회용 팬손잡이, 식용유 등 시중에서 구입이 가능한 공산품까지 포함해 본사로부터만 구입하게 함으로써 폭리를 취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음식을 조리할 때 필요한 고기를 불필요하게 묶어 판매해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우전각(소 앞다리살)과 불고기소스, 돈전지(돼지 앞다리살)와 제육소스를 각각 세트로 묶어서만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가맹점사업자로서는 소스만이 필요한 경우에도 불필요한 고기를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폭리의 대상은 음식 재료뿐만이 아니다. 마사지 프랜차이즈인 더풋샵 가맹점주들은 본사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본사가 지정한 인테리어 업체와 공사 계약을 맺었는데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중보다 훨씬 더 높은 시가로 공사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더풋샵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공사 비용의 절반을 부당이익으로 얻었다고 추정 중이다. 이와 관련해 가맹점주들은 본사를 상대로 ‘부당이익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오는 12월로 조정 기일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내공사의 경우, 공사 비용이 1500만원을 초과하면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전문건설업’에 등록돼 있어야 한다. 가맹점주들은 인테리어 공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더풋샵 본사가 전문건설업에 등록돼 있지 않은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서울시의 자체 조사 결과, 전문건설업에 등록되지 않은 일부 가맹본부들이 점주들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명 요리 연구가 백종원씨가 운영하는 카페 브랜드 ‘빽다방’ 또한 인테리어 공사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매장 규모에 비해 과도한 인테리어 비용을 청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빽다방 측은 가맹점주들과 오해가 있었고 공정위에 이를 해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테리어 업체 선정 및 부풀려진 공사비는 가맹점주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인테리어 비용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점주들은 본사에서 제시한 공사비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한다.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점주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L모 프랜차이즈의 경우, 다양한 인테리어 업체를 제시해 가맹점주에게 선택하도록 하고, 평당 200만원의 인테리어 공사 비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평당 가격은 인테리어의 복잡성이나 정교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일부 업체들은 평당 500만~600만원의 공사비까지 요구해 가맹점주들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본사로부터 구입해야 하는 ‘필수 물품’ 정해야

물류비 폭리는 현재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수익을 얻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토대부터 자리잡은 수익 구조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한 업체에서 일하던 핵심 인력이 타 업체로 이적한 후에도 이러한 ‘악습’을 그대로 답습해 간다는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막기 위해선 본사로부터 구입해야 하는 필수 물품의 목록이 정해져야 한다. 본사의 노하우가 들어간 핵심 소스나 통일성을 유지해야 하는 물품 등을 제외하고는 자율적인 구매가 기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장기적인 실태 조사 역시 필요하다. 최근 서울시는 ‘프랜차이즈 필수구입물품 실태조사’를 통해 가맹본부가 시중에서 구입 가능한 물품도 필수 물품으로 정해 과도한 중간 이익을 얻는 사례를 분석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교육국장인 서홍진 가맹거래사에 따르면 이러한 실태 조사의 영향을 받아 일부 가맹본부들이 필수 품목 항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거나 가격을 낮추는 긍정적인 사례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처리가 늦다는 불만이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가맹본부와 가맹점 관련 갈등을 중재하는 기관은 공정위가 유일하다. 그런데 공정위의 조정을 마냥 기다릴 순 없다. 가맹점 사업이야 말로 ‘생업’과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사장님들 입장에서는 빠른 해결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서울시,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에 프랜차이즈와 관련한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을 이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르다김선생의 불공정행위의 경우 가맹점주 100명이 본사 행태에 대해 경기도 불공정센터에 신고를 했고, 경기도 불공정센터가 자체 조사에 나서면서 알려지게 됐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조사는 법적인 처벌을 할 수 없어 공정위에 이를 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홍진 가맹거래사는 “경쟁제한성 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덜 요구되는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광역지자체 등에 이관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홍진 가맹거래사는 이에 대해 해외 경쟁당국이 담합에 초점을 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하도급, 대규모 유통거래, 약관규제, 가맹사업 등 광범위한 업무 영역을 갖고 있어 신속한 처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과도한 물류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프랜차이즈들의 수익구조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른바 ‘로열티’를 통한 수익을 얻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태훈 전국가맹점주연석회의 사무국장은 “가맹점들이 매장을 매달 운영하고 프랜차이즈에게 이름값과 광고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하는 게 이상적인 구조다”라고 지적했다. 이 로열티는 매장의 수익에 따라 다르게 측정되는데 수익을 많이 얻은 매장일수록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의 양이 늘어난다.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을 하다 보면 가맹점들의 짐도 덜 수 있고, 본사 입장에서도 가맹점끼리 더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경쟁을 붙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류비 폭리는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물류비 폭리를 견디다 못해 정량대로 조리하지 않고 재료들을 아끼고 아껴 음식을 만든다.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으로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음식을 맛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건강한 프랜차이즈 사업 구조는 소비자들의 권리보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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