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호실적에도 각종 논란에 울상…일부 CEO 교체 관측돼

대림산업, 작년 순이익 넘어…임직원 금품수수·일감몰아주기 의혹도

이해욱 부회장, 김재율 사장, 박상신 본부장, 강영국 부사장 4인체제 흔들릴 수도

대림코퍼레이션ㆍ켐텍ㆍ에이플러스디 공정위 집중 타깃

수사 결과에 따라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이해욱 부회장도 긴장

에너지 계열사는 부진 이어져…대림에너지 자본잠식 상태

대림그룹은 26개 국내 계열사를 보유하며 총 자산 규모가 약 18조4000억 원이다. 특히 대림그룹의 몸통인 대림산업은 2014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전·현직 임직원들의 금품 수수 혐의가 포착됐고 일감 몰아주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대림산업은 올해 호실적을 냈지만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사업은 신통치 않다. 자회사들의 실적부진으로 대림에너지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에너지 사업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연말 인사 이동이 점쳐지는 이유다.

대림산업, 3분기만에 작년 순이익 넘어서…건설사업부 견인차 역할

대림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림산업은 올 한해 꾸준히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대림산업의 1분기 실적은 매출 2조5114억 원, 영업이익 1140억 원, 당기순이익 1493억 원이었다. 석유화학 및 국내주택 사업의 호조 지속과 연결종속법인의 실적호전이 영업이익 증가의 큰 이유였다.

2분기 역시 전년대비 성장을 이뤘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 3조1063억 원, 영업이익 1430억 원을 기록한 것이다. 2분기에는 건설사업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2조6185억 원, 영업이익은 55% 증가한 954억 원을 나타냈다.

3분기에는 최근 6년 중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결기준 매출액 3조 4272억 원, 영업이익 1973억 원, 당기순이익 2959억 원을 올린 것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39.5%, 51.0%, 171.3%씩 증가한 실적이다. 전 분기에 비교하면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37.9%, 순이익은 183.1%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1430억 원이 2012년 3분기 1367억원 이후 분기 기준 최대치였으나 1분기 만에 재차 넘어섰다. 매출과 순이익의 경우 최근 6년 중 최대 실적이다.

대림산업은 올 한 해 매출은 분기마다 2조~3조원을 넘나들었고, 영업이익은 1140억 원, 1430억 원, 1973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2932억 원 기록을 3분기 안에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흑자기조도 2014년 4분기 영업손실 2226억 원, 순손실 3580억 원을 기록한 뒤 11분기 연속 이어졌다.

대림산업의 올해 호실적은 건설사업부 영향이 크다. 2016년에 분양을 실시한 공사가 본격화돼 주택부문 실적이 개선되고 사우디 법인을 비롯한 플랜트사업도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주택사업부 매출은 최근 2년 분양물량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고 플랜트 사업부는 해외사업 안정화에 따른 원가율 개선으로 2.5%P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임원 금품수수 수사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경영진 부담

연간 최대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는 대림산업은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전·현직 임직원이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서울 종로구 대림빌딩의 대림산업 본사와 D타워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대림산업 전·현직 임직원들은 하청업체에서 토목공사 추가 수주와 공사비 허위 증액 등의 부정한 청탁과 함께 수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자체적으로 첩보를 입수해 올해 9월 말부터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금까지 혐의에 연루된 임직원을 10여명 선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한 사안”이라며 “관련자들이 먼저 업체에 돈을 요구한 정황은 있지만 이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림코퍼레이션을 방문해 조사한 바 있다. 공정위는 대림산업의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과 그룹의 중심회사인 대림산업에서 회계장부와 계열사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을 지배하는 지주사로 총수 일가가 지분 67.1%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 52.3%를 보유한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다. 이어 대림문화재단(6.2%), 오라관광(4.3%), 대림학원(3.2%),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0.6%)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67.1% 수준이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계열사 내부거래 실태를 점검하면서 대림그룹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림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계열사는 건축자재도매회사인 켐텍(총수일가 지분 100%)과 부동산개발업체 에이플러스디(100%)다.

이 회사들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25%가량을 계열사 간 거래로 올렸다. 두 회사는 모두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지는 동시에 매출액도 급성장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해욱 부회장과 김재율 사장, 박상신 건축사업본부장, 강영국 플랜트사업본부 부사장의 4인 각자대표이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금품 수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표이사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의혹의 경우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해욱 부회장의 입장은 더욱 난처해진다. 지난 4월 운전기사 폭행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으로서는 여론의 질타를 더욱 받을 것으로 자명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계열사, 실적 부진 탈출 난망

대림산업의 에너지 계열사는 상황이 다르다. 실적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그룹 에너지 계열사 경영성과를 집계한 결과, 대림그룹의 지난해 에너지 계열사에서 모두 45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에너지 계열사 당기순손실은 33억 원에서 5년 새 421억 원으로 불어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에너지 외 계열사에서 지난해 1845억 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에너지 계열사 부진에 따라 1390억 원으로 희석됐다.

에너지 계열사 중 가장 큰 골칫거리는 포천파워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 포천파워의 최근 6년간 누적 손실은 453억 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도 40억 원 적자를 냈다.

포천파워 부진 여파로 최대주주 대림에너지는 자본잠식에 빠졌다. 대림산업은 대림에너지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근 3년간 490억 원을 출자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포천파워의 부진은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니라 LNG발전소의 전반적인 문제라 생각한다”며 “최근 정부에서 친환경 에너지 발전을 선호하는 추세라 향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천파워 외 대림그룹의 에너지 계열사 포승그린파워와 하이웨이솔라는 지난해 기준 각각 당기순손실 12억 원, 당기순이익 1억7100만 원을 기록했다.

허인회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