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복 교환 및 매입 방식 택해

현대상선 “협상력 열악한 상황서 최선의 결과”

계약기간도 타 얼라이언스보다 짧은 3년

현대상선이 지난 5개월간 모호했던 2M과의 협력 방식을 밝혔다. 그러나 당초 공언했던 완전한 합류가 아닌 절반의 협력이 됐다.

현대상선은 지난 12월 11일 2M과 새로운 협력을 위한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과 2M의 협력체의 명칭은 ‘2M+H Strategic Cooperation’이다. 현대상선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협력체는 기존 오션쓰리 얼라이언스에서 채택한 선복 교환과 선복 매입 방식과 유사한 방법을 택하고 있다.

현대상선과 2M은 향후 항만청 등록 또는 승인에 필요한 협약서를 준비해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 승인 등을 통해 2017년 4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현대상선 측은 “이번 협상결과는 선대규모, 재무상태, 수익성 등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2M과의 협상 열위에 있는 상황 하에서 실리에 방점을 두고 협상팀이 얻어낸 최선의 결과”라 설명했다. 또 전략적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현대상선에 할당된 선복량(BSA, Basic Slot Allocation)은 G6에 속해 있을 때보다 약 20% 증가한 규모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2M과의 계약에 따라 선박 신조발주 등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장기간 계약은 오히려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사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계약기간을 통상 얼라이언스 보다 짧은 3년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대상선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결국 현대상선이 2M 가입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든 항로에서의 공동 운항, 터미널 공동 운영, 내륙 운송까지 함께하는 완전한 가입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2M과의 협상 내용은 당초 채권단이 판단한 대로 현대상선이 유지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수익구조를 개선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반쪽 가입이라는 데 공감할 수 없다"며 현대상선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머스크와 MSC가 협력한 2M은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컨테이너 시장의 운임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높은 영향력을 가진 얼라이언스로 평가 받는다. 세계 최대 해운 동맹체인 2M이 현대상선과 한 배를 탄다는 소식을 전할 때만 해도 현대상선의 회생 가능성은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2M의 회원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은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대상선과의 협력을 부인하는 듯한 뉘앙스를 줄곧 나타내 왔다. 결국 머스크의 말대로 현대상선의 완전한 2M 합류는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이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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