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을 넘어선 ‘진짜 혁신’ 이뤄내… “10년 후 화두는 ‘창직’”

‘1900만원 창업’ 6년 만에 연 매출 4000억원 달성

수익만 추구하는 혁신 버리고, 진정성 살린 혁신이 성공 비결

4차 산업혁명 시대, ‘창직’위한 교육에 앞장설 것

한민철 기자


혁신을 추구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은 많다. 물론 대부분은 그 혁신을 단지 수익 창출만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진짜 바꿔보자”라는 혁신의 목표를 새겨온 지 6년 만에 국내 최고의 에듀테크 기업으로 도약했고, 최근에는 세계적 에듀테크 기업인 미국 프린스턴리뷰(The Princeton Review)를 인수한 CEO가 있다. 바로 에스티유니타스(ST Unitas)의 윤성혁 대표다. 마치 고(故)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듯 CEO가 아닌, 평사원들이 입는 자유로운 복장으로 업무에 임하는 윤성혁 대표는 지난 2010년 1900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해 교육업계의 판도를 뒤바꿔 왔다. 현재는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영단기·공단기 그리고 스카이에듀의 운영사 에스티유니타스를 성장시켜 연 매출 4000억원, 고용인력 1200명을 기록하면서 ‘진짜 혁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CEO가 됐다. 앞서 언급한 대로 지난 2월 에스티유니타스는 윤 대표가 10여년 간 꿈 꿔왔던 프린스턴리뷰 인수를 이루며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간한국>은 윤성혁 대표를 만나 그의 교육 및 사업 철학과 에스티유니타스 경영 뒷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지난달 14일, 세계 최고의 에듀테크 기업인 미국 프린스턴리뷰를 인수했다. 인수협약 콘퍼런스에 <주간한국>도 참가했는데, 윤성혁 대표의 프레젠테이션 중 ‘돈이 없어도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가 되자’라는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특별히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개인적 경험이 있었는가.

“어린 시절 아버지가 건축 관련 일을 하셨기 때문에 건설현장에 많이 따라다녔다. 그러면서 나중에 커서 건설업계에서 1등이 돼 통일이 되면 북한에서 또는 제 3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갖고 살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공대에 진학한 이유도 이 꿈 때문이다. 성인이 된 후에는 인생이 아주 짧은데, 죽을 때 ‘돈을 얼마나 벌었다’라는 생각이 들면 후회할 것 같았다. 돈이 아니라 ‘4억명을 살렸다’라는 의미 있는 회상을 하게 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런 비전을 위해 살아보자고 생각했고, 이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과 회사를 만들어 함께 일해왔다. 그 결과 지금의 에스티유니타스가 있을 수 있었다. ”

- 콘퍼런스 프레젠테이션 중 봤던 에스티유니타스의 창업 초창기 사무실의 모습은 솔직히 초라했다. 그런데 창업 후 7년여가 지난 현재, 매출로만 본다면 6년 사이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윤 대표의 그런 목표와 마음가짐이 이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는가.

“창업 초기, 직원들을 불러놓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돈을 버는 것은 다른 회사에서도 할 수 있으니, 우리는 세상과 업계를 바꾸는 일에 도전해 보자’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회사의 존재 이유는 ‘수익을 넘어서서 세상을 바꾸기 위함’ 그리고 ‘1%의 소수가 누리는 혜택을 나머지 99%도 누리게 해주자’였고, 직원들 역시 공감하며 여기까지 따라 와줬다. 이에 현재 에스티유니타스는 약 2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학습 콘텐츠를 한 달에 최대 5만원만 들여도 접할 수 있도록 정착 시켰다. 많은 소비자들이 우리의 진정성에 답을 해주셨고, 현재의 성장한 회사 매출이 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창업 초기부터 수익을 제2의 목표로 두는 것은 위험부담이 컸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물론이다. 국내 교육시장은 교재와 강의, 강사 등 다양한 경쟁 분야가 치열하게 형성돼 있지만, 소수의 기업이 교육시장을 독식해오다 보니 수익 창출을 제1의 목표로 두지 못한다면 업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초심을 절대 잊지 않았다. 특히 전사경영을 기초로 전 직원이 경영자의 마인드를 갖게 하면서, 목표를 향해 달려가도록 했던 것이 큰 효과가 있었다. 이런 에스티유니타스의 차별화된 목표와 진정성이 수험생들에 전해지면서, 팬덤을 만들어 냈다. 실제로 회사 홈페이지 내 마련한 ‘대표에게 바란다’라는 코너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진출을 소비자 스스로가 요청해 오면서 우리 회사는 어느덧 60여개의 브랜드를 갖게 됐다. 초창기 위험부담을 목표의식으로 극복하면서 이 진정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소비자들도 에스티유니타스의 목표에 공감하면서 회사 성장을 도와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 에스티유니타스가 제공하는 콘텐츠 중 ‘돈이 없어도 공부할 수 있도록 하자’라는 목표에 가장 대표적인 시도는 무엇이었나.

“대표적인 것이 ‘프리패스’의 도입이다. 이는 ‘공급자 관점’이 확고했던 기존 사업자들과 다른, ‘수요자 관점’에서 사업을 펼친 에스티유니타스만의 대표적 콘텐츠라고 말할 수 있다. 교육기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고 기초적인 부분은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관찰하고,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공부에 도움될 수 있도록 기획하는 일이다. 교육 수요자들의 기본적인 욕구는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하는 것인데, 기존 업체들은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존 방식을 고수하다 보니 시장의 요구를 사업모델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에스티유니타스는 ‘콘텐츠만 좋으면 비싸게 팔아도 상관없다’는 것이 아닌, 수험생들이 고민하는 것이 성적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담이라는 점도 면밀히 살펴봤다.

- 그렇다면 그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콘텐츠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우선 그 해결안이 ‘온라인 교육’에 있다고 판단하며, 이를 중심으로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 나갔다. 우리는 에듀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교육보다는 온라인 교육을 통해 수요자들의 요구를 사업모델에 반영할 수 있었고, 차별화된 가치와 기술력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한다. 또 ‘짧고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콘텐츠도 성적과 경제적 부담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단기 고득점 방법론(단고론)’을 개발했다. 에스티유니타스의 대표적 단고론 콘텐츠인 영단기는 토익 단기 고득점자 1444명을 연구했고, 공단기는 2만 7833명의 합격자를 분석해 단기간에 고득점을 받는 방법과 합격하는 방법을 선보였다. 단고론은 점점 분석해야 할 고득점자나 합격자가 많아지면서 빅데이터로 쌓였고, 빅데이터를 통해 학생들에게 합격예측 서비스를 시작했다. 공단기의 합격예측 서비스는 99.8%의 정확도를 자랑할 정도로 수험생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학습자들이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도록 학습자에 특화된 인강 화면 디자인, 학습 전용 태블릿PC, 교재의 재질 등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도 세세하게 고민하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교재의 재질까지 신경 쓴다는 말은 생소하다.

“에스티유니타스가 개발한 ‘단기 페이퍼’는 오래 집중하고 더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개발한 학습전용 종이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책을 넘기고 글을 쓰는 감촉은 학습의 기분까지 바꿔주기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코팅된 종이로 만든 교재는 눈부심이 심하고, 또 반대로 너무 질 떨어지는 종이는 필기하기에 불편하다. 때문에 단가가 높더라도 학습자들이 공부할 때 집중할 수 있도록, ‘공부할 맛’이 나는 종이를 개발했다. 단기 페이퍼는 읽기에 편안하며 글쓰기에 부드럽고, 오래 만져도 무해한 무형광 재질로 제작됐다. 에스티유니타스에서 출판하는 대부분의 교재는 단기 페이퍼를 활용하고 있다.”


- 프린스턴리뷰 이야기를 안 해볼 수 없다. 이 회사에 대해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 그리고 왜 프린스턴리뷰인가.

“플랫폼을 기반한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한국 1등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글로벌 1등만이 생존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세계 교육 시장을 이끄는 미국에서의 의미 있는 성공이 필수적이다. 물론 이런 목표는 창업 초기, 아니 훨씬 전부터 꿈꿔왔던 것 같다. 프린스턴리뷰는 미국 교육의 자존심으로 그 강력한 브랜드와 전통을 우리의 혁신과 기술로 융합한다면 미래 글로벌 교육시장을 바꿀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에스티유니타스의 혁신적인 에듀테크 기술과, 스피드 그리고 독창적 마케팅이 있다면 프린스턴리뷰에는 글로벌 브랜드와 전통 그리고 막대한 학습 데이터가 있다. 각각의 장점이 시너지를 발한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에서 압도적 강자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 10년 후 에스티유니타스는 어떻게 변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우리 회사는 10년 후 모습뿐만 아니라, 앞으로 3년 후인 2020년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이 시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글로벌 에듀테크 플랫폼을 완성하는 단계로, 이때 미국에는 구글이 그리고 일본에는 소프트뱅크가 있듯이, 우리나라에는 에스티유니타스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개인적으로나 회사 차원에서 항상 강조하지만, 10년 후 에스티유니타스의 화두는 ‘창직(創職)’이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 분야의 경우 일생에 한번 배운 지식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이란 생각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워야지만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오게 된다. 이에 대비해 에스티유니타스는 단편적인 교육서비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직업의 패러다임, 교육체계, 지식시장, 고용시장을 아우르는 개인의 전 일생을 통해 교육을 책임질 수 있는 새로운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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