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점주가 넘고, 돈은 CU가 번다?

CU 상생안에 점주들 부정적… GS25 상생안과 대조적

가맹점주협의회“CU 상생안 큰 도움 안 돼”

CU“상생안 오해 있는 점주들에게 지속적 안내할 것”

편의점 업체 CU가 1일 상생안을 내놓았지만 점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GS25는 올해 7월 먼저 상생안을 공개했다. GS25의 상생안에 대해선 점주들이 우호적인 반면, CU 상생안에 대해선 점주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선 GS25가 내놓은 상생안이 CU상생안에 비해 더 좋다는 생각을 점주들이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CU 점주들은 CU의 상생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내년부터 새로운 최저임금 규정을 따를 경우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CU측은 “CU가맹점주협의회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가맹점주와 가맹본부가 함께 성장할 수 방안을 고민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가맹점주들과의 합의가 쉽게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CU상생안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

각 편의점 업체들이 상생안을 내놓은 첫째 이유는 내년부터 새로운 최저임금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2017년도에 비해 16.4% 오른 7530원이다. 가맹점주들은 새 최저임금 규정을 따를 경우 편의점 운영이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CU가 내놓은 상생안의 골자는 가맹점 생애 관리 프로그램 도입에 연간 800억~900억 원을 지원하고 점포 운영 시스템 고도화에 5년간 총 6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또 스태프 케어(Care)기금 조성 및 기초 고용 질서 준수 등 가맹점 경쟁력 제고 및 사회적 과제 해결을 위해 같이 협력하기로 했다.

CU는 기존 점포의 운영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4년 가맹점 수익배분율을 상향하면서 폐지했던 심야 영업점 전기료 지원을 부활시키기로 했다.

또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은 5년 동안 총 6000억 원을 투자해 물류 인프라 및 차세대 점포 운영 시스템을 만들고 가맹점의 운영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loT, O2O, 보안 기능 등을 강화한 '차세대 POS 시스템'을 만든다.

그렇지만 이런 내용 등을 담고 있는 CU의 상생안은 CU점주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았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전임 회장이 상생안을 체결했는데 대다수의 가맹회원들이 절차상의 하자와 내용상의 하자로 승복을 못하겠으니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해 집행부가 교체됐다”고 말했다.

이어 “상생안이 실제로 현재에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거의 혜택이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인건비가 급상승했는데 그 규모에 지원받는 금액비율이 아주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본사는 잘 벌어도 가맹점은 힘들어

최 회장은 “CU본사는 영업이익이 증가하지만 대다수 가맹점들은 수익이 떨어지고 있다”며 “편의점을 개설하면 본사에서 자신들의 돈으로 인테리어를 해 준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이 장사가 잘되면 물건이 팔린 수입을 본사와 나눠 갖게 된다. 이것이 정상적인 경우지만 장사가 안 되면 중간에 폐업을 하게 된다.

문제는 이때 본사가 해준 인테리어 비용을 점주가 부담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 회장은 본사가 1년만 편의점을 운영하고 문을 닫는 점주에게 “본사가 점주에게 인테리어를 해줬으므로 5년 동안 가맹점을 유지하면서 장사를 해야 한다”며 “1년밖에 못했으니 나머지 4년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맹점주가 부담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운영하므로 본사는 어떤 형태로든 손해를 안 본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추가로 편의점 점포가 아무리 늘어나도 본사에는 손해가 없다.

이 주장에 대해 CU 관계자는 “예비 가맹점주의 투자 성향에 따라 계약 기간 및 인테리어 투자 등이 상이하다”며 “인테리어 비용을 가맹점주가 부담하고, 수익배분율이 높게 하는 계약 타입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테리어 비용을 본사가 부담한 점포가 중도 폐점할 경우, 인테리어 잔존가 등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번 상생안을 통해 신규점(1년 내) 폐점 시 가맹본부가 가맹수수료율만큼 지원하는 등 관련 부담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은 상생안 총 금액은 GS25에 비해 CU가 많지만 가맹점주들에게 직접 지원되는 금액은 CU가 GS25보다 적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 회장은 “CU의 상생지원안을 보면 물류 시스템 개선이나 전산에 회사가 투자하는 금액까지 포함돼 있다”며 “물류시스템을 고치면 본사도 좋아지고 가맹점도 좋아지기는 하지만 효과가 나오려면 몇 년이 나오며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 변화 때문에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같이 어려움 극복해야”

최 회장은 현재 회장으로 선임됐지만 아직 본격적인 업무를 보지 않고 있다. 전임 회장으로부터 업무 인수인계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인건비가 가맹점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랐다”며 “본사와 가맹점이 어느 정도 같이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도 이런 생각을 갖고는 있지만 가맹점들과 입장차가 크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한편 CU측은 상생안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반발에 대해 “상생안을 통해 가맹점주협의회와 가맹본부는 각 가맹점 상황에 맞춰 심야 영업 여부 관계없이 모든 점포의 여건을 고려한 상생안을 마련하는 등 연 800억~900억 지원과 5년간 6000억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상생안에 대해 오해를 갖고 계신 가맹점주에게 지속적으로 안내를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CU가맹점주협의회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가맹점주와 가맹본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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