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 18건 중 3건 취소… 나머지 15건도 본계약 추진 불명확

프로젝트 30건 중 3건만 본계약 체결… 총 59억 달러

MOU·프로젝트 성과 내기에 대외환경 녹록치 않아

권칠승 의원 “남은 MOU·프로젝트 추진과정에서 피해 없게끔 조치· 리스크 대비 마련에 신경써야” 주장

지난해 5월 당시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해 ‘잭팟 수주’ 등 역대 최대의 경제외교 성과 창출했다고 과시했지만 현재 실적은 초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소현 기자

지난해 청와대가 발표한 이란과의 성공적인 MOU(양해각서) 체결과는 대조적으로 현재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당시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해 MOU 66개, 최대 42조원 규모 프로젝트 수주 등으로 역대 최대의 경제외교 성과 창출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잭팟 수주’, ‘이란 대박’, ‘제2의 중동붐’ 등 자극적 용어로 성과를 과시했지만 현재 실적은 초라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경기 화성시 병·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1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당시 체결했다던 MOU 66건과 프로젝트 30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산업부 소관 18건의 MOU중 3건의 MOU는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머지 15건 역시 본 계약 추진이 불명확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371억 달러 규모라고 홍보했던 프로젝트 30건 중 3건만 본계약이 체결됐고 그 규모는 3건을 합쳐 약 59억 달러로 밝혀졌다.

MOU 18건은 석유·가스·석유화학·전력 등 에너지 분야 협력, 금융 분야에서 체결됐는데 이중 석유가스 협력, 전력분야 4대 협력, 관공서 냉방부하 원격제어 시범사업 관련 3건의 MOU는 이란 측의 요청으로 취소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석유가스 협력 MOU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임석해 체결한 MOU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의 취소 요청 이유는 ‘필요없다’, ‘사업구조 별로’ 등 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MOU와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기에 녹록치 않은 대외환경이 문제로 지적됐다.

수출입은행의 해외경제연구소에서는 지난해 12월에 “저유가 지속 및 트럼프 당선으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가능성 등 대외 수주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달청 역시 올해 2월 “트럼프의 당선과 향후 이란의 핵 합의사항 불이행시 대(對)이란 경제제재 복원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바, 대규모 자본 및 설비 투자가 수반되는 직접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밝혔다.

또 무역보험공사도 최근 10월 동향보고서를 통해 “EU는 미국의 제재 복원으로 자국 기업들의 이란과의 경제교류가 불법이 될 것에 대비한 대항입법 도입 가능성”을 거론하며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이후 기획재정부·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산업은행·한국투자공사가 주축이 되어 ‘금융지원협의체’가 구성됐고 250억달러 금융패키지를 마련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중 지난 8월에 수출입은행이 이란 상업은행과 9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기본여 신약정을 체결했고, 무역보험공사 역시 56억 달러 규모의 무역보험금융협력약정 체결을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현재 수출입은행에서는 이란 측과 계약 체결된 59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권칠승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이란 메가 프로젝트라 부르며 최종적인 사업성과인양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지금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다”며 “당시 발표했던 MOU건 등에 대해 면밀한 사업성·경제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의원은 “향후 남아 있는 MOU와 프로젝트 추진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없게끔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정책금융기관 역시 대출금 미상환, 무역보험 사고 등 리스크 대한 대비 마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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