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바람…고령 CEO ‘불안’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 CEO 오래 맡은 것이 약점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 세대교체 바람이 부담

안양수 KDB생명 사장, 오익환 DGB생명 사장 부진한 성적이 문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가 금융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과 신용길 KB생명 사장은 올해 12월 임기가 끝나며,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의 거취도 다음 달 초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인사에서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에는 이윤배 농협손보 사장과 오익환 DGB생명 사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내년 3월에는 김현수 롯데손보 사장, 김정남 DB손보 사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안양수 KDB생명 사장, 차남규 한화손보 부회장,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 하만덕 PCA생명 대표(부회장),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부사장)도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양종희 KB손보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의 임기는 내년 주주총회까지다.

CEO중 누가 교체될까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은 7년째 CEO자리를 지키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홍 사장이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올해 2분기 당기 순이익은 1363억 원이었고 전년 동기에 비해 143억 원(12%) 불어났다. 올해 1분기는 647억 원이었으며 전년 동기보다 101억 원(18%) 늘었다.

다만 오래 CEO로 일했고,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다는 점이 약점이다. 생명보험협회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은 0.27%였다.

불완전판매란 금융사가 고객에게 상품 운용방법, 위험수준, 손실가능성 등을 자세하게 알리지 않고 파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 불완전판매 비율은 해당 기간 신계약 중 품질보증해지, 민원해지,무효 건수 등의 비중이다.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을 보면 흥국생명이 1.29%로 제일 높았다. 라이나생명도 1.14%로 2등이었다. 다음으로는 KDB생명(0.88%), 처브라이프생명(0.75%), 신한생명(0.63%), DGB생명

(0.62%), ABL생명(0.61%), KB생명(0.60%), PCA생명(0.56%), AIA생명(0.49%) 등이 있었다.

금융권에선 홍 사장처럼 다음 달에 임기를 마칠 신용길 KB생명 사장은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적은 호전됐지만 이미 연임을 한번 했고 65세라는 나이 때문에 세대교체 바람에 휩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3분기 KB생명 순이익은 233억 원이었다. 전년(134억 원)에 비해 73.9% 올라갔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도 최근 삼성그룹을 뒤흔든 세대교체 바람이 변수다. 김 사장은 1955년생으로 올해 62세다.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의 경우 삼성화재의 실적이 좋아 자리를 지키거나 영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윤배 농협손보 사장이 연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농협손보는 올해 3분기까지 정책보험인 농작물재해보험을 빼고 계산했을 때 197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에 비해 191% 늘었다. 올해 농협손보는 농협금융지주 내부 경영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지난해 경영평가에선 D등급(부진)을 받았다는 점이다.

오익환 DGB생명 사장도 연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 사장은 2015년 1월 대표이사 취임 이후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이런 실적에 힘입어 다음해 1월 연임됐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DGB생명에선 수익성 악화와 지급여력(RBC)비율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DGB생명은 올해 상반기에 7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 같은 기간 123억 원에 비해 39.8%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상반기 134억 원에서 62억 원으로 54.7%나 줄었다.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RBC비율은 191.01%였다. 올해 6월 말 기준 290.7%인 생보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3분기에도 실적이 호전되지 않았다. DGB생명은 3분기에 99억 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이것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정도 줄어든 것이다.

3월 임기 만료 CEO들

김현수 롯데손보 사장은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롯데손보는 올해 3분기까지 572억 원의 흑자를 냈다. 업계에선 롯데손보의 실적이 양호해 김 사장이 연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정남 DB손보 사장도 내년 3월에 임기가 종료되며 보험가의 장수 CEO 중 한 명이다. 김 사장도 7년째 사장직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두 번 연임했지만 요즘 DB그룹이 총수와 관련된 문제로 어려운 상황에 있어서 한 번 더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의 경우 실적은 양호하지만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이 뤄젠룽 동양생명 대표 1인 체제로 경영진을 정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안양수 KDB생명 사장은 연임 여부를 예상하기 어렵다. KDB생명은 올해 상반기에 330억 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다. KDB생명의 부채비율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3178%로 생존을 위해선 상당한 자구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과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은 이달 17일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모두 승진해 무난하게 연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PCA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내년 3월 주총에서 통합 대표이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내년 상반기 중에 합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에선 하만덕 부회장과 김재식 부사장이 통합 후 조직 안정을 위해 공동 대표를 맡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양종희 KB손보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의 임기는 모두 내년 주총까지다. 김용범 사장의 경우 메리츠화재의 실적이 양호해 연임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은 2968억 원이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8% 증가했다.

KB손보도 실적이 좋아 양종희 사장의 연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손보의 올해 1~3분기(1~9월) 순이익은 3154억 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 순이익 2386억 원과 비교하면 768억 원(32.19%) 늘었다.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은 지난해 3월부터 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큰 문제는 없었지만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이 문제다. 그렇지만 하나금융그룹이 이번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여 권 사장의 연임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 출신과 외환은행 출신 간 화학적 결합을 위해 안정을 중시하고 있다.

또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며, 내년 2월에 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보통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종료와 계열사 사장의 임기 종료가 비슷한 시점에 있을 경우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계열사 사장이 연임되는 경우가 많았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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