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청안건설 연결고리 입증할 객관적 자료 충분

분기보고서에 청안건설 등재한 롯데건설… “단순한 오기” 주장

청안건설과의 관계 해명 요구했던 금천 롯데캐슬 입주예정자들에 ‘기만행위’ 다름없어

롯데건설, 2013년 당시 제이피홀딩스 지분도 보유


롯데건설이 부산 엘시티 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영복(67) 회장의 청안건설과의 관계에 대한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1월 <주간한국>은 서울시 금천구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 입주예정자의 제보를 통해 해당 아파트 공사현장의 시행사가 당시 알려져 있는 것과 다른 청안건설이라는 의혹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롯데건설에 해당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롯데건설 측은 청안건설과의 관계에 대해 극구 부정했다. 물론 본지는 롯데건설과 청안건설이 사업상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명시한 자료를 확보 중이었고, 이들의 해명도 거짓이었다는 점이 밝혀졌다. 그러나 롯데건설 측은 여전히 황당한 해명으로 일관했다.

<주간한국>은 지난해 여름부터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시행사가 ‘제이피홀딩스 PFV’라고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청안건설’이었다는 의혹을 접해왔다.

이 의혹의 목소리는 금천 롯데캐슬 일부 입주예정자들로부터 흘러나왔고, 입주예정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금천 롯데캐슬 시행사와 청안건설의 관계에 대한 금천구청의 해명을 요구하는 시위 사진들이 게재됐다.

특히 앞서 한 일간지에서는 청안건설의 엘시티 개발 소식을 다루며, 이들이 용인시와 서울시 서남부지역에 입주 또는 입주예정이었던 롯데캐슬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순수한 정보전달의 의도가 강했지만, 이를 접한 금천 롯데캐슬 입주예정자들 대부분에게는 엘시티 비리와 이영복 회장의 잠적 보도가 한창 다뤄지던 시기, 청안건설이라는 이름에 거부감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이에 본지는 <주간한국> 제2653호 ‘롯데캐슬, 엘시티 이영복 연루됐나’ 제하의 기사에서 청안건설이 롯데건설의 브랜드 아파트 롯데캐슬의 일부 지역 공사현장에서 시행사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물론 당시 롯데건설 측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청안건설과 롯데건설 사업장과는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청안건설이 금천 롯데캐슬과 용인신 신동백 롯데캐슬 등의 개발사업에 참여했다는 기사가 오보인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당사가 답변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또 금천 롯데캐슬 입주예정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시위를 통해 청안건설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당사에서 확인해준 바 없다”라고 답했다.

물론 당시 본지는 금천 롯데캐슬과 청안건설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객관적 자료를 이미 확보해 놓고 있는 상태였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지난 2014년 5월 15일 롯데건설의 분기보고서 중 롯데건설과 사업을 진행 중인 민간회사 목록에 청안건설의 이름이 명시돼 있었다.


구체적으로 당시 청안건설이 롯데건설로부터 수주한 공사는 금천 롯데캐슬 1차의 건축공사였고, 지난 2013년 11월 19일 계약을 맺어 2016년 10월 31일까지 완공이 예정돼 있었다.

때문에 롯데건설의 ‘청안건설과 롯데건설 사업장과는 관련이 없다’라는 말은 명백한 허위답변이었다. 특히 정확한 사실 확인을 원한 언론사 그리고 의혹 규명을 위해 피켓시위까지 나서며 고민했던 금천 롯데캐슬 입주예정자들을 기만한 행위나 다름없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측은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이 분기보고서의 기재 내용이 가벼운 착오였다는 설명이었다.

롯데건설 홍보팀 관계자는 “단순한 오기로 차후 공시에는 제이피홀딩스PFV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롯데건설이 분기보고서에 허위 공시를 했다는 문제를 떠나 더욱 납득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제이피홀딩스 PFV에서 PFV를 누락해 제이피홀딩스로 표기했거나 맞춤법을 실수한 차원을 넘어 전혀 다른 회사명인 청안건설을 등재한 뒤 이를 오기라고 해명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건설 측의 말대로 향후 제이피홀딩스PFV로 공시 내용을 변경한다고 할지라도, 오류 섞인 정보를 2년이 훌쩍 지난 시간 동안 제대로 된 파악과 정정공시조차 못했다. 때문에 그동안 혼란을 겪거나 심지어 피해를 입었을 투자자들도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또 향후 롯데건설이 공시한 보고서에 대한 신뢰성에마저도 물음표가 달릴 수 있다.

한편, 롯데건설은 본지와의 3차례 간의 취재에 응하면서 청안건설과 롯데건설 간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이영복 회장의 관련사가 롯데캐슬 사업장과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롯데건설 측은 이 회장의 실소유사에 대한 상당수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다. 제이피홀딩스PFV의 전신인 제이피홀딩스의 지난 2013년 11월 주주명부 내용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 회사의 주식을 2만 50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전체 지분의 약 19%의 규모로 납입금액은 1억 2500만원에 달했다.

같은 시기 제이피홀딩스의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U사로 이 회사는 신동백 롯데캐슬에코 사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건설이 관계를 극구 거부한 청안건설은 과거 이 제이피홀딩스에 대한 지분을 28%나 보유하고 있었고, 제이피홀딩스PFV로 바뀌며 롯데캐슬 시행사로 참여했을 때도 이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서울시 논현동에 위치한 사무실을 공유하기까지 했다.

롯데건설 측은 2013년 당시 제이피홀딩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 “수분양자 보호 등 (금천 롯데캐슬 공사)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자 지분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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