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27개월 만에 신한금융지주 제치나

시가총액에서 앞선 KB금융, 2분기 순이익도 앞서나

KB, 비금융강화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오는 20일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1, 2위 자리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을 가집계한 결과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 등에 따라 최종 숫자가 달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가집계 결과 올 2분기는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시가총액에서 앞선 KB금융, 순이익도 앞서나

KB금융은 상반기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에서 신한금융을 제치고 금융부문 1위를 차지했다. KB금융의 지난해 말 종가는 4만3300원이었지만 올 들어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29일 종가(5만8600원) 기준으로 35.33%나 올랐다. KB금융의 시가총액은 23조9578억 원으로 그동안 금융부문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던 신한금융을 5500억 원 가량 차이로 따돌리게 됐다.

앞선 1분기 순이익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은 6635억 원을 기록해 5346억 원의 신한은행을 앞질렀다. 이는 9년 만이었다. 하지만 지주사는 신한금융지주(9971억 원)가 KB금융그룹(8701억 원)을 눌렀다. 절반의 승리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금융업계에 따르면 2분기 실적에 따라 은행뿐 아니라 금융지주 순위도 바뀔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분석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증권사들의 순이익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KB금융그룹이 7909억원이고 신한금융지주는 7202억원이다. 이런 예상이 맞는다면 KB금융그룹은 순이익 기준 분기 실적에서 2015년 1분기(KB금융지주 6050억, 신한금융지주 5921억원)에 이어 2년 3개월 만에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게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실적전망 보고서를 통해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785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신한금융은 622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점쳤다.

KB, 비금융강화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KB금융의 선전 이유로는 지난해 인수한 KB증권의 시너지 효과와 함께 지난 4월 KB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경영 실적이 2분기부터 지주사 실적에 함께 잡히기 때문에 KB금융지주의 전체 이익 규모가 커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비은행 핵심계열사를 완전 자회사화하며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쪽 등 과감한 인수합병 전략이 점점 안정화를 찾으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오는 7월 KB손보와 캐피탈의 완전 자회사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향후 시너지 효과가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설 것이라는 예측이 속속 나오면서 윤종규 KB금융회장의 리더십도 재조명받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015년 11월 취임하면서 KB사태로 사분오열된 조직을 하나로 정비하고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리딩뱅크 탈환' 목표를 제시했다. 이 성과가 2년 반 만에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동시에 윤 회장은 KB손해보험·KB증권 등 대형 인수합병을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외형적인 성장도 이뤘다. 윤 회장은 지난 3일 조회사를 통해 “올 상반기를 통해 'KB의 명예 회복'이라는 뜻 깊은 전환점을 만들어 냈다”면서 “1등으로 가는 길은 인내를 요하지만 모든 구성원이 힘을 합쳐 이 길을 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 회장은 리딩뱅크 1위를 탈환에 성공하면서 연임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금융권 업계의 시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상반기 실적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실적이 발표되더라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2020년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목표 달성을 위해 그룹 전체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GIB, 글로벌, 디지털 등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역량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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