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문은식 신라젠 대표, 오른쪽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신라젠, 연합뉴스)

주가 초강세“거품이다”vs“거물이다”

신라젠, 이익 못 내도 주가는 ‘고공행진’

증권가에서 셀트리온도 ‘거품 주의보’

투자 참고 자료 많지 않아 조심해야

최근 증권가에선 신라젠과 셀트리온 주가의 향방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신라젠과 셀트리온 주가가 초(超)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차세대 항암치료제 연구 및 개발을 하고 있는 업체이며,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을 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 밑에 있다.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서정진 회장이고 지분 93.86%를 갖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지분 19.76%를 보유하고 있으며,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 지분 55.12%도 보유중이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36.2%와 셀트리온스킨케어 69.7%도 갖고 있다.

신라젠은 문은상 대표가 최고경영자다. 문 대표는 지분 7.84%를 갖고 있으며 특수관계인이 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은 오너의 영향력 아래 있는 사람과 법인이다.

신라젠 주가 전망

신라젠은 지난해 12월 6일 코스닥 상장됐다. 상장 당시 주가는 1만2850원이었다. 올해 6월까지만 해도 2만원을 넘기지 못했던 신라젠 주가는 11월 21일에는 13만1000원까지 올랐다.

신라젠 주가가 이렇게 폭등한 이유는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항암치료제 ‘펙사벡’이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펙사벡이 여러 종류의 암으로 치료대상을 확장하고 있고, 다른 항암제 병용치료 임상이 늘고 있다.

세계 최초 항암바이러스 ‘임리직’을 내놓은 다국적제약사 암젠은 6월 3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리직과 면역관문억제제 ‘여보이’를 함께 투여한 임상 2상에서 피부암(흑색종) 환자의 치료율이 38%였다고 발표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인체의 면역세포(T세포)를 강하게 하는 약이다. 면역세포가 강해지면 암을 파괴할 수 있다.

이것이 항암바이러스제와 같이 사용되면 더욱 큰 효력이 난다. 현재 임상3상이 진행 중인 신라젠의 펙사벡(항암바이러스제)과 면역관문억제제를 같이 쓰면 효능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다.

임상2상은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며 의약품 약리효능, 용량, 용법 및 부작용 등을 조사한다. 임상 3상은 신약 출시 전 최후 과정이며 2~3년간 장기적 관찰이 진행되고 시험 환자수는 1000~5000여명이다.

펙사벡의 작용 형태를 보면 바이러스 약물이 암세포로 들어간 다음 암세포를 파괴하게 된다. 체내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것이다. 면역세포는 한번 공격했던 암세포를 기억하므로 같은 암이 재발할 경우 다시 공격한다.

신라젠이 임상시험 중인 펙사벡이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증권가에선 신라젠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라젠이 펙사벡 하나에만 몰두하고 있어서 만일 펙사벡이 실패할 경우 주가가 폭락할 것이란 지적이다.

임상 3상 성공은 아주 어렵다. 미(美) FDA(식품의약국)에 따르면 1만개의 신약 후보물질 중 시판 승인이 되는 것은 단 1개뿐이다. 임상 1상과 2상은 수백 명이 대상이나 3상은 1000명 이상의 환자를 모아야 하고 상황에 따라 인종별로 환자를 나눠서 시험해야 한다.

신라젠은 아직 정부 허가 의약품도 없고 지난해 말 코스닥에 상장된 이후로 현재까지 분기 영업이익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372억 원이다.

11월 29일 신라젠 시총은 6조6000억 원 정도다. 한미약품(6조6400억원)이나 유한양행(2조6500억 원)의 시총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셀트리온 주가 전망

요즘 코스닥을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는 신라젠과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제약회사로 바이오시밀러, 바이오의약품, 제네릭 등을 만들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란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이며 제네릭은 특허 기간을 넘긴 의약품을 복제한 약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 최대주주이며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의 최대주주이다.

셀트리온 주가는 연초 10만8200원이었다. 11월 21일 셀트리온 주가는 22만2700원까지 올라갔다. 약 106%오른 셈이다. 셀트리온 제약 주가는 연초 2만3450원에서 11월 21일 6만6500원(약 184%)까지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7월 28일 주가가 5만300원이었지만 11월 27일에는 9만500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인 트룩시마와 램시마가 잘 팔릴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형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29일 셀트리온 목표주가를 24만 원이라고 발표하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정했다.

김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혈액암치료제 트룩시마(리툭산 바이오시밀러)를 유럽 전 지역에 판매하기 시작했고 램시마의 미국시장 점유율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은 4월부터 유럽에서 트룩시마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내년에는 유럽 전역에서 트룩시마 판매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트룩시마는 항체의약품 램시마(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와 비교하면 가격이 2배 이상 높다. 업계에선 셀트리온이 내년 하반기에 미국에서 트룩시마의 FDA 품목등록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램시마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램시마는 현재 판매량 기준 미국 내 점유율이 2% 정도다.

그러나 셀트리온 주가에 거품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 주가(22일 종가 기준)는 10월1일과 비교하면 52% 이상 올랐다. 증권가 인사들은 주가지수가 갑자기 치솟으면 거품이 끼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셀트리온의 11월 23일 기준 시가총액은 25조원에 달한다. 네이버(26조7700억원)나 삼성물산(25조50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외국계 투자은행(IB)들도 셀트리온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지난 10월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로 8만원을 내놓았는데 이 금액은 국내 증권사 컨센서스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이었다.

바이오 종목은 신약 개발 성공 여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따라서 실적, 시장점유율, 향후 개발 일정이 안정적이지 않다. 셀트리온제약의 사례를 보면 올해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1~9월 순이익은 불과 2억 원이었다.

투자 시 주의해야

증권가 인사들은 바이오 주식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최근에 많이 오른 신라젠이나 셀트리온 주식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바이오 업체들 중에는 투자에 참고할 만한 자료가 많지 않은 회사들이 많다.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2012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보고서가 마지막일 정도로 증권가 보고서가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나온 신라젠 보고서는 5건에 그쳤다. 증권업계에선 특히 신라젠의 경우 애널리스트가 볼만한 데이터도 부족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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