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2세 정몽진 회장 체제 구축…형제 간 핵심 계열사 지분 분배, 승계 잡음 없어


지난해 재계는 대기업 다수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홍역을 치렀고, 롯데 형제의 난이 1년 내내 지속되는 등 혼란스럽고 국민들로부터 질타의 대상이 됐다.

이런 가운데 내실있는 성장과 안정적인 승계로 내외 어려움을 극복하며 탄탄하게 자리잡아가는 중견기업들도 있다. 범현대가의 일원인 KCC가 그런 기업 중 하나다.

건축자재 전문기업 KCC는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만든 기업으로 장남인 정몽진 회장이 2000년 회사를 이어받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정몽진 회장은 건축자재기업 CEO답게 실리콘 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왔으며, 이는 곧바로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KCC의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8663억원, 영업이익은 53.8% 늘어난 997억원을 기록했다. 다음 분기에는 매출액이 9200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8% 급증한 590억원을 기록했다. 석유 등 도료 사업의 원료가 되는 원자재 가격이 크게 하락한 덕분이다.

KCC그룹은 7개 국내 계열사와 20여 개 해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해 3조4000억 원이 넘는 매출과 3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그룹 승계 과정도 원활하게 진행돼 KCC 2세 정몽진 회장 체제가 확고하게 구축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KCC 회장은 ‘(주)KCC’ 지분의 18.08%를 보유해 최대 주주에 올라 있다.

또 차남 정몽익 KCC 사장과 3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각각 지분의 8.78%와 5.27%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주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도 지분 4.99%를 보유해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장남 정몽진 KCC 회장이 ‘(주)KCC’의 최대주주인 것과 마찬가지로 차남인 정몽익 KCC 사장은 ‘코리아오토글라스(KAC)’ 지분 20%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3남인 정몽열 KCC건설 사장은 ‘(주)KCC건설’ 지분 24.81%로 (주)KCC 36.03%에 이어 2대 주주로 자리잡고 있다.

재계에서는 KCC의 경우 자식들에게 골고루 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을 분배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전혀 잡음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평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형제간 경영권 다툼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그룹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분산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재계 몇몇 기업에서 발생해 지속되고 있는 가족간 경연권 다툼에 비춰 KCC는 모범적인 승계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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