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남발’ 대표 보험사 꼬리표 여전

MG손보, 손해보험사 소비자 분쟁 중 소송제기 최다… 3배 이상 급증

지난해 하반기 보험금 청구 및 지급관련 소송현황에서도 ‘소송남발’ 손보사로 꼽혀

MG손보 등에 “금융당국 지속적인 관리 필요” 지적의 목소리도

한민철 기자

MG손해보험이 소비자와 분쟁조정 중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건수가 가장 높은 손해보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MG손해보험은 지난해 하반기 계약무효 및 부당이득 반환소송 건수가 가장 높았던 회사로, 업계에서는 고객들에 보험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소송남발을 일삼는 대표 손보사로 각인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손해보험사가 소비자와 분쟁조정 중 보험사가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건수가 지난해 2/4분기 133건에서 올해 2/4분기 105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28건 감소했다고 최근 밝혔다.

주로 보험금 지급 여부를 두고 보험사와 소비자 간 발생하는 분쟁조정은 양측의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았을 때, 소비자 측이 보험사에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때문에 금소연이 발표한 이번 통계 결과는 손해보험 업계 전반에서 보험금 지급에 대한 보험사와 소비자 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고, 소비자에 대한 소송압박이 줄어들었다는 긍정적 의미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MG손해보험의 경우 소비자와 분쟁조정 중 소비자 측에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건수가 전년도 2/4분기 7건에서 올해 2/4분기 20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소연은 “대부분 손해보험사가 하향 추세로 낮은 소송제기 비율을 보이고 있음에도 MG손해는 크게 역주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MG손해보험은 이번 조사결과 9.6%로 국내에서 손해보험업을 영위하는 14개 업체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어 한화손해보험이 5.8%, 롯데손해보험이 3%로 뒤를 이었다.

반면, 더케이손보와 AIG손보, ACE손보와 농협손보는 분쟁조정 중 소비자 측에 먼저 소송을 제기한 경우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동부화재와 KB손보가 0.1%로 낮은 편에 속했다.

특히 ‘빅3 생보사’ 중 하나인 삼성생명의 경우 14개 생보사들 중 지난해와 올해 분쟁조정건수가 가장 많은 1709건과 1856건이었지만, 지난해 2/4분기 소송제기 29건에서 올해 2/4분기에는 5건으로 크게 줄었다.

삼성생명은 다른 생보사보다 가입자가 워낙 많은 편이기 때문에 분쟁조정건수 역시 상대적으로 많지만, 소비자 측에 먼저 소송을 제기하는 건수가 극히 적었다.

실제로 MG손해보험의 소송제기 비율이 9.6%인 반면, 삼성생명은 0.3%에 불과했다.

MG손보는 ‘2016년 보험계약무효 확인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소송’에서도 202건을 기록해 소비자를 상대로 한 소송건수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한화손보도 191건으로 높은 수치였다.

특히 2위를 기록한 한화손보의 소송제기 건수도 전년 2/4분기 17건에서 금년 2/4분기 36건으로 2배 이상 급증해, 마치 MG손보와 누가 더 소비자에 먼저 소송을 많이 제기하는지 경쟁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MG손보의 소비자를 상대로 한 소송제기에 대한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MG손보는 지난 6월 금소연이 발표한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10개사의 지난해 하반기 보험금 청구 및 지급관련 소송현황에서도 승소율이 45.4%로 업계에서 가장 낮았고, 패소율을 48.5%로 전기 대비 9%p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구체적으로 MG손보의 보험계약 무효확인 및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 총 48건 중 25건이 패소로, 금소연 측은 무려 절반을 넘어선 52.1%의 패소율은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당시 손보사들의 전체 승소율이 8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MG손보의 승소율이 낮고 패소율이 높다는 점은 그만큼 법적으로 이 보험사와 보험 계약자들의 다툼에서 계약자들의 손이 더 많이 올라갔다는 의미였다.

때문에 자칫하면 보험금 지급을 회피할 목적 및 계약자에 대한 ‘소송남발’로 의심받을 수 있었다.

금소연 측은 “MG손해가 종전에 보험금을 자주 청구했던 계약자를 선별해 무차별적으로 소송을 악용하고 있는 증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손해보험사의 분쟁조정건수는 지난해 2/4분기 8717건에서 올해 2/4분기 9650건으로 933건 증가 했다.

분쟁조정 중 소송제기 현황을 분기별로 보면 1분기에 48건, 2분기 57건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전체적으로는 내려가고 있어 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소연의 보험분야 전문가 이기욱 사무처장은 “손보사의 분쟁 중 소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개인을 상대로 한 무리한 소송이 감소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정당한 절차 없이 갑자기 소송을 제기해 소비자를 압박하는 보험사나 소송 건수가 급증하는 보험사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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