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째 완도산 다시마 사용…국물 맛 완성

농심 ‘너구리’가 올해 출시 35주년을 맞았다. 1982년에 등장한 너구리는 특유의 해물맛으로 라면시장을 이끌고 있다.

농심은 너구리의 국물맛을 완성해주는 완도산 다시마를 너구리의 핵심 요소로 꼽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너구리 누적매출은 1조8000억 원이다. 누적판매량은 52억 개를 돌파했다.

농심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 국민이 너구리를 100개 이상 먹은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너구리가 라면시장에서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우동과 얼큰한 국물의 조화를 들고 있다. 얼큰한 우동 국물과 두꺼운 면발은 다른 라면에는 없는 너구리만의 특징이었다.

여기에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 넣어 해물우동의 깊은 맛을 냈다. 농심은 이 다시마를 ‘신의 한 수’로 보고 있다.

농심 연구팀은 깊고 진한 해물 맛을 내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하던 중, 실제 가정에서 국을 끓일 때 다시마로 육수를 낸다는 점에 착안해 다시마를 넣기로 했다.

농심은 품질이 좋은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최종 선택했고, 별도 가공 없이 다시마를 그대로 넣었다.

농심은 전남 완도군 금일도(금일읍)일대에서 다시마를 전량 사들인다.

한병철 금일도 도장리 어촌계장은 “한국 대표 청정수역인 완도는 전국 다시마 생산의 70%를 담당하는데, 특히 이 곳 금일도 다시마는 완도 내에서도 제일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너구리 맛이 좋은 이유도 원재료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매년 평균 400톤의 금일도 건(乾)다시마를 사들이고 있다. 35년 누적 구매량을 따지면 1만4000톤에 달한다. 농심이 한해에 사들이는 400톤의 다시마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다.

농심의 완도 다시마 사랑은 상생경영 사례로도 꼽히고 있다.

농심 구매팀 관계자는 “너구리 맛의 핵심인 다시마는 품질이 뛰어난 완도 금일도산 만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 같은 농심의 노력이 완도 어가에 직간접적인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일도 해조류 판매사업을 맡고 있는 완도금일수협 김승의 상무는 “너구리는 이 곳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걱정을 매년 덜어주는 효자상품”이라며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는 어촌경제의 안정과 활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농심은 너구리 뿐 만 아니라 볶음너구리, 새우탕 등에도 완도산 다시마를 넣고 있다.

곽호성 기자

사진 설명 : 금일도 어민들이 다시마와 너구리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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