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현대상선, 2M 가입 어렵다” 보도

현대상선 “명백한 오보… 가입 논의 중이다”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 실패, ‘예상치 못한 결과’

‘현대상선 호(號)’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우선 갑자기 불거진 얼라이언스 2M 가입 실패설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최대 얼라이언스 ‘2M’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긍정적인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지난 20일, 한 외신이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이 화주들에게 보낸 설명문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화주들에게 “그 동안은 현대상선이 2M 파트너로 합류할지를 논의해왔으며 지금은 다른 방식의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측은 또 “새로운 협력 방식을 논의 중이나 여기에는 머스크가 현대상선의 용선을 양도받아(take over) 2M 노선에 넣는 방식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공동운항을 통해 선복을 공유하는 얼라이언스와는 전혀 다른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현대상선은 “2M 가입이 무산됐다는 기사는 명백한 오보”라며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본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해당 사실을 보도한 외신 측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머스크 측이 보낸 설명문에 대해서는 '2M 가입이 무산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으나 지난주 초 화주들에게 협상 진행 상황을 알리고자 보낸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이런 와중에 현대상선이 추진 중이던 한진해운의 자산 인수 또한 실패로 돌아갔다. 현대상선은 당초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 노선 인수를 추진하려 했으나 이는 대한해운의 몫으로 돌아갔다.

현대상선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글로벌 선사들의 합병과 치킨게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본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자산 실사 후 합리적인 가격과 조건을 제시했으며, 추후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인수 및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노선 인수는 실패했지만 지난 25일,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의 우량 자산 중 하나인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매각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 선사들은 몸집을 키우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 선사인 NYK, K-라인, MOL은 규모의 경제에 따른 비용절감과 생존을 위해 지난 10월 31일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 부문을 통합했다. 3사는 내년 7월 1일까지 공동 운항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치한 후 2018년 4월부터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세 선사가 합병을 하게 되면 총 선복량 140만TEU의 세계 6위 선사로 급부상하게 된다.

이렇게 인수 합병이 공격적으로 이뤄지면 세계 10대 컨테이너 선사의 선복량이 세계 선복량의 77%를 차지하게 된다. 중소 선사들과 대형선사의 편차가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대형선 발주를 통해 외형을 늘렸던 선사들이 이제는 인수 합병을 택하고 있다.

해외 선사들이 몸집을 늘리는데 집중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은 얼라이언스 가입은 물론, 한진의 미주 노선 인수에도 실패하며 삐걱거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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